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노래' 특집
치매극복의 날. 이런 날이 있구나.
치매는 환자도 문제이지만 간호가 문제라는 생각이다. 보통 일이 아니다. 어쩌다가 텔레비전의 특집방송 정도로 보곤 하는데 늘 너무 안타깝다. 발병 연령도 낮아진다고 하고 고령화로 오랜 시간을 질병과 함께 살아야 한다니 정말이지 보통 일이 아니라더라.
'치매극복의 날'을 기념하여 '기억의 노래' 특집 '불후의 명곡'이 있었다. 나도 참 무심하다는 반성을 했다. 나야말로 치매와 깊은 관련에 놓여있는 상태의 사람인데 이런 날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니 멋쩍었다. 양쪽 부모 중 한 분이 살아계시는데 올해 일백 세이시다. 기념 생신 파티를 했다. 정신이 팔팔하시다. 속된 말로. 본격적인 치매 증상이 곧 발생할 것이다.
친정 부모님은 어느 정도 치매 기운을 겪으시다가 가셨겠지만 먼 곳에서 둘째 올케가 자기 운명인 듯 잘 보살펴드렸기에 막내딸인 나는 아무 할 일이 없었다. 그 세월을 부모님과 함께 산 올케 말로는 별 문제는 없었다니 아마 우리 친정 엄마 아버지는 가시는 날까지 오직 자식 생각으로 사신 것일까.
나 자신도 머지않아 이에 해당될 텐데 치매에 대한 정보를 몰랐다니 참 한신스럽다. 차츰 준비를 해야 할 때인데 말이다. 사실, 가끔 아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내가 '치매', 그 문 앞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 날이 있다. 특히 책을 읽은 날이 그렇다. 그토록 속 뒤집으면서 읽어냈던 책의 문장이 책을 덮고 나면 문장을 이루고 있는 낱말도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 역시 그렇다. 속 뒤틀면서 봤던 영화를 그다음 날이면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를 어쩌나. 그건 그렇고.
우선 오늘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알게 된 '치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
치매의 날이 매해 9월 21일.
치매 상담 연중무휴 콜 센터 전화번호는 1899 - 8899
'8899'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팔팔하게 구십구 세까지 산다고 했던가.
'희망찬 메시지를 건네며 힐링하는 시간!'
오늘 불후의 명곡의 테마였다. 힐링!
그리하여 <불후의 명곡 – 기억의 노래 특집>
1타
소란
소녀시대의 '힘 내!'
뜻밖의 선곡. 소란은 어떤 곡이든지 자기 곡처럼 편곡하여 잘 부를 것을 알지만 정말이지 뜻밖의 선곡이었다. 밴드계 아이돌이란다. 소란은 신동엽의 말마따나 밴드계에서도 달고 있는 명찰이 '긍정 에너지'를 주는 그룹이다. 맞다. 고영배를 보면 참 신기하게 우선 기분이 좋다. 참 사람을 편하게 하는 인상이다. 복 받은 거다.
'해피바이러스를 품은 청량미 가득한 스테이지!'
라고 자막이 떴다.
소녀시대의 곡이지만 정말 열심히 잘 불렀다. 소란의 곡처럼. 한데 중간에 무대 멈춤 사건이 있었다. 보컬, 고영배가 한참 노래를 부르던 중 꽃가루가 입 안에 넣고 말았다. 소란답게, 고영배답게 매끄럽게 잘 해결했다. 음악도 참 좋았다. 연주도 좋고 고영배의 목소리도 참 건강했다. 에너지를 팔팔하게 끓게 했다.
<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
고영배는 에세이도 써서 책을 펴냈단다. 읽어보고 싶다. 얼마나 밝고 맑고 건강한 문장이 모여있을지 능히 짐작할 수 있어서 한번 꼭 읽어보고 싶다. 다 다음 주에는 시립도서관 대출로 고영배의 글을 읽어야지. 기대된다.
2타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이치현의 '당신만이'
뮤지가 우선 반가웠다. 한 마디 한 마디, 늘 사람을 편히 웃게 하는 그의 말이 최근 참 좋아졌다. 텔레비전을 거의 안 보는 관계로 뮤지를 본 것은 이곳 불후의 명곡에서였다. 그때도 참 즐거웠다. 요즈음 이런 사람이 좋다. 우선 맘 편하게 해 주는 말과 눈빛과 행위를 보여주는 사람. 소란의 고영배와 나누는 대화가 참 좋았다.
김조한이 있어 노래는 걱정이 없다고 여겨졌다. 한해의 랩에 힘차게 웃음을 전달해 줄 뮤지의 합이니. 잘하리라. 한 번도 우승을 해 본 경험이 없다기에 나도 뮤지의 우승을 빌어줬다.
참 열심히 불렀다. 셋의 합이 의외였다. 깜짝 놀랄 만큼 좋았다. 조화로웠다. 김조한은 마음껏 애드리브를 펼치고 뮤지와 한해가 무한 지원을 해줬다. 멋있는 무대였다. 뮤지와 한해도 참 노래를 잘했다.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승 예상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승
테이
김광진의 '편지'
원가수와 노래 제목만으로 이미 무대를 압도했다. 앞 팀의 무대가 매우 좋은 것이 사실이었지만 은근히 기대가 컸다. 감동의 위로 스테이지! 명불허전 발라드 황태자! 황홀한 보이스로 마음을 적시는 감동 스테이지!
위 문장들이 테이의 무대 자막이었다.
자막에 걸맞은 무대였다. 어느 부분은 목소리만으로 무도를 압도했다. 발라드 황태자라는 말이 와닿았다. 개인적으로 크게 좋아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참 힘있는 무대였다. 연극이며 뮤지컬을 뛰면서 날로 소리가 좋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 승 예상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2승
4타
정동원
이적의 '당연한 것들'
트롯 왕세자의 귀환이라고 했다. 어릴 적 모습은 언젠가 본 적이 있다. 한층 성숙해진 감성의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하니 한번 들어보자 하는데 선곡이 이적의 곡. 트로트를 부른다고 알고 있는데 과연 어떤 노래를 만들어낼까 궁금해졌다.
소리를 많이 갈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저음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는 감동의 무대 속으로!'를 자막으로 내건 것은 앞으로의 노력을 담보로 한 것이리라. 열심히 부른다는 것은 느껴졌다. 하긴, 노랫말의 성숙한 전달을 위해서는 '연륜'이 더 쌓여야 할 것이다.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승 예상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승
5타
이보람&백예린
엄정화의 'Festival'
이보람. 어느 걸 그룹의 멤버였나 보다. 함께 하는 백예린도 그랬던가. 어쨌든 두 사람의 무대는 잘 알지 못하는 가수이므로 차라리 편안하게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이보람이 노래를 참 잘했다. 고음을 내뿜는데 그저 고음이 아닌 음악 고음이었다. 백예린도 부드럽게 노래에 합류하였다.
오늘 내내 무대 전에 나를 웃겨준 뮤지의 우승에 나의 맘이 가 있었다.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승을 무찌를 만큼 이보람과 백예린의 무대가 상당히 수준 높았다. 이보람은 크게 발전할 수 있는 힘 있는 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기대된다.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승
슬로우 모션(김조한&뮤지)& 한해 최종 우승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없었다. 오늘 불후의 명곡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회차였다. 영화를 볼까 하다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보는 프로여서 계속 보게 되었는데 제법 괜찮았다. 노래도 노래였지만 나를 오늘 붙잡은 사람은 뮤지였다. 그의 말이 참 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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