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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차마 두 눈 내보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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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두 눈 내보일 수 없어

선글라스를 쓰고 걸었네

자꾸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네. 

 

 

왜 영자신문? 선글라스를 검색했는데.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내 선글라스와는 영 다르지만.

 

 

 

아침을 걷고 봄을 걸었네

무엇 더 맺힌 것이 있어 봄을 제대로 걸을 수 없게 하는지

조물주는 아직 고개 갸우뚱한 채 뒷산 자락에 걸터앉아 세상 못 마땅해했고

나는 그 아래 아직 덜 깬 등잔 밑을 조심조심 걸었네

아직 덜 온 봄을 걸었네

 

늘 걷는 그 길에는 눈곱 덜 떼어낸 눈으로 가방을 짊어진 채

습관적으로 걸음을 대딛는 

이미 늙어버린 몸을 건사하느라 바쁜 학생 몇이 있었고

교대근무 몸 녹아가는 2박 3일로 가는 깡마른 공장 일꾼이 있었네

그가 꼬나문 담뱃불이 툭 튕겨지자

 

 

 

사방이 꽃인데. 기온은 다시 낮아진 아침이었네.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불 없이는 하루를 시작할 수 없다며 사내는 집으로 발길을 돌렸고

어중간한 걸음으로 남사스럽다며 사내 생각을 돌리러 가던 아낙

고래고래 지른 소리를 머리에 얹고

사람들 사이로 들어왔네

말하라 인간들이여 진정 우리가 살아야 할 것이 어디에 있는지

 

뒤늦게 합류한 아낙 등에 업은 어린아이 달래며 앞으로 걷고

여리디여린 몸으로 또 하루를 버티러 가는

대중을 실은 버스가 뒤뚱거리는 몸뚱이로

큰 길의 너비를 확인해주고 있었네

거리에는 대충 살아도 사느라 바쁜 백성들이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네

 


퇴근길

나는 선글라스를 꼭 끼고 걸었네

자꾸 흑흑 흑흑 흑

더 짙은 색을 준비하지 못했음이 안타까웠네

오늘이 어버이날이었네

 

어릴 적

깊은 산골 앞마당쯤 자리 잡은 내 고향땅에서 

학교 다니던 시절 배웠던

어버이날 노래가 생각났다네

 

그 뜻을 거슬러서 맘 아프게 해드린

이제 와 생각하니 가슴 뭉클합니다

일에서 손 떼시고 오늘 하루 쉬소서

아들딸이 마련한 어버이날입니다

붉은 빛 카네이션은 살아가신 표라지

하얀 빛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표라지

 

 

내가 마련한 선물을 받아줄 사람 없는.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이제 내가 어버이가 되어

내가 마련한 선물을 받아줄 사람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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