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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진정 나를 위한 오늘은 진정 나를 위한, 오늘의 생활을 적어본다. - 오늘 사진들은 나의 집 베란다 정원에 핀 꽃들 몇을 올린다. 어젯밤, 금요일 하루, 언제 어디에서건 오직 나 자신을 위해 했던 일들을 적으려는데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팬텀싱어 이전에 말이다. 아, 이곳 블로그 일기 쓰기 시간이 있었구나. 이것도 빼고. 매일 나를 돌아보는 아날로그형 일기를 적는데 요즘 들어 적을 수 있는 문장이 거의 없었다. 슬프다. 오늘은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이기도 하거니와 진정, 나를 위해, 나만을 위해, 나 혼자만 위해, 순순히 내 마음이 동해서 행동에 옮겼던, 즉 시간을 녹여서 해냈던 일들을 적어보려 한다. 아마 늘 하고서도 잊어버리기 때문에 저녁이면 일기에 적을 일이 없기도 할 것이다. 뇌세포의 노쇠화가 서글프다. 내가 오늘 했던.. 더보기
있을 때 잘하라 남편의 소중함을 알아라. 있을 때 잘해라? 순식간에 나의 아침이 사라졌다. 어제보다 더 이른 시각에 일어났다. 밤새 난방을 켜놓고 잤다. 다섯 시가 조금 넘어 눈을 떠서 이를, 밤샘 난방을 확인한 순간 얼른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어서 끄자, 이런, 아, 하,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아날로그 공책 일기는 썼던가. 쓴 듯도 싶고 그냥 잔 듯도 싶고. 그 와중에 지난밤 일기를 썼는지 떠올리는 나 자신이 우습기도 했다. 워낙 감쪽같이 사라진 밤이라고 생각하니 이런 일 저런 일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거실 바닥에 나란히 선, 두 발바닥이 뜨끈뜨끈했다. 예민한 나의 수면 신경은 생각 없이 뜨거워진 기온을 못 견뎌 하는데 이번 주는 참 피곤했나 보다. 한밤중 한 시가 다 되어 들었던 잠을 다섯 시간이나 줄곧 잤으니 .. 더보기
소용돌이 잠재우기 내 안에 일고 있는 소용돌이를 잠재우기 위해서 바삐 생활이 진행되어야 할 듯싶다. 일곱 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섰다. 이렇게 이른 출근이 참 오랜만이다. 어제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니 길은 텅 비었으리라. 기대와는 달랐다. 아직 옅은 봄볕 위의 거리에는 의외로 사람이 많았다. 대부분 뒷산으로 아침 운동을 나서는 이들이었다. 아마 물병을 넣었으리라 짐작이 되는 가벼운 배낭을 등에 메고 등산 스틱을 두 손에 들고서 한 곳을 향해 열심히 걸음들을 옮기고 있었다. 덜 여문 희망, 혹은 이미 희망을 잠재운, 그러나 곧은 신념의 걸음들이었다. 어쨌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우리 집 뒷산은 철철이 아름다운 풍광으로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끝이 없다. 어떤 이들은 희미하지만 제법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중 오래 전 나의 일터.. 더보기
나 홀로 남아 일터의 오후를 살았다 나 홀로 남아 일터의 오후 한나절을 살았다. 나 홀로 일터에 남은 오후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아침이 편했다. 일터 사람들이 무리 지어 야외 모임을 하기로 했단다. 산으로 들로 봄꽃을 찾아서 친목을 다지러 가는 길을 마련했단다. 당연히 가야 하는, 함께해야 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어제 오후 퇴근길에 불참을 알렸다. 뜻밖의 알림이었는데도 나의 일탈은 전혀 일탈로 읽히지 않았다. 가볍게 접수되었다. 일단 마음이 무겁지 않아 좋았다. 오늘 뒤늦게 알게 된 같은 방 사람들은 한 문장 정도의 아쉬움을 표했다. 다행이었다. 잘 다녀오라는, 가서 봄꽃이 펼지는 무대에, 향연의 주인공들이 되어 잘 즐기라는 말로 함께 가자는 형식적인 물음을 고이 접었다. 하면서 나 혼자서 방황을 좀 하되, 일터, 잘 .. 더보기
오래전에 만났던 시를 꺼내 읽는 아침일 수 있어 오늘이 참 고맙다. '오래전에 만났던 시를 꺼내 읽는 아침일 수 있어 오늘이 참 고맙다.' 지난해 12월 28일의 문장이다. 오래전에 만났던 시를 꺼내 읽는 아침일 수 있어 오늘이 참 고맙다. 위 문장은 오늘이 넘어서면 사라질 문장일 수 있다. 이곳 블로그의 임시저장에 얹어져 있는 글들은 3개월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알고 있다. 100개의 글이 임시저장으로 있을 때에도 하나씩 사라진다고 알고 있다. 정확한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시였을까. 나를 살게 했던, 이제는 아득한 곳에 주저앉아 있는, 나의 안쓰러운 과거를 들춰본다. '빈 집', '태양미사', '가재미', '산정묘지', '물의 꿈', '왼손을 위한 협주곡', '비정성시' 등. 이 시들은 모두 외우고 있었다. '있었다'. 과거형이다. 지금은 이 모든 시들이 '내가 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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