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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아니다. 이것은 아니다. 아니다. 이것은 아니다. 제목에 온점을 둘 찍는다. 하루의 시작이 10시 31분이다. '수면 명상, 신경정신과~'가 내게서 수명을 다한 것일까. 새벽 다섯 시가 다 되어 겨우 잠이 들었나 보다. 어느 의사 선생님이자 대학 강단에 서시는 노교수님이 불면증을 강의하시면서 하시던 말씀이 떠오른다. "잠이 안 오면 일어나서 뭔가 해요. 움직여요. 굳이 왜 잠이 안 오는가 누워서 붙잡고 있지 말아요." 왜 아니 될까. 왜 꼭 불면이다 싶은 밤인가 하여 뭔가 하려 들면 곧 잠에 들 것 같고 또 아니다 싶어 일어나면 흐물흐물 잠이 곧 내 두 눈을 잠글 것 같은가. 그렇게 불면의 밤은 지나간다. 아니하려니 하는데 다시 반복된다. 빈약한 의지인가 싶어 나를 다그치지만 밤의 의식은 내 것이 아니다. 불면의 밤에는 의식이 .. 더보기
한낮 12시 37분! 정오를 넘긴 시각이다. 낮 12시 37분! 나를 위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우, 지극히 이기적인 인간. 오전 내내 했던 이런저런 일들이 결국 '너(나)'를 위한 것이지 뭐냐?'라고 퍼붓고. 오후로 들어서며 어두움을 틈타 다시 오리니. 이곳! 여름 정중앙에 도착한 듯. 정오 전후, 태양빛이 오전 내내 축적한 에너지를 왕대포의 힘으로 쏟아낸 시각. 오후 1시 30분을 넘어 2시 30분 정도까지는 호흡이 조금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아직 숨이 콱 막힐 정도는 아니지만 태양의 힘이 연중 최정상의 꼭지로 향하고 있는 듯싶다. 어젯밤에 맡았던 초가을 바람 냄새는 뭐람. 저녁을 먹을 때에 가끔 유튜브를 켜고 가벼운 영상을 보곤 한다. 혹은 듣는다. 오랜만에 이투스 대표 수학 강사 정승제 선생님을 열었다. 그의 공식.. 더보기
어제도 매미는 울었단다 어제도 매미는 울었다고! 한다. 왜 나는 듣지 못했을까. 두 권의 책을 기웃거린다. 거실과 베란다를 들락거린다. 옥타비오 파스의 , 이언 골딘과 로버트 머가의 이다. Terra Incognita는 '미지의 땅, 나라' , '아직 자연 그대로의 미개척의 영역'을 말한단다. '아직 자연 그대로의'라는 구절에는 광의의 영역이 포함된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산과 들, 바다 정도 '자연(自然)'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긴 '자연(自然)'이라는 것이 지닌 본래 의미도 단지 산과 들에 그치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광의의 영역'을 사전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전을 찾아보자.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의미를 자연(自然)은 광범위하게 안고 있.. 더보기
탈피하자 탈피하자. 일기라며, 혹은 아침 일기라며 쓴 것들을 돌아보니 천태만상, 각양각색의 매일을 살면서 너무 안일하게 구성해온 듯싶다. 탈피하자. 글쓰기 분야에 엑스퍼트도 프로페셔널도 스페셜리스트도 아니므로 그다지 크게 신경을 써서 글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일 그저 그런 방식의 일기 쓰기는 아닌 듯싶다. 말하자면 '나는 오늘 몇 시에 일어났다' 류는 아니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일기 쓰기의 형식'을 배우던 때가 생각난다. 돌이켜 보면 얼마나 우스운가. 교육은 왜, 늘, '틀'을 만들어 '고정'시키는 것에 목을 매는가. 열심히 배울수록 형식에 맞춰 쓰느라 정작 쓰고 싶은 내용은 일기 바깥에 있었다. 일기란, 특히 초등학생 시절의 일기는 일종의 조작이라 이름 붙이면 너무한 것인가. 초, 중, 고등학교에.. 더보기
한량전 실행 - 7월의 마지막 일요일 한량전 실행 - 7월의 마지막 일요일 - 그러나 결코 한량이 되지 못한 오늘 오후 '놀라움과 달콤함과 씁쓸함을 내게 안겨 주다. 영화 ' 오늘 마지막 순서로 열었던 한글 문서창에 입력하여 저장해 둔 문장이다. 나는 늘 한글 문서창을 여럿 열어둔다. 쓰고 싶은 글들이 참 많다. 열흘 째 열려있는 것부터 오늘 오전 노동을 마치고 새로 열어둔 창까지 그때그때 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몇 줄 쓰고서 그대로 열린 채로 둔다. 하여 우리 집 '오리지널 컴퓨터'는 항상 열려 있다. 본체와 처음 만난 것이 언제였을까. 가끔 뜻하지 않게 사라지는 글들이 있을 때마다 전혀 정제되지 않은 구절들을 퍼부어 구박하지만 가만 돌아보면 결국 내 손가락과 그것을 작동시키는 내 뇌세포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면 다시 따스함 가득 품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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