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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음악

포르테나 최종 우승 : 불후의 명곡 '윤형주'와 '김세환'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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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나 최종 우승 : 불후의 명곡 '윤형주'와 '김세환' 2회

 - 불후의 명곡에서 윤형주와 김세환 편을 방송했다. 지난주에 이어 2회 차.

 

 

아름다운 사람들의 선명한 모습을 올릴 수 없어 참 안타깝다. 스크린숏으로 올림

 

두 가수는 우리나라 포크계의 선구라고 알고 있다. 윤형주와 송창식의 트윈 폴리오 노래를 나는 참 좋아한다. '웨딩 케이크'와 '하얀 손수건'이 나의 애창곡이기도 하다. 내가 오늘 불후의 명곡을 꼭 본 것은 나의 애창곡들 때문이기도 하나 큰 이유는 신예그룹(?) 크로스오버 '포르테나'때문이다. 

 

몇 달 전 몇 년 만에 운영되었던 jtbc의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에서 그들을 만났다. 참가한 가수들 누구 하나 실력이 달린 사람은 없었으나 개성과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 순간 포인트가 있는 이들이 각 단계의 경선을 통과하고 마침내 내가 최고로 뽑은 가수들이 모인 그룹이 '포르테나'이다. 

 

그들은 네 명의 테너가 모였다. 전 세계적으로 테너로만 모인 그룹이 처음이라며 심사위원들은 그들의 모임에 기대 반 포기 반인 것 같았다. 음악을 아는 이들의 걱정 속에서 그들의 결선 무대는 빛났다. 특히 결선 1라운드 의 그들의 화음은 그 화려함과 웅장함과 고상함과 고아함이 어우러진 멋진 무대였다. 나는 전율했다. 그들의 결승 1라운드 곡은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네아폴리스(Neapolis)'였다. 그 곡을 들으면서 내 온몸과 영혼은 감당해야 했던 황홀함이 너무 무거워 쓰러질 뻔했다. 나는 밤새 누구에겐가 어서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라고 전하고 싶었다.

 

1라운드의 힘이 너무 셌을까.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젊은 출연진 그룹의 비주얼을 추앙(?)하는 사람들의 덕후 모임으로 나의 그룹 '포르테나'는 그만 일반인 점수에서 밀렸다. 최종 2위에 그쳤다. 이미 예상한 결과였지만 일종의 분노로 하룻밤 잠을 설쳤다. 한낱 팬이 이럴 때 본인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었는데 탄탄한 경력의 이동규가 이끄는 힘이 있어서인지 대체로 경연 후 활동을 열심히 하는 듯싶었다. 가끔 유튜브로 보고 듣게 되는 그들의 음악이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언제쯤일까 싶었는데 드디어 대중 무대에 떴다. 이 소식을 지난주에 알게 되었다. '불후의 명곡'을 가끔 시청하는 나의 시청 여부 기준은 출연진, 즉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출연하는가이다. 세상에나 생각지도 않았다. 불후의 명곡 편성표를 열어보니 전설에 해당되는 가수가 '윤형주와 김세환'이란다. 아하, 아니로구나. 이번 회에는 나의 가수들은 등장하지 않나 보다 하고 출연진을 훑어보는데 그들이 있다. '포르테나', 그들 때문에 지난주와 이번 주에 불후의 명곡을 시청했다.

 

오늘 출연진은 내 기준으로 지난주에 비추어 볼 때 더 짱짱했다. 유리상자, 에일리, 나상현 밴드, 마독스, 포르테나. 가장 늦은 순서로 불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부디 신동엽이 마술을 부려서라도 마지막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되길 바랐다. 유리상자는 유리상자이다. 노래를 잘 불렀다. 어떤 곡이었던가. 그래, '길가에 앉아서'였다. 딱 그들의 노래였다. 잘 부르는 가수들이다. 한데 오늘은 기대 이상은 아니었다. 안심이 되었다.

 

두 번째는 '마독스'. 그 예쁜(?) 가수를 나는 불후의 명곡으로 알게 되었다. 노래를 상당히 잘했다. 만능 엔터테이너라 했다. 작곡, 편곡까지 하면서 주어진 곡을 자기 나름의 개성을 살려 참 잘하는 듯싶었다. 오늘은 1승을 하길 바랐다. 유리상자야 워낙 잘하므로 이미 여러 개의 우승컵을 가져갔으리라. 유리상자 승. 다음은?

 

그토록 기원했지만 세 번째 무대였다. '포르테나'. 그들 특유의 팀 로고를 손으로 행하면서 출발했다. 잘할 수 있기를. 나는 사실 에일리가 뒤에 떡 버티고 있었고 제법 알고 있는 '나상현 밴드'도 있어서 1승만 할 수 있으면 싶었다. 오늘 그들이 연주할 곡이 '웨딩 케이크'라고 했다. 내가 늘 부르는 '웨딩 케이크'. 노랫말에 반해 얼마나 그 음악을 듣고 부르기를 좋아했던가. 지금이야 노랫말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지만 한때 나의 최고의 애창곡. 

 

잘 불러라, 잘 불러라. 잘 불러라. 간절히 기원했다. 심지어 내가 혹 시청하지 않으면 더 잘 부를까 싶어 텔레비전을 끄려는 생각까지 해댔다. 보길 잘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슬픔을 잔뜩 안고 있는 노랫말의 분위기에 맞게 편곡했으며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까지 삽입된다고 했을 때 나는 너무 오버하지 않은지 걱정됐다. 지나친 편곡은 무리가 커서 듣는 이들을 실망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연에서는 완벽한 편곡이 아니면 원곡 그대로 살리는 것이 낫다. 

 

무대가 시작되었다. 허밍으로, 구음으로 음악의 처음, 전반적인 분위기를 쫘악 깔았다. 제법 되는 시간이었다. 지루하면 어떡하나 싶은 순간 오스틴 킴이 첫 소절을 불렀다. 이제 밤도 깊어 고요한데 창밖을 두드리는 소리. 잠 못 이루고 깨어나서 창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이어지는 각 소절들을 김성현과 서영택이 연이어 부르면서 나버지 세 사람이 한데 모은 화음을 깔아주었다. 1절이 끝나면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 'What is a youth, Love Theme & Ending Theme'를 이동규가 불렀다. 이어서 펼쳐진 네 명 모두의 소리가 어우러진 화음으로 구성된 연주 부분은 너무 도드라진다고 여겨질 만큼 커다랗고 복잡한 악기들의 소리에도 꿀리지 않았다. 악기의 기계음들과 네 사람의 아름다운 소리가 어울려 하나의 음악이 되었다. 진정한 넷의 음악을 하나로 내놓았다. 

 

그래, 어디서 이렇게 훌륭한 음악을 들을 수 있겠는가. 이런 음악을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어느 출연 가수의 말대로 오늘 '포르테나'의 '웨딩 케이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하루는 충분히 훌륭했다. 오늘, 단 몇 분을 이불속에서 차가워진 두 발을 덥히느라 눌러앉았다가 존 것을 빼놓고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았는데 그중 '불후의 명곡'에서 '포르테나'의 음악을 들은 것은 최고로 잘한 일이다. '포르테나'를 알게 된 것은 올해 내가 한 일 중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전 세계의 무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포르테나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어진 나상현 밴드도 잘했다. 에일리 역시 춤이 어우러진 평소 음악과 다르게 고저를 모두 다녀가면서 차분하게 마음의 변화를 내놓는 음악이었다. 최종 우승은 당연히 '최종 우승'이었다. 다른 가수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마 오늘 '포르테나'의 음악은 결이 달랐다. 이미 출연 중인 여러 '팬텀싱어' 출신의 타 그룹들이 불렀던 노래들을 떠올려 볼 때 오늘 연주한 '포르테나'의 음악이 최고이지 않나 싶다. 물론 단순한 나의 주관적인 표현이다. 

 

'포르테나'의 구성원은 다음과 같다.

이동규      - 카운터테너이면서 캐나다 국적

오스틴 킴 - 대한민국 국적의 콘트랄토이자 베이스 바리톤. 리더.

서영택      -  대한민국 국적. 레제로 테너, 하이 테너, 멜로디 테너를 뛴다.

김성현      - 막둥이. 리릭 테너, 스핀토 테너로 뛴다.

 

그야말로 클래식의 저 위 성부들을 자유자재로 뒤흔들고 화음을 맞춰 멋지게 변형된 음악을 때로 새로운 음악을 만든다. 때로 한껏 화려하고 우주 윗선을 좌우할 만큼 크고 웅장한 음악을 연주할 것이다. 내일 아침은 경연 동안 그들이 내놓았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서 시작할까 싶다.

 

화분 모두에 물을 줘야 했다. 이것저것 베란다 화분들을 살피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유튜브 네다섯을 들을 수 있었을 뿐이고 이곳 블로그에 시 한 편을 써서 임시 저장했다. '불후의 명곡'을 보고 듣고 지금 이 글을 쓴다. 아, 그리고 두 끼 식사를 했다. 내일은 더 알차게 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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