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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4월의 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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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4월, 비 내리다.

 

나를 포함하여 몇 남은 이들은 밀린 업무 처리로 바쁘다. 

방금 밀린 업무 처리를 마쳤다. 

미처 못한 일이 있으며 어서 구상하고 계획하여 문서화된 플랜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 있지만 미뤄둔다. 

4월 대지를 적시는 비가 마음을 느긋하게 한다. 

 

종일 꽉 찬 습기는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어서 소화해내지 못한 잉여의 소리로 요란하였지만 그 소리의 주체들이 퇴장한 뒤 공간은 또 너무 적막하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들을 들으면서 일을 했다. 여전히 그의 피아노곡이 흐르고 있다. 

세상에서 연주하기 가장 어려운 곡이라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3악장을 들었고 지금은 2번을 듣고 있다. 

그는 약 198센티의 키에 손가락을 펴면 12개의 건반을 짚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자기 손가락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기에 그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한다. 

 

그의 음악에는 그의 처참했던 개인사가 다양한 모습으로 흐른다. (머지않아 곧 그의 생애를 쓰리라.)

듣는 이들은 각자 지닌 정신병류를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듣고 치유했다고들 한다. 

 

오늘 밤 나도 이불속으로 들어가면서 어디, 언젠가 그려둔 부적이 있는지 찾아 베개 밑에 넣고 잠에 들 참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 3악장을 들으면서. 

 

4월에 내리는 비로 퇴근을 서두르지 않고 라흐마니노프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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