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기호.
조건.
충족.
만족.
조정.
둥등등.
거의 매일 듣고 읽고 말하는 낱말이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낱말을 '알고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알고리즘'때문에 심사가 복잡하다, 요즈음.
무려 세 대의 컴퓨터가 있다. 20년(아마 그보다 더한 세월일지도)이 지난 구세대 컴퓨터와 노트북과 아이패드.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개인용으로 사용할 것처럼 구입했다.
노트북은 한 사람이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이모티콘'을 제작해보겠다는 거창한 꿈을 꾸고 내 것으로 마련했다. 애플 최신형으로!
아이패드는 놀고 있다. 긴 휴가철에나 이모티콘 강의 듣기가 가능할까. 영 강사와의 궁합이 맞지 않다. 왕짜증이다.
하여 내 모든 인터넷 작업은 구시대의 유물로 행해진다.
17인치 모니터에 거대한 사각형의 프린터를 거느리고 역시 거대한 하드를 지닌 구세대 컴퓨터가 참 고맙다. 다 해준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내가 이 컴퓨터를 사용했다 하면 광고들이 엄청나게 뜬다.
별의별 광고가 다 뜬다.
'티~'을 포함한 야시시한 속옷 광고부터 저 위대한 메이커를 자랑하는 백만 원 대, 천만 원 대 소비재와 수십억을 야무지게 부르는 메이저급 문화예술품 광고까지.
연이어 내가 컴퓨터를 켜고 끄면서 작업하는 날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뭔 일인지 최신형 최고급 노트북을 마다 하고 꼭 '대학'이며 '중용' 등의 고급 강의를 이 하찮은 구시대의 컴퓨터로 듣자고 덤비는 남자가 있다. 물론 이전 사용자는 나다. 내가 대부분 사용하니까.
이 남자는 '어~', '때체 뭘 했길래~', '그렇게 말해도~', '도대체 무엇을 켜서 봤길래~' 등등
툴툴툴툴툴툴툴툴 투투 투투 투투 툴툴
속된 말로 '씨부렁씨부렁'을 엄청 해대고 난 후에야 강의를 듣는다.
나도 모르겠다.
대체 왜 그럴까.
어쩌자고 내가 작업하고 난 다음에 광고들이 설치는 것인가.
내가 펼쳐 본 것들은 그야말로 소시민스러운 물건들이 즐비한 사이트들인데.
어쩌자고 별의별 게 다 등장하여 나를 이토록 곤혹스럽게 하는가.
라고 하소연을 하면 남자가 그런다.
"알고리즘이 왜 알고리즘인 줄 알아? 변명할 수 없게 하라고 있는 거야.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것이라고. 대체 사나운 무엇들을 그렇게 보길래 이상한 광고들이 뜨는지. 잘 생각해 봐."
나는 열심히 내가 저지른 행태들을 곱씹어 떠올려본다.
블로그에 글쓰기.
어학사전 찾기
내 좋아하는 노래 영상들 찾아보고 듣기
그림 관련 영상 찾아보고 듣기
어쩌다가 싸구려이지만 싸구려 같지 않은 의상을 판매하는 내 보세집 찾아 물건 보고 나오기.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들러서 그림 보기
인터넷 서점 '예스 24'에 들러서 책들 보고 읽고 나오기
대체 내가 한 일들이 어쨌길래 저 수많은 광고 창들이 달려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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