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생명체를 향해 피를 토하듯 말했다.
- 원색적으로 토로한다. 그래야만 내가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어제, 일터에서의 일이다.
지나치려니 했다.
더 할 필요가 없다고 깨달았었나.
더 하는 것은 쓸데없이 건드리는 무리수라고 여겼었나.
아니면 이제는 해결되었다고 판단했던가. 두세 달 전에 말이다.
결국 어제 오전 피를 토하듯 다시 말했다.
이젠 그녀를 그만 공격하라고.
이제는 이해해 줄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차이라는 것을 좀 인정하자.
그녀를 좀 지나치고 넘어갈 수 있지 않느냐고.
그만 멈추자고.
네가 하는 것은 네 무리의 규합으로 그녀를 향한 짓은
그녀를 차별하는 지극히 원초적인 탄압에 해당된다고.
안쓰럽지 않냐고
너와 너를 포함해서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너희와 조금 다른
그녀를 그만 못 본 척 할 수 있지 않냐고.
없는 사람 취급이라도 괜찮으니
그냥 넘길 수 있지 않냐고.
나 그토록 하소연을 하지 않았느냐.
이제 그만 이해하자고.
괴생명체라고 이름을 붙였다.
맞다. 괴생명체(들)이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나니 어제 오전의 그(혹은 그녀)에게 덧씌우고 싶은 이름으로 떠올랐다.
괴 생명체(혹은 괴생명체들).
방법이 없구나.
대체 너희는
무엇을 보고 배우고 듣고
행해야 한다고 알아듣고 살아왔을까.
끄떡하지 않았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답하기로 즉 그(혹은 그녀)는
온전한 생명체였다.
온전하다고?
아니다.
하는 짓은 그(혹은 그녀)가 탓하는 그녀는 순간적인데
그(혹은 그녀)가 하는 짓은 의도적이다.
그(혹은 그녀)는 자기 돌아보기는 일절 하지 않는다.
그녀만 쳐다본다.
암 늑대라고 이름 붙여
그녀를 노리고 있다.
저 늑대 같은 년을 외치면서
보고 씹고 할퀴더니만,
제 스스로
또 한 마리 늑대가 되어
늑대 이빨을 뿜고
그녀의 육을 갉아대고 있더라 혼을 쏙 빨아서 뱉어내고 있더라.
그녀의 심장 긁어내어 제 이빨에 딱지 되어 엉겨 붙어 있는
선홍색 핏물 핥으면서 먼 산 바라보고 침 질질 흘리고 있더라.
솔직하게 말하는데,
그녀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나대는 그(혹은 그녀)의 이빨을 나는 드득 드득 드드득 맷돌 위에 올려놓고 갈아버리고 싶었다. 그(혹은 그녀)는 그녀를 이해해 주자는 나의 서너 시간에 걸친 하소연을 절대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그런 눈빛이었다.). 그(혹은 그녀)의 그 더러운 눈빛과 그 지저분한 입술의 움직임과 그 혐오스러운(어제 드디어 혐오라는 낱말이 떠올랐다) 정신을 파쇄해버리고 싶었다.
그(혹은 그녀)로부터 당한 그녀는 어제 오전을 마저 넘기지 못한 채 또 조용히 하산했다. 그녀의 생에서 어제 오후를 버렸다.
무섭다. 인간이 무섭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건이 또 재발(발)했다. 더러운 인간들. 나는 그녀를 짐승 취급하는 그(혹은 그녀)를 한 점 살덩이 한 줌 뼈도 남기지 못하게 한 채 짓밟아버리고 싶었다. 솔직한 심정이었다. 어제 그랬다.
오늘 종일 나는 아프다.
나는 그(혹은 그녀)를 향해 외쳤다.
'말로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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