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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진정 나를 위한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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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나를 위한, 오늘의 생활을 적어본다.

- 오늘 사진들은 나의 집 베란다 정원에 핀 꽃들 몇을 올린다. 

 

 

이제 두 그루 남은 흑장미!

 

어젯밤, 금요일 하루, 언제 어디에서건 오직 나 자신을 위해 했던 일들을 적으려는데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팬텀싱어 이전에 말이다. 아, 이곳 블로그 일기 쓰기 시간이 있었구나. 이것도 빼고. 매일 나를 돌아보는 아날로그형 일기를 적는데 요즘 들어 적을 수 있는 문장이 거의 없었다. 슬프다. 

 

오늘은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이기도 하거니와 진정, 나를 위해, 나만을 위해, 나 혼자만 위해, 순순히 내 마음이 동해서 행동에 옮겼던, 즉 시간을 녹여서 해냈던 일들을 적어보려 한다. 아마 늘 하고서도 잊어버리기 때문에 저녁이면 일기에 적을 일이 없기도 할 것이다. 뇌세포의 노쇠화가 서글프다.

 

내가 오늘 했던 행위의 기억나는 첫 번째는 이곳 블로그에 아침 일기 쓰기이다. 초안을 완성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런 날이, 이런 날의 내가 참 고맙다. 이런 날에는 베란다에 나가 화초들을 돌볼 수 있는 여유가 마련된다. 오늘도 그랬다. 앞서 2회 정도 물을 주면서 액체 영양분을 섞어 줬더니 화초들이 사는 기분이 든다고 즐거워한다. 초록빛들의 농도가 마구마구 진해지고 있다. 내 몸에도 함께 생기가 돌아 꼬마 율마 둘을 심어줬다. 열 가지 넘게 삽목도 했다. 천사의 눈물도 아직 여린 가지 몇을 잘라 삽목용 그릇에 꽂아뒀다. 아마 잘 자랄 거다. 

 

이름을 잊었다. 늘 내팽개쳐진 상태인데도 때가 되면 꽃을 피워주는

 

 

유튜브를 통해 최준영 박사님의 지구본 연구소 수요일 것도 시청했다. 들었다고 하는 편이 옳겠다. 최준영 박사님이 한국 정밀 농업연구소장 남재작 소장님과 함께 우리나라 농업 실태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식량 안보 및 식량 자급률에 대한 것이었다. 식량 안보는 곧 식량 자급률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지식에 깡그리 가새표를 쳐야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식량자급률을 나타내는 숫자가 함의한 여러 역설적인 내용이 참 뜻밖이었다. 식량 자급률 100%였던 조선 시대에 우리 민족이 기아에 허덕였다는 거다. 모든 비율을 나타내는 비율은 유럽 및 강대국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선진국 출신들인 국제기구에서 하는 이야기들이라는 거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고립된 섬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거다. 글로벌 식량안보지수 이코노미스트라는 영국 경제 잡지와 코르테바라는 (듀퐁 회사 후원) 경제성 - 구매 가능도, 가용성 - 국내 생산 정도, 중단 및 식량 위기 시 국가적 역량, 품질과 안정성 - 다양한 식량, 영양, 기호 등을 맞출 가능성, 지속 가능성과 적응 기후변화 천연자원 취약성 위험 적응 방법 등이 판단 기준이다. 우리는 39위, 일본은 6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가 수위권이다. 우리나라는 왜 순위가 39위인가. 자급률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성과 품질이 낮다. 자급률은 좋다. 여러 지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나라 농업은 농민 보호를 위한 농산물 수입 관세나 식량 안보정책의 부실 등 계획과 달성 지표, 국내 정치판의 요동 등이 문제란다. 

 

 

사진 속 보랏빛이 참 예뻐서 구매했던 제라늄 중 하나.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아마 십여 년이 넘었을 것이다. 이 녀석과 만난 그날.

 

 

우리와 일본은 생존의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인 것을 마치 유럽이나 미국의 실정에 기준으로 하여 우리는 거의 준비가 안 된 상황임을 명심해야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중국과 인도마저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 국가 규모가 다른 거다. 심각한 문제임을 깨닫고 어서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나라 곳곳이, 이곳이나 저곳이나 참 요지경 속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대체, 어느 세월에나 이런 것들이 투명해질 수 있는지.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온 국민 모두 사방팔방을 공부해야 한다. 무겁다. 

 

점심을 먹었다. 소고기를 먹었다. 이미 버무려진 채 파는 식품은 맛은 사와 먹고 나면 후회한다. 맛이 그저 그렇다. 간헐적 단식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배고픔 덕분에 마구 입 속에 넣을 수 있었다. 참 어중간한 맛이다. 미적거리는 달달함이 애매하고 혓바닥을 놀리는 기분이 든다.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 식구는 외식도, 밀키드 류의 식품들을 먹고 나면 서로 기분이 좋지 않아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자고 다짐하곤 한다. 

 

정리를 좀 해야 하는데.

 

오후에는 또, 오랜만에 유튜브 <일당백>을 들었다. 경제학을 모르면 민주주의는 의미가 없다. 모든 게 돈의 가치로 환산되는 오늘날, 경제학이 우리의 정체성과 사회를 바꾸는 이유는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1부였다. 이름만으로 경제 자체인 이분.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었던 것 같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스물세 가지'도 읽었다. 어렴풋이 두 책의 분위기만 내게 남아있다. 그래, 한국 사회에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하신 분. 음식들을 연결한 책이라는데 꼭 읽고 싶다. 천재적인 진행자 정영진은 고딕의 경제를 유연한 흐름으로 맛있게 시간을 펼쳐냈다. 꼭 읽어보고 싶다.

 

 

장하준 선생님이 말씀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책 읽기가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홍익초등학교 재학 시절 그곳 도서관의 책을 모두 읽었다는 소문이 돌 만큼. 교수가 된 것도 이에 기반한 것이었단다. 부럽다. 진행 보조 이지선 씨가 말한 '때 묻은 얼굴 정영진, 때 묻지 않은 얼굴 장하준 교수님' 발언도 얼마나 위트 넘치던지. 나도 다시 산다면 오직 책 읽기와 그림 읽기와 음악 듣기와 그리고 건강한 신체를 위한 놀기로만 짜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가 말했다. 시민들이 경제학을 모르면 그저 정치인들을 뽑는 것은 인기 투표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전 시민의 경제학 문맹 타파를 위해 살아왔노라고 했다. 이번에 내신 책 속에 요리이며 음식물을 곳곳에 삽입한 것도 온전히 시민들의 경제학 관심 높이기를 위한 것이라는. 아이에게도 한 권 주문 배달을 시켜야지. 경제학 정체성이 사회를 바꾼다. 나는 진즉 좀 경제학에 관심 높이기를 해야 했다. 그랬더라면 지금 좀 게으르게 살아도 됐을 거다. 역시 또 슬프다. 참, 멸치는 거의 온 세상 사람들이 먹는단다. 여러 방식의 요리를 통해서.

 

 

제라늄의 하나

 

, 아침 녘, 오늘 맨 처음에 했던 일이 있었다. 이제야 떠오른다. 다행이다. 중요한 거다. 박완서 님의 단편을 들었다. '도둑맞은 가난'이다. 오래전에, 아주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나목'과 함께 실린 글일 거다. 새삼 내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죽자 살자 읽어댔던 책들. 특히 박완서 님의 소설들은 거의 읽었을 텐데 한참 듣고서야 나의 옛 독서 내력을 떠올렸다. 몽실 언니, 그 많던 싱아는 어디에 있을까(제목이 맞나?), 모자로 남은 사람(이것도 제목이 옳은지. 돌아가신 사부님의 이야기였는데~) 가끔, 내 독서 내력을 떠올리면 또 슬퍼진다. 엄청난 책을 많이 읽었다는 일론 머스크, 책을 꽤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 머스크의 독서량이 아무리 엄청나다지만 나와 그는 왜 이렇게도 현생의 위치가 다를까. 어쨌든 묘한, 여러 종의 생각을 할 수 있는 독서(아니 청서?)였다.

 

 

고구마 한 개와 요플레 ‘답터캡슐’과 누룽지로 저녁을 치렀다. 누룽지를 먹다가 그만 식도를 다 넘기지 못한 채 멈춰버렸다. 물을 마셨고 숨 멈추기를 병행했지만, 쉬이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태를 맞는 것도 면역이 되어 그냥저냥 넘기지만 불안하긴 하다. 반복되는 현상이어서 가끔 무섭기도 하다. 이러다가 호흡이 딱 멈춰버린다면? 아이고, 이를 어쩌나.

 

 

 

철쭉일까, 아자리아일까. 아자리아 한 녀석을 지난 겨울에 보냈다.

 

 

불후의 명곡. 틀었다. 하필 내가 좋아하는 가수 심수봉 특집이다. 그리고 '몽니'가 나온다. 취사선택하여 보기로 한다. 볼륨을 불후의 명곡. 틀었다. 하필 내가 좋아하는 가수 심수봉 특집이다. 그리고 몽니가 나온다. 취사선택하여 보기로 한다. 볼륨을 껐다가 켜는 방식으로 보기이다. ‘몽니하고 송가인을 보고 들을 것 같은. ‘마독스를 봤다. '그때 그 사람'. 언젠가 들은 그의 맑은 음색이 각인되어 있어서다. 그의 목소리는 참 신비스럽고 고급지고 예쁘고 곱다. 철저한 몽환의 분위기로 갔으면 좋겠다. 그를 응원한다. 덩달아 이어진 에일리의 노래도 들었다. '사랑밖엔 난 몰라', 요염으로 똘똘 뭉친 무대였다. 에일리가 침범한(?) 마독스의 자리에서 나는 왜 마독스의 표정에 꿀이 떨어뜨리고 싶은지. 둘 다 잘한 무대였다. 나는 마독스 편. 물론 승리는 에일리. 홍경민으로 이어졌다. 네 번째란다. 한국의 리키 마틴이란다. 그의 노래 '로맨스그레이' 후렴구 반복이 특징인 그의 소리를 즐기지는 않는데, 그냥 듣자. 운동하면서,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들었다. 오늘 우승은 에일리란다. 나는 마독스!

 

 

텔레비전 시청이 길어졌다. '지구마블 세계 여행' 언젠가는 해외에서 1년살이를 꿈꾸고 있어서 여행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기안84의 해외여행 방송분에서 '빠니보틀'이라는 사람을 알았다. 그가 있어 시청하게 되었다. 빠니보틀은 무인도에 있었다. 그의 값진, 용기 있는, 개성 있는, 진정 사람답게 사는 생을 응원한다. 나는 조지아에서 딱 300일을 살아보고 싶다. 그곳 한적한 어느 동네, 중세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에서. 한데 요즈음 우크라이나를 보면 조지아도 불안할 듯싶다. 저 위쪽 북유럽도 좀 괜찮다. 핀란드, 노르웨이. 그곳은 물가가 너무 비싸려나. 어쨌든 퇴직 후 떠나기 위해 그 몫의 적금을 따로, 열심히 들고 있다. 실행할 수 있기를 내게 늘 빌어본다.

 

 

아,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봤다. 넷플릭스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미치엘 취즈먼' 주연, '리 톨랜드 크리거' 감독의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사랑 영화이자 인생 영화이다. 예전에 본 영화라는 것을 초반에 바로 확인이 되었지만 다시 봤다. 영화 리뷰가 너무 많이 밀려 있다. 언젠가, 아니 어서 빨리 리뷰를 올릴 수있었으면 좋겠다. 남여 주인공의 비주얼에 홀딱 반했다. 내 존경하는 배우 '해리슨 포드'를 보니 한편 슬펐다. '미션'같은 명작 하나를 더 남기셨으면 좋겠다. 나는 '미션'을 거짓말을 보태서 아마 오십 여 번은 봤을 거다.

 

 

구절초이던가?

 

아하, 마지막으로 오늘의 실내운동을 정리한다. 스쿼트를 한 오십 개쯤 했을까. 잠들기 전에 오십 개를 마저 할 것이다. 그렇담아하, 마지막으로 오늘의 실내운동을 정리한다. 스쿼트을 한 오십 개쯤 했을까. 잠들기 전에 오십 개를 마저 할 것이다. 그렇담 스쿼트 일백 개. 두 다리 허리까지 올려 걷기 일백 개 이상. 뒤꿈치 최대한으로 들어 올리기 일백 개 이상. 등산 폼으로 손 앞뒤로 흔들면서 걷기 일백 개 이상. 그리고 실내 자전거 타기를 일백 회 원운동 이상으로 할 것이다.

 

 

잘 살았나? 어쨌든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쉼 없이 무엇인가를 했다. 그래, 충분히 잘 살았다. 아쉬운 것은 여전히 미술 연필을 들지 못했다는 것. 내일은 꼭 또 하나의 그림을 시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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