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쓰는 여름 활활 제 몸 태우는 맨드라미여!
출근길 맨드라미 꽃밭
아침 출근길에 만났다. 맨드라미. 맨드라민 밭이라고 해야겠다. 아마, 어느 할머니, 집을 짓기에는 비좁은 땅, 얼마 남지 않은 자기 생. 어느 곳 아직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심어 가꾸시던, 맨드라미. 나는 4년을 어느 할머니가 맨드라미 묘목을 심던 모습을 봐 왔다.
오늘 유독 그 맨드라미 꽃밭이 눈에 띈 것은 어제까지 마저 읽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때문. 그중 다음과 같은 한 편 글이 있었다.
맨드라미꽃 기러기 돌아올 때 한층 더 붉다
색채 감각을 실었단다. 맨드라미는 다른 여름꽃과 달리 밝은 노란색이 도는 녹색이다가 가을 되면 선명한 적포도주색으로 변한다고. 다른 꽃에 비해 꽃이 늦게 피어 거친 가을 바람에도 강한 자태를 유지한단다. 그래, 오늘 내 출근길을 유독 밝혔을 것. 꽃은 지사제로 쓴다니 옛적에는 각 가정에 소중한 녀석이었으리라. 오늘 변함없는 몸매를 자랑한 맨드라미는 다른 여름꽃과 달리 밝은 노란색이 도는 녹색이다가 가을 되면 선명한 적포도주색으로 변한단다. 다른 꽃에 비해 꽃이 늦게 피어 설령 거칠어진 가을 바람에도 강한 자태를유지한단다.
7~8월에 피는 꽃 맨드라미는 그 생김새가 닭벼슬을 닮아 한자어로 '계관화 (鷄冠花)', '계두 (鷄頭)', '게관', '안래-홍 (雁來紅)'으로 불리기도 한다. 참, 닭의 볏은 다른 말로 ‘변두’라고도 한단다. 꽃은 지사제로 쓴다니 옛적에는 각 가정에 소중한 녀석이었으리라. 닭의 볏이 한자로는 계관(鷄冠). 닭벼슬의 '볏'은 닭의 머리에 있는 붉은 살 조각. 이 '볏'은 ‘벼슬’로 부르기도 한다. 관료제의 전통시대,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직위 혹은 그런 일이 벼슬이다. 어떤 기관, 직장 따위에서 속되게 부르는 높은 직위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벼슬을 이고 있는 닭의 모습이 벼슬아치가 고개 뻣뻣이 들고 자기 위치를 온 세상에 자랑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담, 왜 '맨드라미'? < 표준국어대사전>을 펼쳐 살펴본다.
맨드라미의 다른 말로 '면두'도 있다. 경기·강원도의 사투리. 이 '면두'가 ‘면두리’, ‘맨들’ 등으로 불리다가 지금의 맨드라미가 됐다는 설도 있단다. 한편 머리나 정수리를 뜻하는 옛말이 ‘맨드라미’였다는 설도 있다고. 비름과, 한해살이풀. 7~8월에 닭의 볏 모양의 꽃줄기에 붉은색, 노란색, 흰색 따위의 아름다운 꽃이 핀다.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전 세계에 분포.
요 근래 몇 년을 돌아보면 시월 다되도록 내 출근길의 맨드라미는 그대로 제 몸매를 유지하리라. 고마운 녀석들. 아마 밭 주인이신 듯한 할머니께 감사드린다.
뭉근한 여름, 내 칙칙한 맘을 밝고 가벼웁게 색칠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