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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로 버려질 곳에 피어있는
삽목을 했다. 화초를 키워온 것이 여러 해이다.
화분 수로 치자면 아마 몇 백개가 될 것이다. 물론 상태는 엉망진창이다.
물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씩 주는 것과 이주일에 한 번씩 주는 것으로 관리한다. 고맙게도 대부분의 화초들이 나의 물주기에 길들여져 있다.
나는 화초들이 있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이야기는 나중에 할 것이다.
해마다 시월에 해야 할 일이 가지치기인데 지난해에도 그지난해에도 시기를 놓쳤다. 올해는 꼭 시기를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사실 지난 주에 했다. 대충 삽목이 가능한 것은 모두 한다고 했다. 그 중 몇 제라늄은 꽃이 핀 상태인데고 가지를 쳐야 했다. 작은 것에 매달리며 사는 소인배인지라 나는 일단 함부로 화초를 없애지 않는다. 꽃도 피면 다 질 때까지 본 다음에 제거한다. 헌데 생생하게 피우고 있는 꽃을 지닌 채로 가지를 잘랐으니 마음 아프기 그지 없었다. 안타까움을 글로 남기려니 했다가 잊었다.
일주일이 되었고 화분 물주기를 하는 일요일, 베란다를 둘러보니 쓰레기로 버려진 전잎들 틈에서 여전히 피어있는 제라늄꽃 한 송이가 있다. 제라늄답게 여전히 생생하다. 단 한 번 태어난 생인데 앞뒤 생각하지 않고 잘라낸 가지 속 꽃에게 미안하다. 며칠, 혹은 한두 주 피어있다가 사라질 것을 그 운명마저 내가 꺾어버리고 말았구나 싶어 미안하다.
나는 살면서 미안해야 할 일을 너무 많이 저질렀다. 아프다. 슬프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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