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기는 영 글렀다.
오늘 밤은 소화기 장애가 있을 예정이다. 움직임이 부족했을까. 출퇴근을 일부러 긴 거리를 만들어 걸었는데도 몸도 무겁고 뱃속도 거북스럽고 심장도 게걸스럽다. 아랫배에 내 영혼이 고꾸라진 채 응급실을 그리워하는 듯하다.
계획된 실내 운동 네 종목 한 세트 중 마지막 한 종목만 남겨두고 있다. 그리 에너지 소화량이 많지 않은 운동이라 몸뚱이가 지고 있는 거북함에 그게 기여하지는 않을 터.
저녁 식사가 고염기였을까. 내 먹었던 음식들을 곱씹어 본다. 찐 두부, 두부를 싼 김장김치 몇 가닥과 파김치 몇 줄, 간기가 거의 없는 찐 명태 두 조각, 그리고 요플레 더하기 오디 발효액 열 스푼 정도였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평소 저녁 식사 후 마시는 물의 서너 배 가량 목을 삼킨 듯싶다. 여전히 목이 바싹 말라 있다. 혹 잠들었다가 뇨기에 의해 깰까 봐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를 꽉 붙잡고 있다.
보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jtbc의 '싱어게인2' 중간 광고에서 라면을 먹는 어느 가수가 얼마나 부러운지. 야식을 참은 세월이 아마 5년은 다 되었을 것이다. 저녁 식사도 되도록 이른 시간을 택한다. 긴 공복의 시간이 좋다길래 열심히 지키는 편이다. 적어도 13시간 이상 공복에 있으려고 노력한다.
오늘 저녁에 섭취한 음식들을 제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그다지 고염기였거나 많은 양은 아닌 듯싶은데 이게 무슨 일이람. 이런 날은 틀림없이 수면의 여신은 멀리 달아나는데. 내 무거운 몸에서 정을 떼고 눈을 감아버리는 수면의 신이여. 오늘은 좀 용서해주구려. 내 음식 섭취에 부린 욕심이기보다 하루 종일 냉방에서 얼어버린 내 육신의 반란이겠거늘. 내 무거운 심장을 달래기 위해 편한 잠이 필요하다오. 부디 내게 다녀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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