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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바로 쓰고 바로 읽기

'주전자'가 한자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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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가 한자어라고?

 

 

주전자 1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뜻밖이다. ‘주전자’가 한자어란다.

- 이를 알고 계셨나요?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답시고 얼마 전에 식기류를 정리했다. 특히 고등학교부터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한 아이 간식 준비 등을 위해 마련한 찬기 등, 고가의 수준 높은(?)플라스틱 류 등의 그릇들을 몽땅 버렸다. 특히 연식이 있는 그릇들은 모두 버린다고 버렸는데 가장 오래된 것들에 속한 것이 여전히 부엌 살림에 살아남은 것이 있다.

 

엔틱의 품위를 자랑하고 있는 고대의 주전자 둘!

 

 

매우 오래된 주전자 둘을 가지고 있다. 구석기나 신석기를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다. 간장과 설탕과 식초와 물을 알맞은 비율로 섞어서, 이를 가득 담아 끓이는 데에 사용된다. 나물류며 야채류 등 각종 장아찌를 담을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이것들을 버릴까 말까 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 가족 톡방에 남자가 남긴 내용이 있었다.

 

 

우연히 어떤 글을 읽다가 ‘주전자’를 한자로 표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단다. 주전자. 단 한 번도 ‘주전자’가 한자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단다. 어휘에 대한, 국어 전반적으로 관심이 참 많다고 자부하는(?) 사람이고 보니 스스로, 한심스럽기도 하고 새롭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주전자에 대해 오늘에야 확인한 바를 알려왔다. 

 

이를 톡 메시지로 전해 들은 나는 그럼 뭔가? 한탄스러웠다. 나 역시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러고서 글을 쓴다고 할 수 있을까 싶다. 나 자신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나 이제라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주전자(酒煎子 : 술 주, 달일 전, 아들 자)

- 술이나 물 따위를 데우거나, 그것을 담아서 잔에 따르게 된 그릇을 통틀어 일컬음.

 

- 주(酒)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술을 말한다. '음주 운전은 아니 된다.'의 '음주'의 '주'이다. 술이다, 술!

 

- 전(煎)은 '앞 전(前)'자 아래에 앉아 있는 '연화발 화'(=불 화)가 한데 모인 글자이다. '달이다'라는 뜻이다. 액체나 약재 따위를 오래도록 끓여서 진하게, 약재의 성분이 우러나도록 끓이는 것을 말한다. 그 사용의 예로 부추전, 파전. 화전(꽃전) 등이 있단다. 부추전, 파전. 화전(꽃전) 등도 은근한 불에 액체 상태의 반죽이 졸아들게 만드는 것이므로 '달이다'가 연결되겠다. 이것도 뜻밖이다.

 

- 마지막 글자인 자(子)는 접미사이다. 족자, 액자, 의자, 상자 등의 자로 쓰이는 경우와 일맥상통한단다.

 

주전자 2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참. 잠깐, 이참에 한문(漢文)과 한자를 구분해 보자. 한문은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을 가리키는 것이며 한자(漢字)는 중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가리킨다.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다. 구별할 수 있어야겠다. 부끄럽다. 더 많은 살핌과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겠다. 

 

 

이 주전자는 예쁜 찻잔들과 함께 아이에게 주고 싶다 했더니 언니 그런다. 요즘 어느 신부가 시댁 물건을 신접살림으로 가져간다니. 아서라 아서. 버려라, 버려. 어서! - 슬프다. 예쁜 그릇이 제법 있는데.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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