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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마음 맑은 아침 마음 맑은 아침. 장마라는데 대기에서 내게 오는 기운이 그리 습하지 않다. 이유가 있다. 차라리 개운한 편이었다. 왜? 장마라고 해서, 비 왕창 내리퍼붓는 장마래서 운동복 바지에 가벼운 반 팔 면티를 입고 출근길을 나섰다. 밤새 모든 문을 꼭꼭 여닫고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가동하지 않았는데도 몸이 개운하다. 다행이다. 세 개나 되는 제습기를 가동하지 않은 채 어제 종일 실내 생활을 했다. 부디 올 장마는 제습기를 가동하지 않고. 에어컨도 작동시키지 않은 채 장마가 지나갔으면 싶다. 문 꼭꼭 닫아야지. 화초에게는 미안하지만. 밤에 비가 내렸나 보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2'의 재방송을 보느라 새날 두 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었다.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내린.. 더보기
화분에 물을 주면서 들은 강의들 오늘은 화분에 물을 주면서 들은 강의 내용을 기억하고자 몇 줄씩 기록해본다. 드디어 십여 일 만에 또 그날이 왔다. 모든 화분에 물을 주는 날, 일요일. 어제오늘부터 장마라지만 최근 들어 자주 내린 비로 예전 같으면 일 주일과 이 주일로 나뉘는 화분에 물 주기가 이번에는 겨울 리듬, 즉 건조기의 화분에 물 주기의 운율로 진행되고 있다. 평소 많은 물이 필요한 식물을 지난해 같으면 일주일에 한 번인데 지금 십 여일에 한 번이 되었다. 즉 다량의 물을 소화하는 식물은 한 주를 지낸 후 다음 주 수요일에 물을 한 번 주고 적은 물을 요구하는 식물은 물이 많이 먹고 싶어 하는 식물들을 포함하여 모두 3주에 한 번 물 주기를 하고 있다. 오늘이 그날이다. 3주에 한 번 물을 주기. 집안에서 키우고 있는 모든 화분.. 더보기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앓는다는데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앓는다는데, 나는 바보다. 매 해 반복되는 참사! 우리 집은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하다. 여름날 집에 있을 때면 한여름 일이 주일 덥다고 생각했는가 싶은데 여름이 가고 없다. 장마철도 일주일 여 기간을 과도한 습기 온몸이 찐득거린다며 짜증 좀 부렸나 싶으면 비가 멈춰있다. 여름을 가늘게 체감하는 가는 자연 속에 집이 위치하고 있어서이다. 사계절 우주 삼라만상을 연출하는 멋진 산이 우리 집 뒤를 장식하고 있어서이다. 한여름을 느끼는 것이 잠깐. 안방에 설치한 평수 적은 곳에 어울리는 에어컨 한 대로도 여름이 거뜬하다. 이미 이곳에 올린 것처럼 거실 쪽 에어컨 설치가 필요하지 않아 거치대에는 어느 비둘기 한 쌍 와서 아기 둘을 낳고 길러 이주했을 정도이다. 여름을 선선하게 .. 더보기
이장 이장 어스름 새벽 봄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 좋아하는 사람 이사 가는 길 봄 함께 가기 위하여 목욕재계했나 보다 환한 목련 며칠 생을 불사르더니 이내 바닥으로 내려앉아 길을 만들었으니 초록으로 숨 쉬려던 당신의 몸부림이려니 살아생전 떠난 적이 없다는 이곳 잠깐의 한양 생활은 생의 덤터기로 치자하고 미리 알려주는 이 없었으니 준비하지 못한 두려움 적지 않겠지만 핏줄이 고민한 길 가볍게 몸 일으켜 함께 떠나시기를 말라비틀어진 북어포 한 가닥 당신 가기 전 며칠 전 그 모습 고단한 삶 이겨내고자 바쁘게 들이켜던 당신의 물 오늘은 적은 양의 음료수가 대신하고 딸기 한 주먹 함께 담았네 늘 야채 과일 먹지 않는다고 노여워하던 당신 마누라 생각해서 부디 붉은 과일 충분히 취하기를 떨린다고 자꾸 심장 떨린다고 눈물 흐.. 더보기
내 생의 팔 할은 인덕이다. 내 생의 팔 할은 인덕이다. 내 생의 팔 할은 인덕이다. 이 문장을 수시 종알거리면서 살아왔다. 사실이다. 내 몸은 참 작고 가냘파서 휜 몸뚱이로부터 나오는 힘이 매우 약하다. 여기에서부터 나의 부족함은 시작된다. 원초적인 에너지의 결함이다. 타고난 운명이다. 조물주로부터 점지된 모양새이다. 이는 한편 내 어머니와 내 아버지의 결합을 유도하고 성공시킨 아름다운 구상의 결정체이다. 하여, 가끔 샤워 후 내 몸뚱이를 바라보며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선과 덩이에 감사했다. 아직 젊었을 때의 일이다. 다만 체구 건장하시고 이목구비 또렷하신, 키 큰 미남 아버지를 좀 더 닮았더라면 참 좋았겠다 싶긴 하다. 날이 가고 세월 무더기로 날아가면서 몸이라는 입체의 균형이 거의 무의미해졌다. 영육의 고상한 견제가 힘을 읽으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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