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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음악

포르테나 - 펜텀싱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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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나 - 펜텀싱어 4

 

 

앞으로가 기대되는 팀, 포르테나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미리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세상을 오래(감히~) 산 덕분에 분위기 파악 하나는 잘하지요. 설마하니, 내 알량한 감으로 불안해했으니 내가 한 불안과 조바심에 힘입어 조물주의 마음이 변하리라 생각했지요. 하여 당연히, 실력대로 당신네, 포르테나가 우승을 할 각이라는 것을 내내 내게 주입하고 있었지요. 하여, 이미 엎질러진 물. 더 꼬시랑 꼬시랑 하고 나대면 내 얼굴에 침 뱉기, 혹은 포르테나에게 흠집 내기, 그리고 내 평생 죽어라고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열이 채 안 되는 관계로, 내게 참 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팬텀싱어에게 녹슨 칼 꽂기가 되므로, 그러므로 하룻밤 대충 새고 다시 돌아와 글을 쓰노니.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나는 결승 1차전에서, 특히 첫 무대에서 보여준 당신들의 아름다운 화음 쌓기를 시청한 후 되뇌었지요.

'아, 우리나라에도, 우리 민족도 세계 무대를 아름다이 수놓은 Quartet(우리말로는 콰르텟?)이 등장하겠구나.'

1차전의 두 번째 무대에서 걱정되었던 지루한 진행, 그 분위기 그대로 이어지는 음악의 흐름이라는 것도 대망의 최종 결승에서 제대로 변모한 모습으로 잊게 하리니 하는 믿음으로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었고요. 월드 클래스에 빛나는 이동규 님이 있으니, 프랑스 파리의 유연한 서구를 안고 온 서영택의 톱 테너 능력이 있었기예요. 드디어 세상으로 얼굴을 내민 귀염둥이 김성현 테너가 있었기예요. 저 위 끝에서 저 아래 동굴을 꽉 태울 콘트랄토 오스틴 킴이 존재하기에 말이지요.

 

하여 어제 최종 결승전의 시작 전까지의 지난주는 멋진 일주일이었지요. 모든 일상의 고된 일거리들이 눈에도 마음에도 자리하지 못하게끔 하는 힘이 포르테나의 노래에 있었거든요. 아울러 가벼운 마음으로 일주일을 보낸 이유는 위 문단에서 밝힌 것처럼 초조함을 무찌를 수 있는 믿음을 갖고 있었거든요. 이제는 참 실력을 듣고 파악하고 선택할 줄 아는 능력이 일반인들에게도 장착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어련히 알아서들 자기 수준을 내놓으려니 하고 말이지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요. 이런 쩨쩨한 결과와 부딪히리라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하지 않았다는 거요. 

 

물론 최종 2차전의 무대를 다른 두 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크게 느낄 수 있지 못했다는 데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나라 여러 예능 오디션으로 봐서는 앞서 있었던 결승 1차전처럼 크레즐, 라비난테의 무대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최고의 명품 무대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는 못했다는 것이지요. 하여, 포르테나가 1위를 할 수 없다면 최종전 무대로 봐서는 크레즐이 우승해도 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는 거요. 물론 최종 결승전에서도 당신들을 향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것을 감안할 때 크게 부족한 무대는 아니었습니다. 하여 당연히 결과는 내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여겼지요. 어쨌든 어떤 불공정 행위도 압살 할(맘이 격해지니 이런 흉측한 낱말까지 등장합니다요.) 수 있을 멋진 무대는 최종전에서 보여주지를 않았다는 것이지요. 

 

포르테나의 무대는 어찌 되었든 우승각이었습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요. 하여 대한민국 수립 이후 지금까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의 지질한 결과에도 일단 승복합니다. 세태가 그러하니까요. 여전히 그러하니까요. 세상이 그렇다니까요. 다만 이를 전제로요. 부지런히, 제대로 풀 가동하여(물론 건강은 생각들을 하고요.) 내, 결승 1차전에서 꿈꾸었던 꿈을 어서 이뤄가고, 마침내 이루기를 간절히 비옵니다. 

 

 

하여 일단 이를 말하고 싶습니다. 오직 앞으로 멋진 팀, 글로벌 무대를 뛰는 팀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에 읊으니. 

 

당신들이 2위에 머문 이유는

1. '순간'에 집착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놀이 때문이었다.

2. 1차전과 2차전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3.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이 지닌 음향 시설을 염두에 두고 노래했어야 했다. 특히 이동규 님과 오스틴 킴의 목소리 배분, 음양을 적절하게 오가는 소리 내기 등에 대한 좀 더 세밀한 연구와 노력과 표현이 필요했다.

4. 당신들의 위 1번에 사전 대비가 필요했다. 

5. 2차전에서 부를 노래가 1차전에서의 노래보다 덜 했다.

 

즉 당신들의 앞으로 활동에는 다양성을 갖춘 음악 구성이 꼭 필요하다는 것. 무엇보다 이동규 님의 목 보호가 꼭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젊은 두 테너와 카운터테너 둘의 소리 조화를 위한 꾸준한 연구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 

 

결승 1차전에서의 당신들의 무대는 그야말로 글로벌 그 자체였습니다. 겹으로 층층이 쌓아나가는 당신들 소리의 합. 배음들의 멋진 층, 그 위에 한층 한층 더해가던 화음, 그 고아함을 어찌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겠는지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울 만큼 훌륭했지요. 그러나 2차전에서는 밍밍했습니다. 특히 2차전의 첫 노래는 배음도 화음도 솔로도 그냥저냥이라 여겨질 만큼 무덤덤한 무대였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무대는 더 나았지만요. 당신들이 전하려는 음악의 메시지를 또렷이 읽어낼 수가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아 한계이구나라고 느껴질 만큼 소란스러움에 가깝다는 생각도 첫 무대를 시청하면서 했던 생각이고요. 다른 두 팀도 그다지 훌륭한 무대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만큼이요(아, 크레즐의 무대는 그래도 꽤 괜찮았습니다, 차라리).

 

어젯밤 진행자 전현무 님이 1위 발표를 하는 순간, '리~'의 '리을'을 발음하자마자 나는 텔레비전을 껐다지요. 그다음을 영원히 안 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지요. 그러나, 영원히 안 볼 것처럼 굳건한 마음으로 텔레비전을 껐던 순간, 그 순간을,

'그래, 그런 시각, 그런 순간이 있었더랬지. 하나 현재 포르테나의 활동 모습을 보면 얼마나 든든한지.'

라고 말하는 순간이 꼭 만들어지길 기원합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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