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초저녁 잠이 내게도 시작되었다.
- 장맛비다. 오랜만에 일상을 일기로 쓴다.
손위 언니가 한양에서 내려오면 구박을 하곤 한다. 대부분 저녁 여덟, 아홉 시쯤 내 잔소리가 시작된다.
“어이쿠, 제발 좀 어서 들어가 자슈‘”
“근께 말다. 으째 내가 딱 우리 엄마 닮아가꼬 일어는지. 초저녁부터 잠이 와야. 점점 더 심해진다야. 딱, 우리 엄마여야.”
“우리 엄마는 종일 일을 해서 그러겠지 했고 언니도 여기에서 회사에 다닐 때는 하루 열서너 시간을 일하니까 피곤해서 그러나 보다 했는데. 아니구만.”
“근께 말다. 점점 더한다야. 요즘 일하는 것도 없는데 왜 이러는가 모르겠다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잠 오면 얼른 침대에 들어가 자슈. 하품 늘어지게 하고있지 말고~”
“아이, 알았다야, 알았어. 서울에 있으나 여기 오나 나는 애물단지여야.”
씁쓸하다. 그래, 내가 문제다. 컴퓨터 앞에서 뭘 좀 한다고 언니 하품하는 꼴을 견뎌내지 못한다. 블로그 일기를 대부분 지금처럼 블로그 일기를 쓰는 경우를 말한다. 영화를 볼 때도 많다. 나는 내 일을 할 때, 철저하게 나 혼자 있고 싶다. 주말이면, 휴일이면, 나는 내 남자도 밖으로 나가 놀기를 희망한다. 혼자서 노는 생활이 습관화되어 초저녁 하품을 하면서도 거실에 누워있는 언니에게 짜증을 부리곤 했다.
내가 그 나이가 되었나 보다. 우리 엄마 초저녁잠 습관이 내게도 시작되었다. 얼마 전부터 저녁밥을 먹고 나면 얼마 되지 않아 하품이 나온다. 언니가 하품했던 모습 그대로이다. 즉 우리 엄마 저녁밥만 드시고 나면 대충 설거지를 하고서 하염없이 해대던 하품. 그 하품이 내게도 시작되었다.
저녁 시간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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