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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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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정말이지, 여행은 가벼워야겠더라.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외로웠다. 대중과 같이 걷는데 나는 줄곧 혼자였다. 차라리 혼자이고 싶었다. 그 구체적인 이유를 말할 수 없어 안타깝다. 어쨌든 많이 소슬했다. 한편 조마조마했다.

 

나는 자꾸 소리를 질러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여행의 광야에 내 노래를 묻고 싶었다. 

 

돌아오면서,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나는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 소고기 스테이크에 와인 혹은 막걸리였다. 짐짓 내 상차림에는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목살이 올라왔다. 별 거창한 이유가 없다. 가게에 들렀더니 내 귀에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가 

"마감해요, 오늘 목살 20퍼 할인이요."

하여 목살을 구배해왔고 나는 아주 간단한 상차림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돼지고기 목살구이에 생김치. 그리고 갓 지은 쌀밥 몇 술과 막걸리 두 컵. 한 병의 3분의 2정도 되는 양. 2박 3일을 뭉개고 지나가련다. 내일 오전가지 죽치고 죽어라 자고 싶어서다. 

 

자고로 여행은 나 혼자 떠나는 것이 옳다. 혹 함께한다면 어떤 의도나 목적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 오직 나만을 위할 것. 오로지 내가 구상하고 계획하여 추진할 것.

 

언제쯤 이런 여행, 그제와 어제, 오늘로 연결된 그런 여행이 사라질 수 있을지. 내가 행복하지 못한 떠남이 어찌 여행일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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