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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확진을 받은 환자입니다.
그날 받아오지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약을 먹어야 되겠어요.
병원 안내 전화를 거쳐 다시 들은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는
의외로 부드러웠다.
당신 스스로 약을 거부하지 않았느냐 류의 반문은 전혀 건네 오지 않으셨다.
너무 부드러운 어조여서 '부디 나를 용서하시라!'는 죄 사함을 주문하고 싶어졌다.
약에 대한 거부 여부와 기저 질환 여부와
혈압과 당뇨 여부를 확인하신 후 약국의 위치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내 동거인이 약국으로 갔다.
나는 결국 코로나 앞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은 격이었다.
묘한 기분이었다. 혹 이상한 약(?)을 취하면 이런 기분일까 하고 느껴질 만큼 여러 느낌들이 내 몸에 들렀다가 나갔다.
다 나은 것처럼 편안하다는 느낌이 채 다 채워지기도 전에 빈자리를 재빨리 채우고 마는 정신의 흔들림.
일반 감기 몸살 때의 정신이 거느린 굴곡은 어느 정도 아우트라인이 있는데 코로나는 아니었다.
순간순간이 다양한 방법으로 얼룩을 남기면서 거쳐갔다. 그렇다고 강약이 구분되는 '통증'은 없었다.
어처구니가 없고 가끔 '재미'가 느껴질 정도였다.
지금 이 시각에는 온전함을 상당히 되찾았다. 이 느낌이라면 거의 '정상' 쪽으로 기울었다. 이제 '코로나 확진자용'으로 제조된 약품을 섭취할 예정이다.
자러 간다. 이불 밑에 '부적'을 그려 넣어두고 싶다.
물론 사춘기적 하던 짓을 새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삼 프로'에서 진행하는 박현도 교수의 강의(오늘은 이스라엘 편) 듣기를 마치고서
조용히 이불속으로 숨어들 예정이다.
그대로 잠의 나라로 젖어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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