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이니 뭐니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찌 한 번 해 볼까 싶은 것이 있다.
하루 한 끼 먹기.
잭 도시(트위터 수장이었던~)의 일상 인터뷰를 읽고는 부쩍 당긴다. 시도해볼까 싶으나 앞서 거창하게 구상하여 선포(?)한 루틴 실천이 전혀 되고 있질 않아 머뭇거리고 있다.
히피 리버 테리안으로 불리는 잭 도시. 그의 언행으로 읽을 수 있는 '아나키즘'이며 '탈중앙화'까지 내 맘에 들지 않은 것이 없다. 굉장히 호감 가는 인물이다.
더군다나 하루 한 끼를 먹되 그 한 끼를 두 번으로 나누어 먹는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하여, 사실 '공식적인 선포' 없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하지 못하고 있다.
그제부터인 듯싶은데 첫날 월요일부터 실패했다.
언제부터인가 해 온 떡국과 야채 구이 위에 치즈를 얹어먹기가 제법 습관화가 되어 저녁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야무지게 구워진 떡국 생이 열 정도의 알을 씹으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얼마나 내 미각을 야무지게 하는지. 늘 즐겨 먹는 양파와 당근, 마늘 등을 잘게 잘라 프라이 팬 가득 올리브유에 볶아 먹는 기분은 '건강'에 연결되어 나를 뿌듯하게 한다. 그리고 그 위 푸짐하게 뿌려 얹는 살라미 치즈까지 더해지면 푸짐한 저녁 한 끼가 된다. 하루 종일 온몸을 녹아내리게 하는 에너지 사용이 빚어낸 피곤함까지 녹아내리게 한다. 얼마나 맛도 대단한지.
어제. 화요일도 결국 실패했다. 저녁. 그래도 가벼운 저녁을 하자 싶어 우유 한 잔을 데우고 보니 결과류 모음이 내 혀를 유혹하였다.
오늘은 성공했다 싶어 제법 뿌듯해하며 그림을 그리는데 퍼뜩 생각나는 것이 나의 오늘 오후였다. 점심 후 채 네 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는 어제처럼 견과류를 씹으면서 우유를 먹었던 것이다.
해 보고 싶은데. 성공하여 제대로 된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데 늘 우유부단함으로 어정쩡한 생활이고 보니 쉽지 않을 듯싶다.
다행이다. 이곳 블로그에 야무지게 구상하여 내 스스로 다짐을 발표했던 블로그의 내용이 있었다면 또 얼마나 부끄럽겠는다. 아직 발표 전이라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보자. 저녁을 먹지 않은 채 맞은 아침 녘의 텅 빈 위장이 느끼곤 하는 신선한 기운을 명심하자.
잭 도시는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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