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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먹구름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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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반가웠다. 그러나~

좀 더 밀도있게 뭉쳐야 했다. 구름!

 

도대체 언제나 가을일까.

새벽녘이면 가을인가 하면서 출근하는데 오전 새참도 되기 전에 한여름 더위 못지않은 더위가 다습의 양과 함

게 쏟아진다. 

 

이른 출근을 출발하려는 사람이 말하더라.

"우산 챙겨 가."

"왜?"

"오후 네 시쯤 소나기~"

 

일단 아침이 우중충했다. 선글라스를 쓰지 않은 채 집을 나섰다.

'그래, 오늘은 좀 쏟아지려나 보다. 그래, 이제는 기온이 좀 수그러질 때가 되었지.'

 

우선 반가웠다. 출근길 사진을 찍었다. 먹구름 모음. 반가웠다. 어서 오라고 부르짖으면서 폰 필름에 담았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우는 하루 중 최고의 기온 시각인 오후 두 시쯤의 기분은 어처구니없다는 것. 아침부터 뭉쳤던 먹구름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은 것.

"에이씨, 대체 언제나 가을 기운이 내린담?"

 

퇴근길 구름은 우기를 거의 상실한 몸이었다.

 

 

다행히 소나기성 비가 내렸다. 기운을 제 스스로 죽인 소나기. '질금'보다 살짝 큰 기운의 '찔끔'으로 하늘은 지구상 생명체들에게 눈물 몇 방울을 흘렸다. 기온을 낮추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진 않았다.

 

퇴근길. 늦은 퇴근. 더위는 그대로인데 해가 짧아지는 순환은 그대로인가. 해가 짧아졌다. 금세 어두워지고 저녁 식사를 치르기 전에 저녁 식사부터 해야 했다.

 

그토록 바랐던 소나기성 호우(?)는 흉내도 내지 않은 채 그야말로 순간 뿌리고 멈췄나 보다. 올해 가장 확실한 것은 내가 '지구 온난화'의 기운을 확실하게 체험한 여름이라는 것. 내일은 좀 진짜 초가을 내음을 풍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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