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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스팸 댓글 블라 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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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댓글 블라 블라~

버려지는 것들, 스팸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요즈음 이곳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가까스로'라는 낱말이 필요하다. 바쁘다. 연말이다. 연말의 밀도 높은 업무는 어느 일터 일이 그렇지 아니한 것이 있겠는가마는 내 일은 특히 더 그렇다. 연초와 연말의 시간 흐름 패턴이 제대로 적용되는 직업이다. 문제는 그러려니라는 생각이 이날 이때껏, 지금껏(무척 긴 시간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진행되다니 어처구니없는 현실이긴 하다. 나라는 사람이 무심한 것인지 어디 부족한 것은 아닌지. 내 생각을 붙잡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 본질이리라고 패대기를 치고 나는 또 바보같이 연말의 업무 폭탄 아래 부들부들 떨고 있다.

 

내가 일부러 '블로그에 매일 한 편씩 글을 써서 올리기'를 공적으로 내세워서(나 혼자 정한) 습관 만들기로 돌입한 것은 기어코 해내고자 하는 의지의 표시였다. 이곳에 매일 글쓰기를 진행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더라. 어떤 날은 이렇고 또 어떤 날은 저렇더라. 마음 단단하지 못한 나를 위한 변명이기도 하다. 어쨌든 지켜오기는 했다. 특별한 행사가 있어서 내가 도무지 컴퓨터 앞에 설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지 못할 때, 아마 열흘 안팎일 것이다. 만족한다. 어리숙한 나에게서 좀 벗어나보자고 세운 이 계획은 대체로 잘 진행하고 있는 편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적어왔다. 글의 수준과는 전혀 상관없는 글, 그리하여 잡문, 순수 잡문이라지만 어쨌든 해 오고 있다. 2년 개인가?

 

내가 올린 글에 대한 답글을 달아주신 분들에게 미안함이 참 크다. 답을 해드릴 수가 없다. 시간 타령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어쩌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댓글, 즉 내 글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이면서 직접적인 응답이 되는 댓글에는 댓글을 다신 분의 블로그에 들어가 정성 들여 그이가 올린 글을 읽고 글이 내용에 관련된 내 생각을 또 성의 있게 입력한다. 이것 또한 쉽지 않다. 반복하지만 고맙고 또 고마울 뿐이다.

 

한데 어제 발견한, 반복되는 댓글의 유형에 놀라 오늘 아침 이 글을 쓴다. 

'스팸~, 휴지통에 블라블라블라~'

대체, 이게 뭐람? 사실 이런 유의 문장을 발견한 것은 서너 날은 된 듯싶은데 의미를 실어 읽을 짬이 없었다. 반복의 틀을 확인하고 한두 건이 아니라는 것을 또렷이 읽을 수 있었다. 강조되었다는 사실을 느끼고서야 티스토리 홈을 둘러봤다. 상당한 댓글이 위 문장을 앞세워 휴지통에 처박혀 있었다. 홈에는 공지 사항으로 떠 있다. 스팸 블라 블라, 이 공식을 운영하겠노라고.

 

'쏴아~'

온몸을 휘감는 쓰디쓴 감이 확 느껴진다. 소통의 불능이라는 생각이다. 이 바쁜 날, 쓸데없는 업무 처리를 해치우겠다고 아직 일출 전의 어두움을 뚫고 출근해 있다가 하는 일이 고작 '스팸 블라블라'를 내세운 공지 사항 읽기라니. 몇 분, 오늘 어젯밤 자정이 되기 전에 올린 글에 댓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글을 드리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인데 말이다. 공지 사항은 단지 안내였다. 내가 게을러서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으나 스팸으로 처리되는 댓글을 어떤 종류인지 알 수가 없다. 적어도 내 글에 올라온 댓글의 관리는 내가 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이곳 티스토리만이 아니다. 나를 붙잡고 있는 모든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것이 그렇다. 나를, 우리를 제멋대로 데리고 움직인다는 생각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여론 수집'을 그들은 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방법을 물어오지 않는다. 왜 이렇게 일하는지 말하지 않는다. 무작정 내리 퍼붓는다. 디지털을 향유하는 놀이를 즐길 수 있게 한 값이라는 것일까. 

 

한편 스팸으로 분류되는 댓글을 다는 이들도 문제이다.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옳은 지점이고 그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지사항 아래 댓글을 보니 스팸성에 해당이 되는 댓글을 와장창창 달아내는 이들도 있나 보다. 부지기수라고 하기에는 무리수이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골탕 먹이려 덤비는 이들은 곧 늑대의 밥, 사자의 찬이 될지어니. 그만들 두라. 이젠 바로바로 스팸이라는 딱지를 붙여 휴지통으로 곤두박질치게 한다지 않은가.

 

이 글은 어쩌면, 디지털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보기에는 무지한 개인으로 몰릴 수도 있다. 몰상식한 사람이라도 치부될 수 있다. 진정 이런 글을 쓰면서 디지털 사용자라고 할 수 있냐며 버럭 내게 화를 낼 수도 있겠다. 물론 진정 스팸에 해당이 되는 방식이나 내용을 글을 올리는 자들도 문제는 크게 문제다. 그러나 무엇이 어찌 되었든 '스팸 문자'는 이러이러한 내용의 것이니 플랫폼에서 확인하여 당사자(나, 즉 블로그 주인들에게) 대신 스팸 처리를 할 것이니 그리 아시오. 그리고서 정말로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저 글을 써서 올리기만 할 뿐 기타 여분의 행위를 전혀 하지 않는(못 하는) 나는 사실 이런 말을 할 권리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방 마련해 준 이들이여. 최첨단의 행위가 이렇게나 구설수가 붙을 만한 상황을 계속한다면 행위자 자체에게도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지켜보자. 가만 조심스레 살펴볼 일이다. 쉬운 것이 없으니, 고로 삶일지어다. 인간사일지 어니. 평화를 찾자. 잠을 잘 자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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