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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깡 부리지 말아라.

땡깡 좀 부리지 말어라이.
못마땅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되면 나는 입을 닫았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여겨지면 일체 말을 하지 않았다.
몇 날 며칠 할 것 없이 의도적인 실어증 환자로 살았다.
그 고지불통의 막내딸을 엄마는 알았다.
일상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우리 엄마는 그냥 잊고 살아야 했으리라.
잊어버렸는데,
생각을 꺼내어 도리질을 해 볼 시간도 없었는데 여태껏 입을 닫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손위 언니로부터 전해 들으면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참 요상하게 그런다이. 그렇게 말문 닫는 버릇으로 땡깡 좀 부리지 말어야. 뭔 말을 해야 할 것 아니냐. 너 그래봤자 니 팔자만 우그러드는 법이어야."
괜히 심술부리지 말라는 것이었으리라.
최근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었다.'내 남은 생은 실어증으로 살고 싶다.?!'요 며칠 새 그런 날이 있었다.
우리 엄마 생각해서 그냥 살기로 했다.내 공간으로 복귀했다.?!
* 땡깡 - '생떼'의 남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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