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이
나는 페인트 등 면에 칠하기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반듯한 선이 있는 곳을 칠할 때도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채 곧잘 말끔하게 해낸다.
올 겨울 내 일터 공간에 페인트칠을 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어, ' 미장이'를 하는 것이 낫겠구먼. 현재 하는 일보다 페인트칠을 할 때 훨씬 신나 보이는구먼. 거, 요즘 미장이 수당이 엄청나다는데. 도전해 봐. '달인‘ 반열에 오르면 일당 50만 가까이 받는다는데~“
’이 정도 페인트칠 능력이 어찌 미장이분들 일하고 같겠어요. 그분들은 정말로 대단하시던데. 벽 바르는 것 보면 도사 같아요. 하긴 사실은 가끔 페인트칠하는 데에 가서 일도 하고 싶어요. 투잡으로요. 이것 정말 굉장히 재미있거든요. 저는 반만 받고 하려는데요. 알바로요.”
그날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 끝에 대체 ‘미장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왔나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이랬다.
옛날에는 벽면을 바르는 데에 진흙을 사용하였다. ‘미장이’는 원래 ‘니(泥, 진흙 니)’에다가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 중에 천한 직업인을 뜻하는 한자어 ‘장’(匠)이 붙은 ‘니장’(泥匠)이‘였단다. ’이‘는 물론 사람을 뜻하는 명사화 접미사.
‘미장이’는 ‘니장이(泥匠이)’였는데 어형이 바뀐 말이란다.
'천한 직업인'의 '장이'는 의미가 바뀌었다. '천한'이라는 낱말을 떼어내고 '달인'이라는 의미가 튼튼하게 얹어졌다는 것은 내 생각이자 현실.
'장인'들에게 무한 박수를!
어형은 어떤 이유로 바뀐 것일까. 더 연구해 볼 일!
‘미장이’는 비표준어이고.
나는 또 생각한다.
진즉 좀 이직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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