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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어쨌든 공부

가분수가 진짜로 분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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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분수가 진짜로 분수야?

 

수학을 좀 더 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가끔 유튜브 쇼트로 보는 어느 영재 혹은 천재 같은(내가 느끼기에 영락없이 천재다) 어린이가 자기 아빠의 물음에 답한다.

 

아빠 : 가분수는 분수야 아니야?

아들 : 가분수는 가짜 분수예요. 블라블라블라~

쭉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쇼트라서 아빠의 답은 이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들의 답이 맞다는 것이다.

 

내 뇌가 재빨리 회전운동을 한다. 댓글들을 또 읽었다. 여러 댓글의 내용이 이렇다.

"아니요. 가분수는 분수예요, 진짜 분수라고요."

그렇다면

‘가분수가 가짜?'

'그렇담 '가'가 '거짓 가'?

맞다.

"가분수’의 '가'는 ‘거짓 가’이다. 왜 ‘가분수’가 가짜? 분자, 즉 분모가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분자가 무겁다손 치더라도 분수는 분수이지, 왜 가짜?"

 

수학 경시대회 출신의 아이에게 물어보자. 물으나 마나 내가 아는 지인 중의 수학 좀 하는 자들도 분명 가분수는 일단 분수이지 가짜 분수는 아니라고 할 듯싶은데. 학교에서 잘못 배웠더라도 요즈음 이런 정도의 물음에 여러 가지 응답이 응당 있을 터이고 그렇다면 여러 입에 오르내렸을 것이고, 그렇다면 분명 '가분수'가 가짜이니 진짜이니 논하는 것에 내 부지런함은 작동했을 터.

 

가족 톡방에 물음을 던졌다. 다음 대화가 오가는 중의 '아이'는 나다. '히원'은 남자. '히투'는 내 아이.

 

아이 : “가분수가 분수야, 아니야? 이 물음에 각자 자기 생각을 말해보세요. 근거와 함께요.”

내 아이가 바로 답을 보내온다.

히투 : "가분수는 분수 중에 머리(분자)가 큰 분수를 가분수라고 하는 거예요. 이 물음은 얼룩말이 말이야? 라           고 물어보는 것과 같네요."

내가 괜히 민망해져서 답한다.

아이 : “오호, 가분수의 '가'가 '거짓 가'이길래.”

히투 : “그건 분수라는 말이 시작됐을 때 분수가 1보다 작은 수를 '표시'하기 위해서 생겼기 때문이죠.”

히투 : “수의 크기 자체가 1보다 크니 가 분수라고 하는 겁니다.”

내가 또 괜히 민망해져서 다시 얼른 답한다.

아이 : “어떤 이가 그래서~”

이런, 남자는 내가 보낸 톡을 읽지도 않은 것을 보니 술에 젖어있나 보다. 그 남자가 한밤중에 답을 보냈다가 삭제한 흔적이 잠시 후에 보인다. 이런, 지금도 술? 나, 전화하려다가 멈춘다. 각자 사는 생인데, 뭐.

위의 내용은 어제 나눈 대화이고 오늘 아침에 폰을 열었더니 남자의 답이 와 있다. 다음과 같다.

 

히원 : “분수란?”

          “分數 : 전체의 일부”

          “fractional number : 부분. 일부”

          “예를 들자면 3/4는 4등분(전체) 중 3(일부)”

          “그럼 가분수는?”

          “假分數 : 거짓 분수”

          “분수가 아닌 수, 모양만 분수지 전체보다 큰 수.”

          “예를 들자면 3/2은 -> 전체(1)하고도 일부(1/2).”

 

사람 몇의 댓글을 보니 학교에서 줄곧 배워 온 내용에 '가분수'의 '가'의 한자어를 '거짓 가'라는 것에 대한 해석을 제대로 공부시켜주지 않은 듯싶다. 가분수가 분수이지 왜 거짓 분수일까. 그럼 대분수는? 대분수도 그렇지 아니한가 라는 질문이 이어질 수 있겠다. 그리하여 나, '분수'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해 본다. '가분수 용어의 기원'을 찾아서 말이다.

 

가분수의 한자어인 '假分數'가 진짜로 '가짜', 즉 '가짜 분수'임을 뜻한다. 영어 'improper fraction'의 번역어라는 것. 'improper'의 반댓말 'prope'라는 단어가 포함된 'Proper fraction‘이 '진분수'라는 것.

 

아,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분자가 분모보다 작은 분수가 '진분수'인데 'Proper'라는 단어 '부분집합'을 의미하는 진부분집합(proper subset)과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를 뜻하는 'proper diviso' 등의 용어로 그 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니까 'proper'의 뜻을 우리는 "적절한"이라는 의미로 집중하는데 수학 용어 속 'proper'는 '적절하다'보다는 "진정한“이라는, 혹은 "엄밀한 의미의~"라는 뜻을 더 강하게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fraction(분수)'이라는 단어 자체가 엄격한 의미에서 '전체의 일부분', 즉 '전체보다 작은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fraction(분수)'이라는 말은 (전체보다 작은) 일부분이 전체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분모와 분자의 비로서 표현한 것이라고. 그렇기에 proper fraction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부분", 즉 전체(분모)보다 작은 일부(분자)를 표현하는 분수이고, improper fraction은 그에 반대되는 의미로서 그 밖의 모든 분수, 즉 분자가 분모보다 같거나 커서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난 분수를 의미한다.

 

아무튼, 유튜버 쇼트의 그 가족. 아마 아들은 '홈 스터디' 방식으로 교육을 하는 듯싶은데~. 그 아빠와 아들, 참 대단하다. 그 유튜버(아빠)는 미니멀리즘도 실천하던데, 다시 찾아봐야 겠다. 유튜브 그곳에 가면 늘 뭔가 깊이 생각하게 한다. 배울 점이 참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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