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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음악

팬텀싱어4 -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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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배틀 마무리. 본선 2라운드의 진출자가 확정되고 시작되었다.

 

 

노현우와 서영택. 2대 2 대결 첫 번째 팀.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김인범, 홍준기, 신은총의 뮤지컬 3인조. 이 포지션 배틀 팀이 부른 곡은 이적과 김동률의 앨범 <카니발> 수록곡인 '그녀를 잡아요'. 첫 부분이니 좀 소리를 죽여서 출발했으리라 여겼으나 중반으로 이어져도 크게 와닿는 소리가 없었다. 세 사람 모두, 그저 열심히 부른다는 선에 머물렀다. '좀 더'라는 나의 주문에 셋 중 누구도 부합하지 못했다.

 

김문정 심사위원의 말이 옳다. 충분히 예상되는, 그저 그런, 그러므로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무대.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뭔데?"

의외성이 없었음을 꼭 찔러 말했다.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즉 모두 잘해서 뽑기 힘든 것이 아니라 똑같아서 누구 한 사람 뽑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신은총 승.

 

런던에서 활동 중인 이기현, 빈 국립음대 성악과 강사 안민수, 네덜란드에서 온 조찬희의 포지션 배틀 선정곡은 드라마 <슈룹>의 '아이'. 이 팀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였다. 노래를 제법 한다는 사람들의 중창 정도라고 하면 너무 심한 말일까. 제발 더 밋밋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노래를 들어야 했다. 개성이 없었다. 시청자의 감정을 건들지 못했다. 각자 나름대로 해내야 했을 개성을 지니지 못했다. 윤종신 님의 심사평은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크로스오버인데 정통 성악 베이스들이 단 한 분의 솔로도 자극이 되지 못했다는 것. 세 사람의 화음이 하나일 때에야 괜찮은 음악 같았다. 스타성 있는 해석이 필요했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손혜수 님의 심사평도 그랬다. 단 한 사람도 솔로에서 빛나지를 못했다. 다양한 컬러가 부족했다. 김문정도 말했다. 베이스는 정확한 음정을 유지하여 전체가 끌리지 않아야 한다. 편안하되 흥미롭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기현 승이었다. 

 

테너 김윤기와 안혜찬의 '아이와 나의 바다'는 안혜찬 승. 베이스 임현준, 지경구, 이용제는 베이스 포지션 배틀로 안예은의 '만개화'로 임현준 승이었다. 두 팀은 완전한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카운터 테너 안혜찬의 소리를 본격적으로 들을 수 있으려니 했는데 아쉬웠다. 더군다나 안혜찬은 이곳에서 승자가 되지 못했다. 다행히 2라운드에는 진출했나 보다.

 

김윤기, 이용제, 김인범, 지경국, 조찬회, 크리스 영이 본선 1라운드를 끝으로 무대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분들에도 좋은 날이 있기를. 크리스 영은 제법 기대된 가수였는데 아쉽다.

 

28명의 본선 2라운드는 2:2 듀엣 팀 대결이었다. 두 팀 중 한 팀만 전원 3라운드 진출이 확정되고 한 팀을 보류에 들어간다. 여섯 프로듀서가 각 팀에 100점 만점의 점수를 주게 된다. 방송에서는 역대 듀엣 팀들을 꼽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동신과 곽동현의 '카루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아쉬웠다. 아마 듀엣 그대로 사중창으로 결성된 경우를 보여줬나 보다. 

 

첫 2:2 대결은 바리톤 노현우와 테너 서영택이었다. 그리스 팝페라 가수 Mario Frangoulis'La Fine Di Un Addio' 스마트한 비주얼에 군중을 단 한 번에 사로잡을 만한 굵고 묵직한 바리톤 노현우. 예선 무대에서 멋진 바이브레이션으로 에디트 피아프를 내내 떠올리게 했던 서영택. 둘의 합이 크게 기대되었다. 상대 팀으로는 테너다운 테너라는 생각을 내게 심어줬던 림팍과  뮤지컬 스타 신은총의 합. 두 팀을 바라보는 모두의 시선은 노현우와 서영택에게 쏠려 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사위원의 반응도 그랬던 듯싶다. 

 

노현우와 서영택의 팀명은 <Hipe boys>였다. 부드럽게 풀어내서 소리가 음악을 끌고 가게 하는 서영택은 참 노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노현우는 곡을 감각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욕심은 다만 좀 더 임팩트 있는 소리가 기다려졌다. 내 욕심일까, 너무 눈높이가 높아진 나의 무리한 부탁일까. 글쎄. 테너와 바리톤의 원픽이 만났는데 이만큼에서 끝난다? 말하자면 나의 기대에 미치질 못했다. 심사위원 누군가가 말했다. 이 노래는 이별 노래이다. 장조와 단조의 어우러짐이 필요하다. 장조와 단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은 자꾸 장조로만 노래를 불렀다. 이별의 감각이 제대로 어우러지지 않았다는 뜻일 거다. 

 

신은총과 림팍. 멋진 무대였다. 2대 2 대결 첫 번째 팀 대결의 맞대응 팀.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좌절할 것 같으면 꼭 확인해서 다시 일어서라. 내가 당신 곁에 있노니. 림팍과 신은총. <바주카 총>이라는 팀명으로 부른 노래는 Fernand Varela의 ' You'll see my face'였다. 연습 기간 중 신은총이 평소 바로 내지르는 소리에 림팍이 세계적인 음대의 성악 강사답게 지도해 주는 깊이 있는 소리내기는 나도 좀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그런 날이 있으랴마는. 어쨌든 신은총의 소리는 정말 한 라운드로 올라서면서 엄청난 소리의 변신이 느껴졌다.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노래를 불렀는지 그는 노래를 마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를 못했다. 아름다웠다. 림팍에게 몸이 쏠려 림팍에게 몸을 의지하는 장면이. 신은총은 과호흡이 불러온 것이라 했다. 신은총은 손혜수 프로듀서로부터 '크리스털 클리어', 즉 아주 깨끗한 목소리라는 평도 들었다. 타고난 복이다. 

 

둘은 처음 두 팀 대결이 예고되었을 때 했던 상상을 완전히 무찔렀다. 매혹적이었다. 멋진 화음에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둘의 솔로 및 화음 위로 고스란히 들려졌다. 프로듀서 규현은 억지처럼, '나는 가수다'라고 드러내는 위선(? 이런 비슷한 낱말이었는데~)이 느껴졌노라고 했지만, 나는 아니었다. 제대로 된 음악이었다. 즉 듣는 이의 가슴을 찌르는 노래였다. 특히 림팍은 제대로 곡을 지휘했다. 프로듀서들로부터 창의적인 해석이었으며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무대라는 좋은 평을 받았다. 림팍은 꼭 최종 무대에 올라 팀을 멋지게 이끌어 내는 프로듀싱을 할 수 있었으면 싶다. 멋진 무대였다. 림팍과 신은총의 승이었다. 

 

 

화개장터라는 팀의 이승민과 김수인.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두 번째 대결은 바리톤 이승민과 국악인 김수인의 '화개장터'라는 팀과 테너 진원과 뮤지컬 가수 김지훈의 '진지맛집'이라는 팀이었다. 화개장터는 리드미컬한 곡을 유니즌(같은 음을 부르는 것), 파를란도(빠른 속도로 말하듯이 노래 부르는 성악 기법), 작창, 입장단(국악에서 타악기의 소리를 입으로 내는 것) 등의 기법을 더해 멋진 해석을 했다고 고 자랑했다. Bishop briggs의 'River'였다. 둘의 개성이 제대로 어우러졌다. 난 놈 김수인의 창의성에 이승민의 넓은 포용력이 음악에 그대로 녹아들었다고 느껴지는 무대였다. 윤종신은 두 사람은 팬텀싱어 취지에 제대로 들어맞는 훌륭한 크로스오버라고 칭찬이 대단했다. 표전, 즉 섞임에 창의성이 더해지는 음악. 선율이며 톤, 배우다운 몸짓까지 그 합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동의하나 자칫 김수인의 무대가 늘 같은 방식의, 반복적인 무대라 되지 않아야 할 텐데 하는 불안감도 생겼다. 물론 대단한 김수인이다. 이승민 역시 난 놈이다. 

 

팀 '화개장터' 다음 무대를 꾸며야 할 팀, 진원과 김지훈은 솔직히 무대 시작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미안했다. 미리 안쓰러웠다. 탈락이 너무 빤하다는 생각에 참 마음 아팠다. 더군다나 진원은 지난주에 내 마음을 쏙 빼 간 사람이다. 아, 이를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그 둘의 무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선 둘은 그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다. 성악 전공이었다는 뮤지컬 배우 김지훈은 1라운드 미션에서 단 한 프로듀서로부터도 '좋다'는 평을 듣지 못해 참 안타까웠다. 아마 진원도 바로 진출은 아니었던 듯싶다. 연습 장면을 보니 스스로 장점 및 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였다. 김지훈의 능력이 돋보였다. 크로스오버 무대에 맞는 몸짓과 음악을 위한 지원을 진원 씨에게 베푸는 모습이 참 듬직했다. 

 

뮤지컬에서 큰 무대를 장악하는 힘이 있다는 예선 오디션에서의 소개가 떠올랐다. 제대로 제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에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쉼 없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둘의 노래는 Cose의 'SAL DA VINCI'. '사랑, 평범하지만 아름다워, 바로 우리들의 그것이야.' 우선 둘은 서로를 위한 양보를 택한 상태에서 노래를 불렀다.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되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상대방이 도드라지도록 자기 노래를 의도적으로 부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블렌딩을 멋지게 해냈다. 성악으로는 훌륭하되 부드럽지 못한 진원은 엄청난 변신을 했다. 노래를 물론 노래를 부르면서 덧붙이는 행위까지 완벽하게 크로스오버다웠다. 김지훈에게 배운 것이었다. 원래 전공이 성악이었다는 김지훈도 자기 전공을 제대로 선보였다. 솔로에서도 둘은 각각 빛났다. 

 

 

너무 멋진 무대를 보여준 진원과 김지훈.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이미 정해진 승부가 아닌가 싶어 김지훈과 진원이 너무 안쓰러웠다. 정말이지 다른 팀이었다면 당연히 3라운드에 바로 직행했을 둘은 그만 패배를 맛보아야만 했다. 다만 둘은 꼭 추가 합격으로 3라운드에 함께 진출하리라 믿는다. '음의 릴리즈'를 들먹이면서 칭찬에 침이 마를 줄 모르던 프로듀서가 누구였던가.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나의 판정은 동점이었다. 

 

6회 예고편을 보니 내가 기대하는어느 님이 바로 3라운드 진출을 하지 못하나 보다. 몇 팀이 기대만큼의 선전을 하지 못하나 보다. 끝나는 시각이 되자 아쉬움이 너무 커서 Jtbc2에서 바로 이어지는 재방을 볼까 하다가 참았다. 남들 하는 방식의, 정상적으로 생활하자고 맘먹었던 것이 언제였던가. 남 잘 때 자고 남 쉴 때 쉬고, 남 일할 때 일을 하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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