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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자, 자, 좀 차분해지자고요 자, 자, 좀 차분해지자고요. "자, 자, 좀 차분해지자고요." 나 자신에게 읊어대는 문장이다. 그제, 어제, 그리고 오늘. 정신없이 보냈다. 이런저런 행사들이 많았다. 오늘에야 한끝 맺음을 하는 마무리가 있었다. 새벽 여섯 시 출근길에 올라 오늘 열두 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조퇴를 할 수 있었는데 참았다. 해야 할 중요 업무를 끝마치고 나니 몸이 여유를 부렸다. 혓바늘이 돋고 입천장이 우둘투둘,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가 싶었는데 일 처리를 마쳤다고 생각을 하고 나니 이내 몸 안에 똬리를 틀고 있던 화가 가라앉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혀에 돋고 입천장에 돋은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양 느껴졌다. 세상을 향한 마음 씀씀이가 부드러워졌다. 남은 오후 시간을 일터 내 공간 정리에 사용하였다. 금요일이라는 것.. 더보기
어디쯤에 서야 할까 어디쯤에 서야 할까. 일터 같은 부서 동료들은 모두 젊다. 혼인 기에 머물러 있는, 씩씩하고 고운 처녀, 총각이 있는가 하면 새신랑이 있고 아들 둘을 둔 사내가 있다. 올해 마흔 된 친구가 아이 둘을 둔 사내이다. 나와 가장 나이가 가깝다. 그의 첫인상 외모는 이십 대 후반 혹은 삼십 초반의 총각 같았다. 2년 전, 첫 맞대면을 하던 날이었다. 인상이 참 싱그러워 나는 그만 말을 놓고 말았다. 처음부터 말을 놓았던 것은 아니다. "꼭 우리 아들 같아요." "예? 아들이 저만큼 나이를 먹었다고요?" "예, 딱 우리 아들 연배일 것 같은데요?" "그리 안 보이시는데요." "어, 더 많이~보이는~, 에구머니나. 그래요, 제가 나이가 들어 보이나 보군요. 피부가 너무 하얗고 약해서 주름살이 빨리, 남보다 더 많.. 더보기
내게 남은 힘을 여럿, 고리지어 모아보자 내게 남은 힘을 여럿, 고리 지어 모아보자. 내게 저장되어있는 힘이 여럿, 고리 지어 떠오른다. 아득한 옛날 일들이지만 내가 해낼 수 있는 일들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확신했다. 소담스러운 큰길을 당차게 건널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자신만만했다.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바람이 불더라도 꿋꿋하게 내 힘을 펼칠 곳이 마련되어 있다고 여겼다. 어떤 일이든지, 당차게 해내어 당당하게 세상 앞에 우뚝 설 수 있으려니 했다. 오늘, 올해 1월 마지막 날의 하루 전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나답게 하던 일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딱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해야 했다. 사람을 상대로 대응하는 일이 이렇게나 어려울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2주 전부터 전화를 넣어 왔다. 내게 대뜸 .. 더보기
내 손톱은 왜 이리도 잘 자랄까. 내 손톱은 왜 이리도 잘 자랄까. 어제 이곳 블로그에 올린 글 '알고리즘이여! 깜짝이야.'에서 다음을 수정한다. '비너스를 닮은 우리 오빠'라니, 왜 ‘비너스’라는 낱말을 썼을까. ‘다비드’ 대신에. 아마 내 생각 속에는 ‘다비드’를 남 대표 미인(잘생긴 사람), ‘비너스’를 여 대표 미인(잘생긴 사람)으로 굳어져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글의 메뉴 ‘수정’을 열어서 바로 고칠 수 없는 상황이 참 한심스럽다. 어쨌든 수정한다. ‘비너스를 닮은 우리 오빠’가 아니고 ‘다비드를 닮은 우리 오빠’로! 잠이 오지 않아 이 글 저 글을 읽다가 그만 내 블로그의 글을 읽고 말았네. 이런, 어제 글을 읽었더니, 세상에나. 2주가 다 되어간다. 올해 왜 이런가 싶게 정수리까지 치솟아 걱정해야 할 일.. 더보기
알고리즘이여! 깜짝이야. 알고리즘이여! 깜짝이야. 어제저녁 언니가 전화를 해왔다. "저녁은 먹었어?" 내가 답한다. "먹었음요. 좋네요, 좋아요. 어제오늘 또 혼자여서 조금씩만 먹었더니 속이 참 편해요, 좋아요 좋아. 역시 위를 가볍게 하는 것이 최고여." 기왕지사 내놓은 말을 정리하여 계속한다. "최근 들어 혼자 있는 시간에 먹었던 음식류를 생각해 보니 간단해. 앞으로는 둘이 있어도 나는 저녁을 이렇게 먹을 생각임." 근래 들어 혼자 생활하면서 먹었던 음식류를 좔좔좔좔 내놓았다. "청경채, 비트, 토마토, 당근, 가지, 무, 시금치, 깻잎, 양파, 대파, 마늘 등을 살짝 데치거나 그냥 씻은 후 적당히 잘라서 샐러드를 만드는 거야. 샐러드도 간단하게. 식초 한 방울에 최고급 올리브유를 뿌리고. 각종 견과류를 더해서 한 끼 식사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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