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너무 웃긴다.
나 한때 커피광이었지.
원두며 믹스며 할 것 없이 커피라면 무조건.
커피 있어서 사는 목숨처럼.
떡 하니 아침을 시작하자면 '커피' 한 모금을 해야만 했고,
뭔가 '글줄' 좀 쓰자면 커피 향내에 심취해야만 했고!
각설하고.
며칠 전
일터에서 이쁜 후배로부터
"이 커피 가져가서 드세요."를 들었고
소화불량 이후 잠시 쉬던 커피를 최근 들어 다시 섭취하기 시작한 바
"땡큐~"를 읊고 가져왔는데.
이틀 후
엊그제.
사용 설명서를 읽어 보니 뭐라 뭐라 했는데.
나는 해석하기를 '원두'를 거름종이 같은 필터에 쫘악 깔아 두고
뜨거울 물을 부어 어찌어찌해서 마시라는 것으로~
한데 정작 마시려고 꺼내어 다시 읽어보니 내 해석이 긴가민가하더라는.
하여 마침 옆에 있던 후배들에게 물으니
"이거 이쪽저쪽 펼친 후 쫙 컵에 걸쳐서~"
"어, 그래, 그렇군요. 고마워요."를 읊고는 괜히 민망하여
"이거 있죠이. "
"이거 많이 모아서(원두) 뜨거운 물로 끓여 우려내어 샴푸 한 방을 떨어뜨려 거품 내어 머리 감으면 좋대요."
밑도 끝도 없는 말을 지껄이고는 얼른 현장을 도망쳐 나왔다는.
민망하더라는.
하고 보니 사용 방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내가 너무 웃기더라는.
심지어 어리석어 보이더라는.
'나이를 뭘로 먹었을까? '하면서
얼마나 속으로~
를 생각하니 오, 끔찍하더라는.
통 '아날로그 방식'으로만 살다 보니.
그리고 코로나 이후 거의 세상과 담을 쌓고 살다 보니.
(심지어 먹는 것도 거의 자연산과 옛 방식의 것으로만)
모든 것이 새로운 문물 같아 보이더라는.
에이고~진짜 AI시대가 속사포로 오면 어찌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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