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회식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도 늘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생활화된 채 살아왔다. '짐'이 되는 시간일 것을 미리 예감했다면 지나친 돋을무침인가. 어쩔 수 없다. 나는 혼자가 좋다. 계획되면서부터 줄곧 두 입술 붙여 부풀리며 투덜거렸다. 이유는 분명 상식적으로 당연지사라 여기며 당당했다.
이 험한 코로나 시절에 가장 직접적인 탈출구라 할 수 있는 회식이 잡혔는데 짐이라고? 이런 미친. 사람들은 외칠 거다. 보통의 삶을 사시는 분들이여, 얼마나 미운가요. 그러나 어찌하나요. 내 생이 이런 것을요. 부디들, 사람들은 각각이여 라고 외치고는 분노들 잠재우시고요.
의외로 정식 한식이 식탁 가득 꽉 찼다. 그리 싱싱해보이지는 않았지만 각종 회들까지 맛이 있었다. 평소 먹던 저녁 식사량의 열 배는 먹었으리라. 적정과 달리 처음으로 같은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게 된 세 사람도 젓가락질을 하는 데에 무거운 짐이 되질 않았다. 내 음식물 소화력이 걱정이 되지 않은 바 아니었지만 열심히 먹었다. 평소 저녁 식사 후 하던 운동량보다 좀 더 시간을 늘려 운동을 하면 되겠지 싶었다.
우리쪽 넷이 생각을 모은 대로 딱 식사 정도의 시간만 식사로 꾸렸다. 한식 정식 코스가 배즙으로 끝나자 바로 일어섰다. 좀처럼 한 곳에 머물지 못하시는 옆 방 동료의 화끈한 폐회가 자연스러웠다. 다행이었다. 단정한 회식이었다. 이런 회식이라면 얼마든지. 퇴근길 걷기 시간을 좀 연장했다. 평소 하던 반신욕도 너끈히 해냈다. 블로그에 글도 두번째 올리고 있다. 감탄하면서 보고 있는 jtbc 국악 오디션 프로그램 '풍류대장'도 마음 뿌듯해하며 시청했다.
11시가 다 되어간다. 자정과 새벽 한 시 사이에는 잠에 들기로 하자. 동안 영화를 보면서 스쿼트 등의 내 밤 기본 운동도 하고 내사랑을 위한 매일 쓰기도 하고 종이 공책에 남기는 몇 줄 일기도 쓰리라. 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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