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의 동거 정식 판결 후 온전히 보낸 하루!
무지를 용감함의 표현으로 착각한 것을 후회하다.
"양성입니다. 어서 지하주차장에 가 계십시오."
검사를 마친 의사가 결과 대기하라면서 1층으로 내려간 시간이 채 5분도 되지 않은 듯싶은데
전화벨이 울렸다.
검사를 해주셨던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였다.
"왜요?"
"어서 가서 거기 계세요."
"왜요?"
"지하 주차장에 가 계시라니까요?"
의아함을 숨기지 못하고 끝없이 질문을 퍼부었다.
"동거인은요?"
"십오 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그럼 제 진료비와 검사비도 제 동거인에게 지불하게 할게요."
"알았다니까요. 어서 계단을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가세요."
"동거 인하고 같이 왔는데 같이 가면 안 되나요?"
"집이 먼가요?"
"아니요. 걸어갈만해요."
"그럼 걸어가세요."
거리를 갖고 앉아있는 동거인을 힐끔 돌아보며 말한다.
"지하 주차장에 가 있으래. 그리고 집에 걸어서 가래."
"아니야. 주차장에 가 있어. 같이 가지 뭐."
"알았어. 주차장에 가 있을게."
나는 죄인처럼 계단을 타고 조심조심 발걸음 하여 병원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 나와 비슷한 이들이 몇 불안감을 온몸으로 드러내면서 서 있었다. 이따금씩 내려온 간호사가 큰 소리로 환자 이름을 불러 약을 전해주고는 갔다. 나는 해당되지 않았다. 나는 약을 거부했다.
"약에 대한 저항감은 갖고 있지 않나요?"
라고 물어오는 의사 선생님에게 내가 말했다.
"아니오. 약 필요 없어요. 안 가져갈래요."
내 머릿속에는 코로나 관련 약제에 대한 선입견이 매우 부정적으로 심어져 있다. 이 정도의 병증이라면 이삼일이라면 거뜬히 지나가리라는 생각 또한 교만한 자세로 내 안에 똬리를 틀고 자리하여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가볍게 말씀하셨다.
"예. 알겠습니다. 문제가 있으시면 재택 보고 하시고요."
"어떤 종류의 약이지요?"
"감기약 비슷해요. 중증에는 해당되지 않으니까요."
"예. 감기약은 우리 집에 있어요. 안 받아갈래요."
나는 당당한 어조로 약 처방에 선을 그어 거부했고 동거인의 용감함과 드넓은 배려 혹은 포기로 갔던 방법과 똑같이 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늘 이를 후회한다.
'경망스러운~'
'한심스러운~'
'지극히 가벼운~'
나 자신에게 던지는 언어들이다.
오늘. 정식 코로나 확진 판단 후 1일째.
와우,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내 몸상태를 좌지우지하는 코로나 균에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느끼게 했다가는
또 금세 어질병을 내 몸에 이식시켜 표시한다.
곰삭은 가래를 갑자기 내뱉게 하면서 목구멍을 간지럽히고
코감기의 전형인 코막힘 증세도 병행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제 손바닥에 내 육신을 놓고 주물럭거리는 느낌이다.
기분 더러운~
내일은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가 내 해당 약품을 받아와야 되겠다.
한 상 밥을 찐한 '가정식'으로 먹고 있는데도
멀쩡한,
내 용감한 동거인을 보내게 되겠지..
제발, 앞서 가지 말거라.
내게 던진다.
'잘난 척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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