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무너졌다.
부서졌다.
주저앉았다.
가라앉아야 했다.
내려앉았다.
참담했다.
무너졌다.
처참했다.
결국에는
무릎을 꿇었다.
철렁덜컥폭삭잠잠산 죽음으로 가는 길이었다.
난도질을 당한 기분이었다.
산산히 찢겨지서갈갈이 찢어붙이기를 당한 기분이었다.형태도 없는 형상으로 탄생했다가샅샅이 다시 찢기어진 값싼 추상화가 된 기분이었다.마구잡이로 짓이겨졌다.
할퀴고 간 상처아물 수 있을까.살을 올려 구멍난 살을 다시 채울 수 있을까.
사람이 징그러워졌다.
우선 잠잠해지기로 했다.
그러나 나도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또 나는 다시 살자고 덤빌 것이다.
저녁으로 가는 시각에 만난 그의 여자가 말했다.
살기 위해 죽는 것일까
죽기 위해 사는 것일까.
물론 뒷전에 이기를 잔뜩 쌓아둔 그녀의 명분이었다.
'더러운'이라는 낱말을 머리에 붙여 인간화한 낱말을 만들고 싶었다.
그 다음에는?
그만해야 한다, 그만.
그만하기로.
반응형
'라이프 > 하루 공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통과 여물통을 들고 (15) | 2023.04.24 |
---|---|
나는 마음에도 없고 저만 혼자 환하다 (10) | 2023.04.22 |
cure와 함께 care가 필요하다 (19) | 2023.04.20 |
미명 (13) | 2023.04.19 |
어제오늘 줄곧 니체로 살았다 (27) | 2023.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