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 괜찮은 기분
이 괜찮은 기분
땅 위에 떠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기분
내 발 저만큼 아래에서 나를 올려다보는 너를 보는 기분
공중에 붕 떠있는 유체이탈 같은 기분
순식간에 너를 할퀼 수 있을 것 같은 이 기분
할퀸 이빨 자국 질질 흘리는 너의 피를 솔솔 빼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기분
내 이빨 자국 네 무릎 도톰한 살덩이에 질러 박은 후
내 앞으로 더욱 가까이
너를 끌어올 수 있을 것 같은 이 기분
네 몸뚱이 당겨지면서 그어지는 선 위로
붉은 선 흘러내리면
내 안에 샘 솟을 축적된 분노
혓바늘 타원형으로 남을 네 핏줄 핥아먹기를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할할핱핱
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기분
시 해설서, 어느 시인이 쓴 인생 역사를 읽으면서 산다는 너의 요즈음
담장 위에 올라앉은 나에게
너는 고작 위에 앉은 자의 힘을 읽고 쓰고 해석하고 있었으니
일상은 정기적으로 삶고 있는 헤픈 웃음
인생은 비정기적으로 밟히고 있는 조각난 하품
현실은 실선과 점선을 오가면서 만들어내는
봄날 이 아침 애매한 뒤틀림의 설사같은 기분을
신이시여, 왜, 어쩌자고 한 사람의 생을 이토록이나 외면하시는 것인가요?
반응형
'라이프 > 하루 공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영혼의 춤추는 눈물 (23) | 2023.05.21 |
---|---|
재앙이다 (19) | 2023.05.20 |
〇〇을 찾습니다 (27) | 2023.05.14 |
제법 봄이다 (27) | 2023.05.11 |
차마 두 눈 내보일 수 없어 (32) | 2023.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