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일기- 우리는 매일 조금씩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어느 날 써 둔 일기.
어떤 날이었을까.
겨울 추위를 정통으로 맞던 날 쓴 듯싶다.
삭제하려다가 아련하게 떠오르는 어떤 감정들이 솔솔 내 영을 휘감는다 싶어 그대로 실어본다.
헌데, 글의 초입에 일렬로 세워 식을 치렀던 듯싶은 저 낱말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일기의 제목은 또 어떤 뜻?
윤리적 퇴폐
사명
시든 꽃
어린 왕자
조직
공동을 위한 이익
회피
변화
진리
내가 해야 할 일
조직원
보좌진
연말이다. 일터 내 공간을 정리할 시각에 도달해 있다. 꿈틀꿈틀, 하늘의 찬 기운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내가 입은 의상이 증명한다.
오늘 아침 출근복을 차려입으면서 확인한 일기예보는 '어제보다 9도 낮음'을 표기하고 있었다.
"워매, 진짜 추위가 오나 보다."
얼마 전 급 추위가 온대서 꺼내 입었던 내복(진하게 아날로그 냄새가 나는 어휘네, 쓰고 보니~) 바지를 하루 입고서 빨아 넣어뒀다가 오늘 다시 꺼내 입었다. 상의는 그대로~
외투에 한양 멋쟁이 언니가 하사해 주신 털 부숭부숭한 머플러까지 겹겹이 몸에 두르고 출근하다 보니 땀이 날 지경이었다. 빠른 걸음으로 걷기를 하니 체온 상승은 당연한 것이려니 하면서도 일기 예보를 그 따위(?)로 한 기상청이 미웠다. 그래, 돌변하는 것을 재미 삼아하는 듯싶은 자연 앞에 기상청이 무슨 죄인가 생각되기도 하지만 어제보다 무려 9도나 낮다는 예보는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내, 어제 사용했던 그대로의 기계가 그리 측정해 내는데 어찌 함? 우 씨~"
라는, 기상청이 우둘투둘 내놓을 항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 이 정도의 추위라면 지난해에는 분명 오늘 이 차림이 맞는데. 으짠다고 기온과 달리 내 육신은 이리 당당함?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보다 두세 배는 추위를 느끼던 몸뚱이가 올해 왜 이리 변덕이람? 혹 내 육에서 냉증이 사라진 것인가?"
그래, 혹 내 육신이 돌변해서 한겨울에도 반 팔에 반 바지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젊은이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 그러나 오늘도 나는 외쳤다. 발가락만 냉하지 않다면 얼마나 좋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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