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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어쨌든 공부

양자역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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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2

혹 저 나비의 날개에 내 몸을 얹혀 따라가다 보면 양자역학의 의미가 만져질까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두 개의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 그것을 측정하는 순간 하나로 떨어진다. 하나로 떨어지는 순간 과거를 잊는다. 거기서 다시 출발한다. 이것이 양자역학적인 현상이라고 교수님(누구셨더라~)이 말씀하셨다. 열 시가 다 되어 일어나 듬쑥듬쑥 손 가는 대로, 몸 가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때작때작  움직인 후 이제야 블로그에 들어와 보니 문득 생각나는 장면이다. 작년 초였을까. 들었던 양자역학 강의의 한 장면. 더욱 인상적이었던 교수님

"굉장히 철학적이지요."

 

철학이다. 그야말로 순수 철학이다. 이는 곧

'나는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가?"

로 이어질 수 있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은, 우리네 일상이지 않을까.

'순환'

'호사다마'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

등 여러 낱말과 속담과 사자성어 등이 떠올린다. 

 

"남자만 들어와. 여자는 들어오지 마."

다음 검문소에서는

"야, 여기는 여자만 들어와. 남자는 들어오지 마."

아무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사람은 남자이면서 여자인 거야. 그럼 가운데서는?"

이런 문장도 있었지.

"남녀 가운데 이번에는 아기를 데리고 와서 아기들만 지나가게 했어. 여자 중에 아기를 지나가게 했더니 남자 아기가 지나가더라."

 

양자역학은?

"알갱이인 줄만 알았어. 입자가 아니더라. 파동이더라? 아냐. 두 개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중첩되더라. 이것은 뭘까. 그것을 어찌 설명해? 받아들일 수 없어."

"자, 미세 세계로 들어갔더니 그 중첩의 상태가 존재하더라고. 중첩이면서 또 아무것도 아닌 상태. 1과 0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1과 0이 동시에 존재하면, 즉 업과 다운이 동시에 존재하면 이를 한 방에 계산하여 인류의 생활에 이용하더라니. 이해는 안 되지만 우리 인간계에 써먹을 수 있어. 이것이 양자역학이야."

역시 강의하시던 교수님의 말씀이셨다. 나는 제대로 느꼈다. 양자역학은 곧 인생이구나. 우주 순환의 원리이구나. 내 생의 역사이구나. 내가 줄곧 물음표를 매달아 들고 다니는,

'인생은 뭘까?'

에 대한 답이구나. 사실, 답이랄 수 없는 답, 답이 수시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답. 그래, 세상은 정답은 없는 거야. 그러니까 내 삶도 이렇지. 설마, 정답이 있다면 평생 이럴까.

 

양자역학은, 이제는 인식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하셨지. 즉 이해되지 않을지언정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냥 외워 사용해야 한다고. 두 개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그것을 측정할 수는 없다고. 이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진행자도 묻고 나도 물었지. 답은 이랬어.

"어차피 안 되니까 측정하지 마."

그래, 생은 늘 이것은 문제이다. 어차피 안 되는데, 안 된다는 것을 빤히 아는게 기어코 측정하려고 대차게 부딪히다 보면 그게 상처를 덧입히더라.

 

양자역학은 파동으로 대부분 설명이 된다? 그러나 관찰하는 순간 사라진다. 중첩. 여러 길의 중첩이 관측하는 순간 하나만 보인다. 입자이다가 파동이다가. 이때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는 관측만 붙잡는다. 내비게이션을 작동시켜 동시 중첩을 시켰다가 가장 빠른 길만 관측한다. 이 원리로 현재 양자컴퓨터 만들기를 하고 있다. 결국 최적의 것, 최상의 것을 찾아 헤매는, 결국 찾아지지 않는, 결국 걸린 것만 보이는 것을, 어차피 내 뜻대로는 되지 않는 것을 내 뜻대로, 내 맘대로, 내각 구상하고 기획한 대로 되게 하겠다고 고개 처박고 세상을 윽박지르는 우리네 사람살이의 끝. 그곳에 양자역학이 존재하더라. 

 

요렇게 이렇게 저렇게에서 저렇게만 나오더라. 아님,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했더니 요렇게만 나오더라. 혹은 저엃게 요렇게 이렇게 했더니 이렇게만 나오더라. 대체 뭐람? 양자역학은 뭐고, 삶은 뭐고, 생은 뭐지. 그리고 운명은 뭐야. 종일, 말하자면, 우리 엄마의 언어를 사용해서, '쓰잘데기'없는 것만 같은, 그러나 결국 쓰잘데기 있을 일은 몇 했나 싶었는데 하루가 다 가더라는. 

 

그런 하루가 허망하여 머리를 굴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 보니 '양자역학'이 떠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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