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하루 공개

오늘은 장마 전선이 운행하는 포물선의 어느 위치에 와 있을까.

반응형

 

 

 

 

오늘은 장마 전선이 운행하는 포물선의 어느 위치에 와 있을까. 

'포물선'이라.

 

 

 

풍광이라 하자 1

 

 

장마가 시작되면서부터 출근길에는 그 자리에 머물러 한없이 필름에 담고싶은 광경들이 많아졌다. 어제는 집 근처까지 가서 큰 길 건너 아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일부러 걸음하였다. 예고 없이 쏟아진 빗줄기에 급히 달려 집으로 돌아왔지만 적당히 젖은 여름 원피스의 축축함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내려다본 광경은 말 그대로 '풍경'을 넘어선 '풍광'이었다. 오늘도 '장마 전선'이 연출하는 '풍광' 속 '풍경'을 담느라 바빴다. 일터 도착 시각이 계획보다 지연되었다. 

 

 

 

풍광이라 한다 2

 

 

'포물선'이라니. 수학 전문 용어가 아닌가. 과학인가? 아니다. 1차니, 2차니, 방정식이니 하여, 고상함을 자랑하는 낱말들이 얼레 설레 엮어 운용되는 포물선. 수학이라고 하면 내 생의 방향을 뜻밖의 곳으로 내몬 야속한 물건인데. 이 좋은 아침에 어쩌자고 내 생을 고달프게 만든(틀림없는~) '수학' 관련 용어를 등장시키는가. 하여, 지금부터 내가 이곳에 새기는 이과 쪽 언어들은 순전히 '바닥'을 형성하는 것이다. 기초. 기본. 베이스. 말하자면 '기초 수학학습' 수준의 언어들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내 들먹이는, '포물선'은 '방정식'과 연결되지 않는다. '함수'랄지 '2차 방정식'이랄지 '준선이나 초점'등의 머리 아픈 수학 전문 용어는 떠올리지 말라.

 

 

 

풍광이지 않은가

 

 

내가 말하는 포물선은 농구공을 던지면 골대의 바스켓을 향해 공이 날아가면서 그리는 점의 집합 정도를 말한다. 그 포물선을 나는 세 부분으로 구분한다. 출발에서 상승으로 가는 길이 첫 부분이고 소위 꼭대기를 포함한 전과 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한 가운데 부분, 가속도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최고속의 깃발을 달고 바닥을 향하여 떨어지는 마지막 부분. 오늘 날씨 기운의 위치는 장마가 그리는 포물선의 세번째 부분에 위치해 있다면 참 좋겠다.

 

 

 

복잡한 심사의 장마

 

 

내 육신의 거죽 중 가장 민감하게 '바람결'의 정도를 감지하는 기관은 양 어깨 봉우리(전문 용어로 견봉)에서 아래 부분으로 떨어지는 피부이다. '감대'라 표현할랬더니 그런 용어가 존재하나 싶어 길게 설명하게 된다. '감대'라고 하니 '성감대'에 굳이 한정하지는 말자. 바람의 기운이 달라지면 가장 먼저 판별하여 걸쳐야 할 재킷의 옷감을 구분하게 하는 곳이 '어깨봉우리'라는 것이다. 

 

 

 

내 머플러를 출연시키다.

 

 

오늘 내 어깨봉우리에 와 닿은 바람이 속삭였다.

"그대, 당신이여. 올 장마는 좀 이상하지 않소? 봄가을의 기운과 초여름의 기질과 한여름의 한이 함께 작동하는 듯싶지 않은지요. 그렇담, 당신은, '추위'하면 벌벌 떠는 당신은, 적어도 초여름 긴팔 재킷 정도는 오늘 챙겨왔어야 하지 않은지. 고집불통 당신이 내가 속삭이는 언어를 쉽게 받아들일 리 없다는 것은 잘 아오만~"

 

 

 

어디엔들 어울리지 않은 곳이 없는 내 머플러

 

 

'유월 말일인데. 이겨내자. 장마 속 울퉁불퉁한 기온 차 쯤 거뜬히 이겨내는 강인한 인간으로 거듭나자.'

오늘 일을 시작하면서 이 주제, '장마전선이 끝날 단계에 와 있는가?'라고 들먹였더니 동료가 답했다.

"끝나면 태풍을 몰고 다시 온대요."

 

 

근무 시간에는 좀처럼 떠올릴 수 없는, 떠오르지 않은 사람이 생각났다. 

전방에 군 부대에 근무하는 내사랑!

 

 

 

패셔너블한 내 머플러. 꽃 속에서도 빛을 발하다.

 

 

 


 

 

 

어느 색깔인들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이 없는 내 머플러.

 

 


 

 

산다는 건 참 고단한 거지

춥고 아프고 참 위태로운 거지

...... .

JTBC 퓨전국악 오디션이었던가. 아, '풍류대장'이었다.

그곳에서 불렀던, 내 좋아하는 국악인 김준수의 '살아야지(임재범 원곡인가? 갑자기 생각이~)'를 들으면서~

.

 

왜 나는 늘 내 일터 사람들 중 가장 늦게 퇴근하는 것인가. 왜? 늘?

어제 오후 서울 제 집으로 떠난 새 신부의 어미인 '내 언니'가 그랬다. 위 내용의 내 물음에.

"바보든지, 성실녀든지 둘 중 하나!"

으하하하하하하~

 

어서 가자. 집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