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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그렸으니
몇 년 먼지 묵은 짐꾸러미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어떤 그림.
거대한 무덤처럼 주어진 공책
무게 한쪽에
그 아이가 그린 그림은 무엇일까.
그 아이 생각 한번
그림 보기 한 번
그 아이 모습 한 번
그림 읽기 한 번
내린 결론은
광폭한 블랙을 사랑하는 아이
생의 깊은 낟알들 쫑알거림에
굳이 예절 바른 인사랑은 하지 않기로
몇 걸음 앞서 배운 생의 거래 방법
어서 익혀서
나는 그 아이의 뇌에 입실하여
가만 숨 죽여가면서 그를
근처 입김도 들지 않는 낯선 타향으로
데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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