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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새 사람이 왔다 일터에 새 사람이 왔다. 이틀 전 새로운 소식이 있었다. 일터에서 나와 함께, 우리 부서에서 함께 일을 할 새 사람이 올 것이라는. 아! 우선 한숨이 내뱉어졌다. 소식을 전하던 이가 난감해했다. "어떡하나요? 온다는데요." "예. 알겠습니다. 온다는데요. 오게 해야겠지요. 달리 방법이 없잖습니까? 근데 누구? 혹시 알아요? 어떤 사람인지." 해서는 알 될 말을 내뱉었다. 사람이 사람인데 '어떤'이라니. 이것, 갑질 아닌가? 스스로 되돌린 질문 앞에서 부끄러웠다. 소식 전하던 이가 볼륨을 잔뜩 낮춰 대꾸했다. "아, 어쩌면 안 올 수도 있을지 몰라요. 저번에도 한 사람 온다더니 그냥 흐지부지, 안 오더라고요.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고요. 오면 그 사람에 대한 소식이 함께 오겠지요. 글쎄요. 좋은 사람이.. 더보기
울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 영화 '파리넬리'의 '울게 하소서'를 들으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팬텀싱어 4 출연자 이동규 님 덕분에 요즘 부쩍 많이 듣게 된 음악이다. 어릴 적, 이 영화를 처음 볼 때는 주인공의 삶이 안쓰러웠는데 이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조물주가 점지해 준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편 그토록 아름다운 음악으로 평생 산 삶이었으니 참 다행스러운 인생이었다 시기도 하다. 우리 삶은 어쩌면 엄마 뱃속에서 잉태되면서부터 주어진 어떤 운명, 그 운명을 최대한 가까이 좇아가는 길이 아닐까. 내게 주어진 삶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과연 내가 내 어머니의 몸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 운명을 얼마나 좇아가고 있는 것일까. 긴 시간, 요즘 세대들은 생각할 수 없는 이 긴 나날을 한 일터에서 살고 있으니 어쩌면 나는 내 .. 더보기
빈속에 원두커피를 마시는 아침이 참 오랜만이다 빈속에 원두커피를 마시는 아침이 참 오랜만이다. 긴 시간의 공복. 아침잠을 깼을 때이다. 새날을 맞이하는 순간, 첫눈을 떠서 우주의 기운을 맛보는 한 지점. 매일같이 함께 하는 습관이 내게 있다. 긴 밤, 긴 호흡의 어둠을 지켜내느라 온 힘을 소진한 내 육의 온갖 기관들을 쓰다듬는 방법이다. 나만의 나를 만나는 방법이다. 일급비밀일 수도 있는 습관을 과감하게, 겁도 없이 공개하는 것은 이 아침이 새삼 소중하게 여겨져서이고 오래간만에 맞는 평온이기 때문이다. 첫눈을 뜬 순간, 가만 오른손과 왼손을 포개어 주변 산재해 있는 훈훈한 기운을 다 모은다. 오른 왼, 한 층 그 위에 두 층을 쌓아 올려 배 위에 올린다. 배, 복부 말이다. 그때, 볼록 항아리 움푹 파인 내면의 골처럼 쑥 들어가 있는 복부의 표면이 .. 더보기
내 개성은 시대를 타지 않는다. 내 개성은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는다. 그래, 내 개성은 시대를 겁내지 않는다. 내 멋대로 산다. 내 마음 가는 대로 날아다닌다. 굳이 찌질이가 될 필요가 없어서 사람들의 눈도 내게 오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늘 '침잠'의 순간을 반복해 쌓아 가면서 생을 진행한다. 나. 그러므로 철저하게 개성을 산다. 세상의 흐름을 타지 않는 '고요'를 산다. 신의 세계에서도 내 개성은 감히 건들지 못할 것이다. 내가 가끔 나를 다독이면서 내뱉는 문장이다. 누구도 나를 범하지 말라. 아니다 이 정도까지는 가지 않는다. 왜? 나는 그저 서민이니까. 공식적인 행사에 나가 우쭐대거나 드러내야 하는 특별한 인간이 아니므로. 그러므로 신은 내게 눈도 두지 않는다. 신은 물론 미지항 속을 드나드는, 그가, 혹은 그녀가.. 더보기
간극을 오가면서 아침을 보냈다 간극을 오가면서 아침을 보냈다. 무엇과 무엇의 틈? 아침, 느작지근한 움직임이었다. 무려 10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끊임없이 나를 향한 또 다른 내가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어서 일어나렴. 어서 일어나. 너, 늘 생각하고 있잖아. 살날이 살아버린 날보다 훨씬 적다고. 남은 시간이라도 부지런히 움직이다가 가자고. 어서 몸 빨딱 일으켜 세워서 움직이렴.' 살날과 살아버린 날의 계산은 내가 살고 싶은 햇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나는 늘 칠십 앞뒤까지만 살자고 해 왔다. 물론 현재 생각도 그렇다. 하나 그것이 내 맘대로 되던가. 지인 의사에게 물은 적이 있다. "왜 이렇게 몸이 늘 껄쩍찌근할까. 좀 가벼운 몸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왜 이렇게 걸리는 것이 많을까. 소화기관의 불량으로 먹는 것도 내 마음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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