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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밤바다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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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를 다녀왔다

 

바다 곁

 

 

해상 불꽃놀이

 

 

 

같은 곳을 공유하면서도

낯모르는 우리는 도대체 어떤 전생의 인연이었을까

가고싶지 않은 곳

묶음 속에 각각 한 점

꼭지의 어느 지점을 향해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향하는 곳이 물이기에

죄없는 흙을 저버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으리라

다행이지

빛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는 시각

서로 깊이 있는 반향을 드러내지 않아도 

용서되는 밤

나도 너도 

굳이 서로를 인식하지 않아도

꾸짓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줄 수 있는

이차와 삼차로 이어진 우리들의 밤은

자정 지나서도

서로를 놓을 수 없었다

어색한 출발

걸음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불빛을 필름에 담으면서

놓고 온 흙판위에서도 서툰 놀음이었던

우리가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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