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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이창섭의 유튜브 '전과자' 시청을 나는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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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과 유튜브 '전과자' 시청을 나는 멈춰야 한다.

 

 

이게 무슨 일이람. 금요일 밤이면 보는 tv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이다. 그 프로그램 시청을 들먹였더니,

" 그게 뭔 나 혼자 산다야? 다들 혼자 사는 것이 아닌 거 같더구먼. 나왔다 하면 금방 둘 되던데. 그리고 애당초 소박하게 나 혼자 산다고들 하지 않았나? 이제 소박한 혼자의 삶과는 거리가 멀어. 휘황찬란하게들 살던데, 무슨 나 혼자?"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생각에 금요일 밤이면 '나 혼자 산다'를 본다고 서로 즐거워하곤 했는데 침 튀기면서 시청 반대를 하는 동료가 있어 서운하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도 마찬가지.

 

 어쨌든 고정 시청 tv 프로그램이 두셋이어서 지친 일주일의 정신적인 피로를 풀 겸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나 혼자 산다'를 계속 보는데 최근 보이는 출연진 중 '이창섭'이라는 총각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주 고향으로 이사한다는 내용의 당일 방영분을 보고 그 총각이 참 궁금했는데 '비투비'라는 보이 그룹 가수란다. 뮤지컬도 한다고 해서 유튜브로 그의 음악 몇을 들었더니 그제 밤이었다. 내 유튜브 영상에 알고리즘의 작동으로 나를 유도한 내용이 '전과자'라는 것이었다.

 

'전과자'라. 엥? 이래서 유튜브 운영 방법에 최적의 제목이니 최고의 썸네일 제작법이니 하는구나. 말 그대로 유튜브 제목과  썸네일에 홀라당 넘어간 나는 이창섭이 메인으로 뛰는 유튜브를 검색하게 되었는데, 아, 이것 멈춰야 한다. 그제, 어제, 그리고 오늘 유튜브 '전과자'를 보느라 많은 시간을 날렸다. 

 

한번 열면 시청 마감을 할 수 없는 것이 이창섭 때문이다. 진정 나는 이 총각을 '나 혼자 산다'로 알았다. 그룹 '비투비'라는 그룹명은 일단 들은 적이 있기는 하다.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는 편이며 k - pop그룹의 음악을 일부러 듣지 않은 것도 아니어서 이렇게 낯설게 나에게 온 k - pop그룹의 가수가 신기했다. 한데 '나 혼자 산다'에서 본 이창섭은 참 귄이 있었다. 

 

'귄'이라는 낱말을 알까. '귀염성'이라고 해야 하나. 나의 언어 습관 속에 있는 귀염성은 '귄'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함축이라니 시적이면서 대단한 축의 언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첫인상 혹은 함께 지내면서, 알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감이 참사람답다는 것이다. 참사람이라니, 또 너무 거창하다. 쉽게 말해서 정이 느껴진다는 것. 늘 다시 보고 싶다는 것. 정신이 쉬고 싶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으면 마음 편하게 떠오르는 사람. 사적이거나, 공적이거나 상관없이 말이다.

 

유튜브 '전과자'의 이창섭. 시청 중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이창섭이 그랬다. 그가 처음 등장했던 때를 기억한다. 그룹 '샤이니'의 '키'와 군대 동기였다면서 소개되었다. 그의 일상이 떴다. 평소 사람 보는 것을 제대로 한다는 말을 듣고 사는 나는 무슨 부심인지 그, 이창섭을 보면서 느꼈던 긍정적인 마음을 타인들에게 들먹이게 되었다. 그의 소속을 알게 되었고 그의 인간됨을 주변 젊은이들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내 눈에 쏙 들어라니.'

 

자부심을 간직한 채 그의 노래를 들었는데 괜찮았다. 나는 사실 요즘 뜨는 엄청난 숫자의 k - pop그룹 가수들도 노래만 잘하면 좋다. 일단 가수이니 비주얼이니 안무 등 과외적인 것을 제쳐두고 보컬인 연주든 가수로서의 기본 능력을 갖출 때에야 사람으로 기억한다. 이창섭은 충분히 기억할 만했다. 조금 더 노력하면 정말 좋은 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느껴졌다. 뮤지컬을 한다니 진정 노래 잘하는 가수가 되기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합해져서 '나의 가수 리스트'에 오를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유튜브이다. 그가 메인 진행을 하는 '전과자'라는, 전공학과를 바꿨다는, 전과했다는 뜻의 '전과자'라는 제목인데 진행이 참 재미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어떠한 계산이 필요 없이 보고 듣고 함께 웃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댓글 수가 엄청났다. 찾아 읽어보니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여 보는 이들을 가라앉게 하지도 않을 적정선의 정보 제공이 될 수 있는 신선한 내용이었다.

 

뜰 수 있는 유튜브가 갖추어야 할 삼박자를 제대로 갖춘 프로그램이었다. 일단 pd의 지혜로운 진행이 돋보인다. 제작진이 만든 틀 안에서 내용을 이끌어가는 진행자 이창섭의 정스러운 진행이 더해져서 보는 이들을 친근하게 이끈다. 하루 수강료를 대학에 납입하는 방식은 건강한 자본주의를 표방할 수 있는 선구자의 역할이랄 수 있겠다. 구성과 진행과 자본이 제대로 궤를 맞춘 훌륭한 유튜브였다.

 

그제 밤 처음 시청했을 거다. 어제와 오늘가지 이어지고 있다. 그제 밤, 이 긴 연휴를 어떻게 뿌듯하게 보낼 것인가를 나는 거창하게 명시하였다. 지켜내기 위한 한 방법이었다. 한데 유튜브 '전과자'때문에, 진행자 이창섭 때문에 나의 일정이 엉망이다. 자, 유튜브 '전과자'와 진행자 이창섭의 멋진 모습을 시청하는 것은 멋진 사람들 'mz세대'에게 맡기고 나는 이제 안녕을 고할 참이다. 물론 어쩌다가 한 번씩 들르기는 하겠지. 

 

"이창섭! 잘 되기를!"

"유튜브 '전과자'도 번창하기를!"

라고 어제 오후에 쓰고 나는 어젯밤에도 새벽 한 시가 넘도록 유튜브 '전과자'의 이창섭을 죽어라고 보고 말았다. 하여 나의 어제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는 속된 말로 화났다.

 

 

그리로 또 오늘, 화분에 물 주기를 하면서 한 시간여 더 '전과자'의 이창섭을 보고 마침내 이창섭의 노래 솔로 대여섯 곡을 모두 듣고서야 다시 임시저장된 이 글에 와 있다. 이창섭의 '전과자'로 아련한 기억 속의 대학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재미를 전해주는 이창섭의 진행은 그야말로 '적격' 그대로이다. 이렇게나 잘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이창섭이 각 대학 각 과마다 가서 스며들어 함께하는 과정이 참 알차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모들 젊은이며 청소년들에게 꼭 이 유튜브를 보게 하고싶다. 

 

"이창섭, 노래도 제법 잘하네. '리무진 - 서비스'에서 부른 김동률의 '이게 나야'와 임재범 원곡 '비상'을 들었다. 결국 듣고 말았다. 참 좋다. 특히 임재범의 '비상'은 임재범 만이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이창섭의 '고해'는 참 편안해서 고해 후 마침내 맛볼 수 있는 평온이 기다려진다. 그의 뮤지컬도 가 보고 싶다. 참 괜찮은 총각이다. 열심히 살아가길!

 

아, 그리고 지금, 결국 임창정의 '소주 한 잔'을 부르는 이창섭을 보고 있다는~. 이런, 이창섭. 멈춰라. 나를 놓아주렴. ㅋ. 나도 결국, 소주 말고 막걸리 한 잔을 했다는~,ㅋㅋㅋㅋㅋㅋ. 아하, 그러고 보니 요 근래 내가 이리 넋 놓고 좋아했던 k 연예인이 있었던가. 

 

이창섭!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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