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자전축은 약 23.5도 기울어진 채 태양을 공전한다.
지구의 자전축은 약 23.5도 기울어진 채 태양을 공전한다. 사계절을 만드는 원인이다.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주신 다양성의 세계가 이 덕분이다. 우리나라의 온대기후는 같은 위도, 여러 나라에 비해 유독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한다. 여름 무더위와 겨울 극한 추위는 열대지방 사람들도, 한대지방 사람들도 놀란다고 들었다.
음악, 미술, 건축, 패션 등 우리 민족의 문화 예술적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은 이에 그 뿌리가 있다고 본다.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고, 사는 방법을 계절마다 달리한다. 제철 음식을 먹고, 철따라 노래도 계절별 특징이 있다. 하다 못해 사랑도 여름 노래가 있고 겨울 노래가 존재한다. 사통팔달 변신하는 자연을 화폭에 담는다. 사계절을 사는 우리 민족은 심리학적으로도 연구 대상이라 할 만큼 다각적인 면모의 생활은 한다. 언어며 일상 생활이며 내보이는 심리도 철철이 제각각이란다.
점심 때쯤 태풍을 몰고 올 바람 속에서도 기온은 조금 높아졌다. 실외로부터 매미 울음소리가 들렸다. 분명 매미였다. 녀석, 계절의 순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다. 울음을 내뱉고서 자기 자신에게 흠칫 놀랐는지 몇 번 울더니 그만 숨어들었다. 곧 끊겼다. 2분 여 옅은 울음을 몇 번 토하더니 곧 소리를 감췄다. 분명 매미 울음소리였다. 아직 완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는 여름이 안쓰러워 오늘도 실내 의상을 여전히 여름용으로 착용하였다. 지는 여름에 대한 인간의 예의. 매년, 해가 더해질 때마다 불타오르는 온도를 높여야만 하는, 여름 자신도 아마 괴로울 것이다.
내게 가끔씩 하곤 하는 물음표의 문장을 떠올리는 오전이었다. 왜 사람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기는 대부분 지구의 운동 그 자체에 관심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사계절을 사는데 그 변화 원인을 자세하게 아는 이들은 별로 없다. 그렇담 나는 얼마나 자세하게 인식하고 있는가? 떠올려 보니 그저 형식적인 선에서 지식 차원으로 획득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생각을 했느냐고? 서론이 정말 길었다.
아침나절, 보살핌을 받지 못함을 온몸의 방향으로 저항하는 베란다 식물들을 보던 참에 떠오른 것이다. 어쩌자고 지구는 기울어져서 나를 이렇게 바쁘게 만드는가. 화분들을 수시 고개 돌려가며 살게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아니 나는 게으르다. '지구의 공전'이라는 것을 상세하게 공부하고 싶어졌다. 유튜브를 켰다. '공전'이라는 낱말을 입력했으나 내 좋아하는 진행자의 프로그램으로 나를 이끌었다.
어젯밤 나의 마지막 유튜브 영상 프로그램이었다. 어느 과학관 관장님을 모셔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주제가 '지구 운동' 혹은 '지구의 자전, 공전'이 아니었다. 과학관 관장님이 어느 주제를 설명하는 보조자료에 '지구의 공전'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식물들을 살피던 참이었다. 흙 묻은 손을 꺼내 휴대폰을 만지는 것도 옹색하여 채널 변경 없이 그대로 들었다. 중간에 '지구의 공전'을 몇 마디 해주시는데 내가 살피고자 했던 내용을 정확히 담고 있었다. 나아가 내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해주셨다.
지구 내부 깊숙이 내핵과 외핵이 존재한다. 철과 니켈 등 아주 무거운 금속 상태이다. 내핵은 무거운 고체, 외핵은 액체이다. 외핵과 내핵의 금속들은 거대하게 돌면서 자기장이 형성된다. 거대한 지구 자기장이 남북을 만든다. 이 자기장은 태양풍을 그대로 맞지 않게 한다. 수많은 망사던 등의 우주 입자들을 자기장은 쳐낸다. 물론 태양과 지구 사이 일정한 거리도 지구에게 건강한 환경일 수 있다. 지구 생명이 온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MARS'(화성은 일찍이 식었다. 우리 눈에 빨갛게 보인다. 녹슨 행성이다. MARS, 전쟁이며 녹슨 핏빛이다) 지구는 화성 표면처럼 녹슬지 않았다. 자기장 덕분에, 지구 내부 구조 덕분에 오랫동안 식지 않았다. 지구에는 생명체가 가능하다.
지구의 자기장은 이렇게 물을 끌어들이고 생명체를 만들고 살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지구 위성인 '달'이 참 고마운 존재이다. 밀물과 썰물을 만든다. 하루에 두 차례씩 영양분을 뒤섞어주는 일을 한다. 바다 생명의 5%가 대륙붕에, 즉 얕은 바다에 산다. 달 덕분에 형성된 바다의 영양분과 에너지는 알맞은 영양으로 생명체들에게 힘을 제공한다.
이러한 지구 내부의 힘과 소중한 달은 '기울어지다'의 미학 생성으로 인간들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태양열 주변의 지구와 여러 행성이 충돌했다. 충돌의 순간 여러 행성과 지구의 큰 덩어리들이 뭉쳐져서 지구는 지금의 건강한 덩어리가 되었다. 튕겨 나간 조각들은 토성의 고리처럼 지구 위성인 달이 되었다. 그리고 그 충돌의 순간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졌다.
지구에 다다른 태양에너지가 계속 변화하는 원인이다. 계절의 순환이 형성되었다. 전 지구적인 에너지의 흐름, 다양한 생태계의 흐름을 만들었다. 지구 표면 맨틀 위의 대륙에 선 채로, 혹은 앉고 누운 채로 살아가는 우리네 인간들에게 다향한 삶의 형태를 가능하게 한다. 바뀌게 한다. 바닷물도 바뀐다. 생명도 바뀐다. 새로운 생명체도 생긴다. 어떤 생명체는 멸종하기도 한다. 그것이 진화이다. 그렇게 등장한 인간이 지금의 우리이다. 지구가 한참 동안 식지 않았던 이유, 지구 중심의 내핵과 외핵 덕분에 우리는 산다.
그리고 기울어짐의 미학으로 지구가 존재한다. 우리의 삶이 다양해진다. 우리 땅의 사계절이 형성되었다. 우리 생활의 계절적 특성이 성립되었다. 우리 집 베란다 화단에서 나와 함께 사는 화초의 생명도 건재한다. 나의 관심이 조금만 더 부지런해지고 세심해진다면 더 아름답게, 더 훌륭하게 살아낼 수 있다. 내 화초들이 제발 태양 빛 좀 골고루 받게 해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것도 기울어짐의 미학 덕분이다. 즉 내 화초들의 살아있음의 역동이다.
내가 부지런해져야 한다. 지구의 공전과 함께 나도 부지런히 지구 맨틀 위를 움직여야 한다.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씩은 아름다운 몸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화분들을 움직이게 해야겠다. 기울어짐의 미학에 맞춰서.
태풍 '힌남노' 전야의 고요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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