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하루 공개

나의 오늘 하루는 이러했다네

반응형

 

 

나의 오늘 하루는 이러했다네.

 

 

어느 한때 내 영혼을 뒤흔들었던 문장이 있는, 윤대녕의 단편집. '은어낚시통신'

 

 

오늘 내가 했던 일

1.

평일 기상 시간에 깨었다가 '왜 오늘 쉬는가, 오늘 내가 나가서 해야 할 일이 있지 않던가?'를 생각하다가 '아하, 어린이날 쉬는 날이로구나.'를 인지한 후 다시 잠들었다. 비록 어젯밤 어느 유튜브 영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보면서 다짐한 것이 있었지만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오늘은 또 내 멋대로 행동을 했다.

"야행성인 나는 평일 출근을 위해 서너 시간 정도의 수면으로 살고 있으니 휴일에는 아침잠을 좀 푹 자자. 나를 위해 이런 호사도 못 누린다면 어찌 사냐?"

지극히 필요하다 싶은 패턴이었고 아홉 시를 알리는 뻐꾸기 소리에 잠을 깼다. 어젯밤은, 그러니까 새벽 한 시를 넘어선 시각에 잠들었으니 여덟 시간을 잔 셈이다. 잘 잤다. 비 내리는 오늘은 완전히 내게 적격인 날씨이다. 더군다나 내맘대로 생활이 가능하다. 이번 연휴도 혼자이다. 미리 즐겁다.

 

2. 누운 채 여러 유튜브 영상들을 섭취하였다. 먼저 최준영 박사님의 '지구본 연구소' 이번 주 영상 둘을 열심히 들었다. 최근 내전으로 시끄러운 아프리카 '수단'이라는 나라 관련 영상 둘이었다. 세계 곳곳이 복잡하다. 요즈음 지구본 연구소에 올라오는 영상을 들은 소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 미국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약해지는 미국에 세계 곳곳의 국가들이 벼르고 있다는 거다. 이제 더는 네 손바닥 위에서 놀지 않을 거야. 내 멋대로 놀 거야. 너 무섭지 않아.

- 중국은 미래를 위한 단단한 틀을 다지고 있구나. 뭐, 새삼스럽냐만 이곳저곳 중국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는 왜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을까. 물론 쉬운 일이 아니겠지. 여며 야며 막론하고 지저분한 인간들로만 구성된 정치인들이 여전히 득세하는, 그 꼴을 희희낙락 함께 즐기고 있는 국민, 국가 내부 곳곳이 숭숭 구멍이 뚫린 상태이며 남북분단이라는 못이 쾅쾅 박혀있는 상태이니. 어찌 그런 가상스러운 생각들일랑 했겠으며 고민이라도 했겠느냐. 죄다 자기네 배 불릴 생각만 하고 사는 인간들의 모임이 한 국가를 이끌어간다고 발광인 상태의 국가인데, 뭘 했겠느냐. 그럼 너는 뭐 했느냐고 물어온다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요.'라며 얼버무린 채 고개며 몸을 돌릴 상태의 나이고 보면 모두 그만그만하니 뭘.

- 아프리카 각국이 자아 정체성을 내세운다는 것. 경제적으로도 제법 계획성을 갖춰서 커나가고 있다는 생각. 부디 그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야말로 다양성, 다중성, 융합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그리하여 앞으로 펼쳐질 우주 양상이 정말 궁금하다는. 아마 나 죽기 전에 그러한 다채로운 현상이 활짝 피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나도 좀 뭔가, 나답게, 나로 좀 살자고 다짐을 굳건하게 한다는. 그렇담 어서 지금 하는 일을 좀 그만둬? ㅋ

 

3. 역시 유튜브 영상으로 최근 큰 이슈인 'SG발 주가폭락 사태' 관련한 한 시간 여 강의를 시청했다. 주식의 본바닥을 알지 못하는 나는 통 무슨 소리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도통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것은 분명히 인지할 수 있었다. 이런 제기랄. 나는 세상을 향해 상스러운 문구를 던졌다. 징그러운 인간들, 다 헤쳐먹다가 배 터져서 ~

 

4. 유튜브 '일당백'을 통해 정박 님의 '곰브리치 세계사' 강의를 들었다. 매번 들을 때마다 새로우니, 이것 참. 알면서도 또 듣는 것은 '적당히' 알기 때문인데. 제대로 공부를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 내 머릿속에 들어온 것만 살아 있고 나머지는 어제 들었던 것도 다시 생각나지 않는다. 모두 다 이 나이 되면 그렇다니 할 말이 없지만, 참 슬픈 일이다. 얼마나 처참한지 당사자 아니면 모른다. 어제 온 정신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내용을 오늘은 다시 생각해내지 못하는 신세이니, 참. 인생 새옹지마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괴롭다. 그래, 또 듣고 또 듣는다. 또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내용이 있기에. 

 

5. 점심 식사를 치렀다. 아몬드 열두 알, 카스텔라 한 개, 모과차 한 컵, 삶은 달걀 둘, 과자 한 알, 그리고 감자 파이던가 뭐였던가 하는 것, 얇은 동그라미가 몇 겹쳐 저 있는 쿠키 비슷한 것 한 묶음. 그렇게. 아무래도 '16시간 간헐적 단식'의 패턴 변화가 필요하다. 아침과 점심을 먹기. 저녁에 잠이 안 오면? 하긴 생각해 보니 저녁을 먹어도 잠 못 자기는 마찬가지. 하기는 최근 제법 잔다. 바꾸자. 내일부터? 아, 아니다. 모레, 또 언니가 오네. 그렇담 어찌하지? 이것, 골치다.

 

6. 느슨하게 하루를 보내다 보니 또 베란다 화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저것 손대다 보니 한 시간여 훌쩍. 화분에 날아와 있는 잡초 몇 제거하기, 자리 바꿔주기 등. 삼십여 년 넘게 꽃을 피우고 있는 신비디움을 블로그에 올려야 하는데 늘 미룬다. 오늘내일 중에는 꼭 올려야겠다. 고맙다. 

 

7.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를 시청하였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영화이다. 나에게는 특히 필요한 영화였다. 나 그렇게 살리라.

 

8. 다시 또 유튜브 <일당백> 강의를 한 강 더 들었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책 <인류의 기원은 무엇인가? 사랑, 표정, 인간으로의 진화 : 털 없는 원숭이>였다. 재미있었다. 한 시간 삼십 분에 가까운 내용. 상식적인 선에서 내가 이미 추측하고 있는 설이기도 하고(가끔 나는 지극히 보수적인가 하는 생각에 깜짝 놀라곤 한다. 이런 경우이다.) 이미 한번 들은 내용이지만 잃어버린(혹은 잊어버린 일 수도 있는) 기억을 되살리고자 다시 들었다. 쉬운 내용이어서 2배속으로 들었다. 인류의 기원은 자연에, 자연 속에 숨어있는 규칙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능히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물론 너무 오래된, 너무 빤한 내용이라는 태클에 걸려들 수도 있지만, 우주 만물의 생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마땅한 근거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9. 책을 읽었다. 반신욕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지 않았다. 독서를 위해서.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나의 젊던 시절을 같이 살았던 책, 윤대녕의 단편 '은어낚시통신' 신비와 신기와 은혜로운 일탈을 담은, 시적 언어로 충만한 이 단편에 나는 내 젊음을 바쳤다. 윤대녕을 다시 읽기로 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시작한 김에 은어낚시 통신은 손글씨로 베껴보려고 한다. 되려나? 됐으면 좋겠다. 윤대녕을 좇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그의 책 십여 권을 나는 모두 사서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밤을 지새우곤 했던 날이 있었다. 새삼 그를 찾은 것은 최근 어느 문학사 강의 중에 들은 내용 때문이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 

 

10. 팬텀싱어 4, 9회를 보다. 

 

내일은 그림을 그리면 된다. 이제는 저세상에서 사는 폴 워커를 그리고 있는데 쉽지 않다. 어느 날 문득 그림이 부담스러워졌다. 이를 어쩐다? 이번 휴일에 꼭 완성하기다. 오, 제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