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하루 공개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기한 일이다 신기한 일이다. 나에게 '퍼스낼리티(Personality)'라는 자양분이 형성되고 점차 이드(id)에서 자의식이 잉태되고 생산되어 이를 스스로 느끼 게 된 이후 줄곧, 나는 불면증을 앓아왔다. 두 눈 꼭 감고 잠을 자야 하는데, 검은 이승을 뚫고 나아가 저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와야만 하는데, 나는 그만 조물주가 인간에게 하사한 선물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저녁, 그리고 잠이라는 낱말을 내 삶에 연결하면 안온함으로 충만했던 밤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이토록 기나긴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하는 삶이라면 정시 출퇴근의 내 직업을 때려치워야 했다. 한데 그러하질 못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안정적이라서? 삶의 평안함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라서? 이것들은 아무것도 그 이유가 되지 .. 더보기 아찔했다 아찔했다. 아, 이런! 조금 남아있는 매생이국을 저녁 식사에서 해치우려고 했다. 저녁 회식이 있다면서 '매생이국, 조금 남았으니 먹어버리는 것이 낫겠다'라고 보내온 톡을 읽은 것을 꽉 붙잡은 것이 도가 지나쳤을까. 어서 먹고 치우려는 생각에 정신없이 저녁상을 준비한 것에 집중한 것이 문제였을까. 몸은 피곤하고 '대충'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싶었다. 갑자기 바뀐 생각이었다. 매생이국은 내일 해결하자. 시만 먹기로. 장석주 시인의 시 '매생이국'을 떠올리면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냥 가벼운 식사를 하기로 했다. 가볍기는 뭐. 양이 꽤 되었다. 큰 고구마 찐 것 한 개, 아스라파거스 대를 찐 것 서너 도막, 단감 한 개(네 조각), 요플레, 며칠 전부터 먹기 시작한 청국장 가루를 미지근한 물에 타서 거의 한 .. 더보기 미역국을 받고 보니~ 미역국을 받고 보니~ 며칠 전 일이다. 아침 여섯 시를 갓 넘어 출근길에 나섰다. 전날 처리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한 채 퇴근했기 때문이다. 일터 단체 회식 날이었다. 밀린 일이 있었다. 그날도 아침 일찍 출근하여 열심히 움직였지만 정작 꼭 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했다. 다른 때 같으면 정식 퇴근 시각을 넘겨 얼마든지 일을 해냈겠지만, 단체 회식에 늦은 참여도 눈엣가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일을 내일 아침으로 미뤘다. 단체 회식으로 끝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회식이면 마시는 소주 한 잔 정도를 왜 지키지 못했을까. 젊은 사람들의 2차를 따라갔다. 어중간한 입장에서 함께하게 된 늙은 여자는 드넓은 커피집, 아니 맥줏집이 맞겠구나. 내 몸을 제법 넓은 룸 한쪽에 구겨진 채 내던졌다. 우렁찬, 젊은 소리들.. 더보기 나에게 무한 자유를 허락하였다 오늘 하루, 나에게 무한 자유를 허락하였다. 그제 밤, 녹진하게 자려던 밤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어제도 평일 아침처럼 시작했다. 몸과 마음에 축적되어 있던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오늘, 일요일은 꼭 긴 아침잠까지 다리 쭉 펴고 자고 싶었다. 여섯 시 기상 알람을 좀 꺼두고 잘 것을 그러지를 못했다. 결국 일요일인 오늘 아침도 여섯 시 기상 알람에 눈을 떴다. 이불속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눈은 떠 있더라도 이불속 꼼지락 장난을 더 하고 싶었다. 그냥 늘어지게 하루를 살고 싶었다. 무작정 느슨해진 채로 하루를 지내고 싶었다. 내게 무한 자유를 허락한 하루를 지내기로 했다. 결국 누워서 영화 보기가 오늘 첫 일정이 되었다. 무슨 일로 '조니 뎁'이 떠올랐을까. 이런, 그 원인은 생각나지 않는다. .. 더보기 여전히 덜 자란 것일까 여전히 덜 자란 것일까? "엄마, 나는 저곳에 좀 다녀올게요." "어디? 어딜 말하는 거야?" "저기 안 보이세요? 스노보드를 타고 있잖아요, 아이들이." "그래, 그러렴."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하고자 하는 일을 만나면 주위 살피지 않고 바로 그 일에 집중한다더라. 이해하자. 세상에나, 가족들과 함께 온 해외여행이었다. 이렇게 모여지기도 하는구나. 대한민국에서도 함께 모이는 것이 하늘에서 별을 따기인데 이렇게 먼 곳까지 떠나온 여행에 온 가족이 모였구나. 가까운 가족 먼 가족 할 것 없이 함께 한 여행이었다. 이 사람 저 사람 여러 사람이 모였다. 가족은 친정 식구들이었다. 미지의 섬이었다. 이름 모를 섬인지, 이름이 있는 섬인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도착한 곳은 섬이었다. 큰 섬. 세계지도에 나올 법.. 더보기 이전 1 ··· 56 57 58 59 60 61 62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