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것일까 혹 게으른 탓은 아닐까.
아침에 눈을 뜨면 몸무게를 측정한다. 몸무게가 1킬로그램 가까이 상승했다. 오늘 아침도 틀림없이 진행했다. 2년마다 실시되는 국가건강검진 때 입는 의상에 최대한 맞춰 입은 차림으로 측정한다. 가운 차림을 말한다.
깜짝 놀랐다. 일의 자리가 어제 측정된 숫자에 하나 더해진 숫자였다. 지난주만 해도 하나 뺀 일의 자리 숫자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급히 최근 나의 식생활을 복기해 봤다. 최근 음주 행사를 몇 차례 치른 까닭일까. 그래, 막걸리를 몇 회 마셨다. 일터 중요 행사를 마치고 퇴근한 날, 아무 탈 없이 일을 치렀으며 다음날부터 일터 일도 내 재량껏 실시할 수 있다는 행복감을 미리 맛보면서 반병을 마셨다.
내가 좋아하는 시월 전어의 계절이면 마시는 리듬으로 마셨다. '가래로 전어회 먹기'를 떠올리면서 또 반병을 마셨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식사에서는 2박 3일을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만끽하느라 또 반병을 마셨다, 아, 그때는 한 병 사 와서 금요일에 한 컵, 토요일에 남은 한 병 속 양을 마저 마셨다.
달걀도 문제였구나. 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을 달걀 후라이를 세 개씩이나 해서 먹었다. 왜 그랬을까. 자연은, 즉 하늘은 활활 타오르는데 내 마음속 인문 환경도 텅텅 비어간다는 생각에 떨뜨름했다. 새삼 나 스스로 돌아보는 현재, 어떤 '즈음'이면 만나게 되는 씁쓸함을, 빈 공간에서 달걀이 지닌 열량으로 메우자고 한 것이다.
미쳤다. 미친 짓이다. 나이 들수록 아무 쓸모 없다는 달걀 노른자를 매일 셋씩 섭취한 것이다. 혹 일터 낯 급식에 달걀이 있었다면 매일 섭취한 계란의 열량은 넷의 함량 가까이 취했을 수도 있다.
하던 운동이라도 부지런히 하자고 다짐하면서 매일 걷는 거리의 길이며 실내운동 실천 내용을 돌아본다.
자, 매일 저녁 식사 후 밤이 되면 영화(요즘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에 취해 있다)를 보면서 실시하는 나의 하루 운동 내용도 떠올려 보자. 일단 나의 하루 실내체조 필수 운동 내용을 정리해본다.( 아마 이곳 블로그에 내 실내운동 내용을 두세 번은 실었을 텐데 티스토리가 붙잡을라.)
1. 스쾃(스쿼트?) 100개 이상씩 하기.
2. 발 뒤꿈치 쭉 올렸다가 내리기(이 운동의 이름은 뭘까. 요즈음 많은 사람이 하고 있대서 배웠는데~) 일백 개 이상씩 하기.
3. 양발 허리 위까지 올리면서 걷기 일백 개 이상을 하기.
4. 달걀 판을 오른쪽과 왼쪽으로 사십여 개씩 쌓아 올려 오르내리기. 한 쌍을 1회로 쳐서 일백개 이상씩 하기.
위 네 운동 중 1과 2의 단위 1은 앉았다 일어서기까지 한 쌍을 말한다. 또한 위 운동 3과 4의 기본 단위 1의 양은 오른쪽과 왼쪽 다리를 각각 한 번씩 올렸다가 내리는 것이 1이다. 즉 오른왼 하나, 다시 오른 왼 둘. 이런 식으로 1회, 2회의 횟수가 매겨진다.
때로 '독도는 우리 땅' 등 일정한 리듬을 지닌 곡에 붙여서 하는 운동도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배운 것이다. 양팔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하는데 양손과 양발이 크로스로 맞부딪히게 하는, 즉 오른손을 오른쪽으로 펼쳐서 반대편 발을 들어올려 찍고 찍기, 왼손을 왼쪽으로 펼쳐서 반대편 발을 들어올려 찍고 찍기이다. '독도는 우리 땅'의 리듬에 맞춰서 두 방향으로 두 번씩 네 번 하는 운동이 한 세트이다. 나이가 들자 느닷없이 불거지는 뱃살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택했는데 제법 괜찮다.
그렇다면 최근 실내운동을 하던 대로 했는가. 운동도 문제였다. 달걀판 오르고 내리기를 하면서부터인 듯싶다. 잠을 잘 잔다. 되도록 잠자리에 들면 핸드폰을 켜지 않을 것을 실천하고 있다. 이것도 수면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젊을 적 사고로 인해 시신경이 다쳤는데 아마 그 결과인 듯 몇 년 전 안과에서 '녹내장'을 언급했다. 부랴부랴 한겨울 한양행 최고(?)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몇십 년 전부터 그 상태인 듯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진료를 꼭 받으라는 결과는 코로나 19로 지키기에는 먼 약속이 되었고 게으른 나는 여전히 안과 진료를 빼먹었다. 올 여름에는 꼭 진료를 받으러 가리라 생각하고 있다. 이에 운동을 가끔 약하게 했던 것 같다.
어떤 날을 부드럽게, 그런데 어떤 날은 영 아닐 때가 있다. 운동을, 시작도 하기 싫을 때 어쩐지 계속하는 것은 나이에 맞지 않은 어설픈 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하고 나면 드디어 내가 사는 것처럼 느껴지는 맛, 그 맛 때문에 실내운동을 또 한다. 하자.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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