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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플로리다 The Florida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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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The Florida Project

2018.03.07.

 

- 오늘, 무려 세 편의 글을 올린다. 어쨌든 글이다. 

 

대표 포스터 - 영화 홈에서 가져옴

 

 

15세 관람가

드라마 국가 미국 111분

 

션 베이커 감독

윌렘 대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크리스토퍼 리베라, 발레리아 코토, 엘라 머더, 케일럽 랜드리 존스 등 출연

 

수상내역

2018

38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감독상)

23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신인배우상)

52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남우조연상)

29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아이콘상)

2017

30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남우조연상)

 

 

 

대체 왜 저렇게 살까. 솔직한 심정이다. 직구의 언어를 날린다. 전혀 정화시키지 않은 문장을 던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삶을 산다. 여자가. 그것도 어린 딸을 둔 여자가. 그녀는 미혼모인지 돌싱인지, 어쨌든 한부모 가정이다. 우리 사회가 이름을 붙인 한부모 가정.

 

이 여자는 왜 사는 것인가. 어쩔 수 없었겠지? 아니다, 얼마든지 소득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 노동이 있지 않은가. 가장 적나라하게 인간적인, 가장 깨끗한 삶이 노동이다.

 

니가 당해봐라? 그래, 나라면? 그래. 나는 일을 한다. 알바를 한다. 하다 못해 그 여자가 딸과 사는 곳 근처에 있는 디즈니월드의 시간제 노동이라도 한다. 딸의 친구 스쿠티의 엄마처럼 레스토랑 계약직 같은 것 있지 않겠나? 왜 못함? 노동을 어찌 하냐고? 이런 미친! 할 수 있다면 해야지. 혼자 몸이라면 밥을 하든 죽을 쓰든 나 아무 간섭도 하지 않는다. 어린 딸이 있지 않은가.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 건강한 몸탱이 있잖아.

 

왜 못함? 왜 저 ㅈㄹ? 원 나잇도 못되는, 지저분한 방법의 몸 팔이도 하지 않은가. 그것도 딸 아이가 버젓이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두 귀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미치ㄴ~

 

물고 빨고 핥고싶어 안달 복달인 딸아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야무지고 가장 똘똘하고 가장 예쁘고 가장 독립심일 일찍 발달한 딸이 있잖아. 그런데 왜? 그녀는 진창 침대 위를 벗어나질 못하는가. 

 

이것은 병이다. 불치병이다. 

자, 각설하고!

 

영화 창에서 내놓은 영화 안내 글이다.

"안심하세요 나랑 있으면 안전해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사는 귀여운 6살 꼬마 ‘무니’와 친구들의 디즈니월드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

 

뭐가 신난다는 것일까. 뭘 안심하라는 것인가. 

 

아, 그래, 디즈니월드보다 신나는 것은 맞아. 무지개 어드벤처도 맞아. 어린이 시절에는 무방비의 상태로 속된 말로 '놓아먹이는' 방식으로 키울 수도 있다는, 키우는 것이 차라리 맞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이 영화 속 어린이들, 특히 무니의 만나는 일상은 놓아먹이는 방식도 아니다.

 

아니 낳았어야 했다. 생겨서 낳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럼 정신을 고쳐먹어야지. 그대로 성장한다면 과연 어드벤처 모험선이 닿은 바다 끝 이후 꼬마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어미의 전철을 밟는다. 보고 배운 것이 그것이니까. 실제로 대부분 그렇다. 돌아보라 주위를. 구십구 점 구구구구구 퍼센트가 맞다고 나는 장담한다. 그렇더라니. 그렇게 되더라니. 개천에서 용나는 세상은 이제 아니더라고. 점점 더 그런 세상이 되어가더라고.

 

슬프잖아. 지금 무니가 맞이하는 슬픔은 아무 것도 아냐. 무니는 점점 자라 무지개 어드벤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판단하는 순간, 언제나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판단하는 순간, 절대 친구 스쿠티와 젠시가 각자도생으로 걸어가버리면서 혼돈에 빠진 채 어둠의 깊이가 너무 깊어 헤어나오지 못하여 그대로 어머니가 살아낸 삶에 묻혀버리는 수가 허다하다. 현대는 그렇다, 더욱. 앞으로는 더 할 것이다. 나는 안다. 그런 이들을 많이 봐 왔다. 

 

다행히 영점 영영영영영영의 비율에 무니와 스쿠티와 젠시가 속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세상은 그리 너그럽지 않더라. 포용력을 갖춘 세상이 이젠 아니며 점점 아니며 결국 나락이다.

 

자식 낳아 기르면서 미래를 살아갈 생이 주어진다면 인간들아. 부디 작심하라. 책임을 져야지. 책임. 인간계에 존재하려면 꼭 필요한 덕목은 책임, 책임이다. 더군다나 네가 싸지른 생명에 대한 책임이지 않은가. 오, 제발, 인간들이여, 어른들이여. 책임으로 번식하라.

 

무니와 스쿠티와 젠시를 맡아 연기한 아역 배우들에게 무한 박수를 보낸다. 윌렘 대포에게도 박수를. 그리고 무니의 엄마, 스쿠티의 엄마, 젠시의 할머니 역을 맡은 배우들에게도 커다란 박수를 보낸다. 연기들이 모두 백점 만점이었다. 하여 나는 이 영화에 별점 5점 만점에 4점을 준다. 그 이상의 연기였다.

 

자본으로부터 내동댕이쳐진 꼬마들이 자본의 늪으로 자진 출두하는 엔딩 장면이 너무 슬펐다. 길 건너 놀이공원이라니. 그것도 디즈니 월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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