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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내 어머니의 언어

지앙부리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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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앙부리지 말아라.

 

이런 장난질도 나는 하지 않았다.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갈수록 사는 것이 힘들어진다. 당연하다. 세상에나 이 나이에 힘들다니. 세상살이 힘든 것에 무슨 나이며 때가 있으랴마는 내 나이를 생각하니 한편 슬퍼지기도 한다. 가끔, 차라리 무슨 지앙 부리 기라도 하고 살 것을 하는 생각도 든다. 삶이 무던하고 재미없었다는 것.

 

교육 덕분이리라. 우리 엄마 늘 그러셨다. 오직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사신 우리 엄마.

"으짜든지 지앙부리지 말고 살아사 쓴다."

"무슨 지앙?"

 

대농의 막내딸로 산 나는 궁핍 속의 풍요를 살았다. 모두가 못 살던 때를 살았으므로 궁핍의 시절이었다. 그중 그래도 교육을 받았으니 풍요로웠다. 지앙부릴 일이 없었다. 한국인의 표준을 살았다. 조용히, 고요히! 그러므로 그럭저럭!

 

하여 지금 생각해 보면 무지 재미없는 생이었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치면서 이제라도 커다랗게 지앙을 좀 부려볼까도 싶다. 추락할까 봐 무섭기도 하지만 이런 무덤덤한 생활을 벗어날 수는 있지 않을까. 

 

'구렁텅이'만 아니라면!

 

지앙의 어원은 무엇일까. '말썽'의 남도 방언이라는데 오늘 미처 어원은 찾지 못했다. 컴퓨터 앞에서 미적거릴 시간이 이제 없다, 오늘은! 다음에 찾자. 그날 해야 할 일을 마저 하지 않은 하루도 일종의 지앙 부리기이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오늘은 많이 피곤하다. 쉬자.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보고 있다. 오늘 마저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한 내용

 

지앙

1. 명사 [방언] ‘말썽’의 방언 (전남) - 지앙 쫌 그만 부리고 얌전히 좀 있거라이!

 

비슷한말 : 제냥, 제앙, 부잡하다, 난잡하다, 지앙스럽다, 까분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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