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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를 꼬집어가면서 책을 읽었다.
휴가를 포함해 7, 8원 중 4주 동안 작심한 독서 목표량이 열일곱 권. 달성이 아득하다. 영화 시청을 멈출 수 없어 쉽지 않다. 소설, 산문, 각본집 등 여러 갈래의 책을 골라왔다.
오늘은 세계 단편 모음집 2를 읽었다. 어제 읽은 1권에 이어서 오늘 완독했다. 단편 모음 두 권. 대부분 이미 읽은 것인데 정리한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한 번 더 읽기로 했다. 제목만 머리 속에 남아있는가 하면 뜻밖에 처음 읽은 것도 두세 편은 된 듯싶다. 스물여덟 편.
다시 읽어도 에드가 앨런 포의 “어셔 가의 몰락”과 기드 모파상의 “비곗덩어리”, 고골리의 “외투"가 내게는 인상적이다.
하루 한 권 읽기가 쉽지 않다. 나이 들면서 점차 심해진다. 독서를 하려고 들면 우선 눈이 감긴다. 오늘은 이런 내 모습이 서럽고 슬펐다. 기어코 읽어내자고 각오하고 내가 택한 방법은 다양했다. 말이 그렇지 급기야 허벅지를 꼬집어가면서 완독했다. 서서 읽다가 선풍기 앞 강풍 앞에서 읽다가 쇼파 의자에 온몸을 의지해서 읽다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온갖 방법의 변태를 통해 마침내 읽어냈다.
샤워하다가 그만 깜짝 놀랐다. 세상에나, 허벅지에 상처가 났더라니.
어쨌든 단편집 두 권 완독해서 뿌듯하다. 새록새록 예전 느낌이 떠올라 좋았다. 이제 언제 단편 모음을 다시 읽을 수 있겠는가. 독서도 이제 '정리' 단계로 들어섰다.
그나저나 책장의 책들을 어찌 처리할꼬!
다음 읽을 책은 한동일 선생님의 “라틴어 수업”이다. 잔뜩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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