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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유튜브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강의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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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박사님이 '핀란드'를 강의하고 계신다.

밤, 세 시간 여 잤나 싶다.

 

'아침 일기'를 쓴다.

 

 

오늘 아침 하늘, 그리고 십자가. 나는 어느 종교에도 가질 않는데 어쩌자고 자꾸 십자가가 보이는가.

 

자는 시간과는 상관없다. 새벽에 눈을 뜬 시각의 내 눈 상태와 내 뇌의 깔끔함 정도에 따라 그날 컨디션이 결정되곤 한다.  오늘은 영 아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어서였을까. 알람 전에 눈이 떠졌다. 눈 떠 첫 번째로 든 물건, 폰의 시계가 다섯 시 삼심 분을 말하고 있었던 듯싶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뇌세포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눈은 빡빡하여 제대로 뜨는 것이 힘들었다. 눈 알을 가는 모래가 잔뜩 싸안고 있는 듯 까끌거렸다. 가상의 모래들이 바스락거리면서 각자의 생각들로 아우성을 쳤다. '더 자.' 더 자자고 '뇌 한쪽'은 내 엉덩이를 토닥거렸지만 내 사고의 한쪽 주머니에 자리를 잡은 '또 하나 뇌'에서는 '일어날 시각'이라고 저항의 깃발을 내세웠다.

"일어나. 너, 며칠 전 그랬잖아. 지난 주였던가. 새벽을 걷고 싶다. 신새벽을 걸으면서 내 지은 죄를 깨끗한 공기에 씻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겠다 하지 않았나. 어서 일어나. 지금 일어나서 시작해야 일곱 시 전에 집을 나설 수 있을 거야. 재빠른 걸음으로 출근하면 가까스로 일곱 시 삼십 분 전에 일터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을 것이며 마침내 오늘, 아침 일기를 쓰거나 캘리 한 줄을  쓰거나 어쭙잖지만 '잡문' 한 문단 정도 쓸 수 있지 않겠니. 어서 일어나."

결국 더 잤고 여섯 시 알람으로 다시 눈을 떴고 '5분 만'을 주장하다가 십오 분 후에 일어났다. 어젯밤 그리다가 만 '히스 레저'의 '다크 나이트' 한 장면을 아침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먼저 했다. 맘에 들지 않았다. 어제 끝내려니 했는데 히스 레저도 어쩌면 이번 주 토요일에나 다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진전이 없다. 

요즈음 '어떤 일을 해내는 시간'에 굉장히 민감하다. 자꾸 내 '살아내야 할 시간'에 생각이 가 닿아 있다. 마음 급하다. 마치 시한부 인생을 담보하는 듯한 마음이 내 안에 자리하고 있다. '시한부 생'을 사는 분들에게는 얼마나 큰 죄며 얼마나 요사스러운 호강의 아이러니이냐 싶어 그만해라 그만하자고 나 자신을 꾸짖지만 영 말을 듣지 않는다. 그만~ 늘 바쁜데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한 것 같지 않은 나날을 이제는 그만 꾸중하자고 다짐하는데 쉽지 않다. 

'명상'을 좀 해 볼까 싶다. 트위터 대표(지금은 물러났던가~) '잭 도시'의 일상을 인터뷰한 내용을 며칠 전 읽었다. 그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명상'이었다. 그는 외적인 모습만으로도 기인 아니면 도사 아니면 초월인이다. 이런 모습부터 참 마음에 드는데 그의 육신 안에 똬리를 틀어 자리 잡고 있는 생각들도 참 인상적이었다. 특히 '명상'으로 세상을 살아낸다는 것, 아침 '냉수욕'을 하고 난 후 말끔해진 정신 상태를 만족해하는 것에 나는 그만 반하고 말았다.(나도 한 때 냉수욕을 즐기던 때가 있었다.)

이지러진(이미 이지러졌다고 생각하는~) 내 현실을 쓰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끝없이 가라앉아가기만 한다는 생각에서 어서 벗어나야 한다. '일단 이쯤에서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급히 필요하다. 올여름 휴가에는 템플 스테이나 피정 비슷한 것에 참가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만 나는 과연 실행에 옮길까?

아침이 소란스러워진다. 사람들이 세상에 생떼를 부리거나 잘 살아내겠다고 마음 다지는 소리들이 들린다. 두 귀로는 최준영 박사님이 내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인 '핀란드'를 열심히 강의하고 계신다. 귀족이 다스리는 '공국'에 대해, 핀란드가 스웨덴의 영토 확장 대상으로 등장했던 시기를 말씀하신다.

최준영 박사님의 세계사 강의를 들으면 결국 세상은 한 인간의 스토리를 확대 재생산하여 더 큰 덩어리인 지역, 사회, 국가, 세계가 움직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늘 깨닫곤 한다. 유아기와 청소년기와 장년기와 노년기를 포물선을 그리면서 살다가 결국엔 스러지는 인간의 생. 고마운 최준영 박사님. 내 흔들리는 시간들을 따뜻한 목소리로 쓰다듬어주시는~, 참 고마운 나의 선생님!

 

오늘 아침 하늘!

 

자, 이제 또 하루 일이 시작된다. 세상은 가고 있다. 그 위에 나도 간다. 일단 가자. 오늘 밤 퇴근하여 만날 나의 '히스 레저'를 기다리면서.

일단 웃고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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