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으악 사라져버렸네.
이곳에 온전한 글 써서 올리려니 하고 쟁여뒀던
무려 글 열 몇 아이디어가
훅 날아가 버렸네
며칠 전
애써 다시 한번 데려와서
몇 낱글자 넣어 임시저장을 해두려던 것을
바쁘다고 미뤘더니
훨훨훨훨
날개도 달지 않은 채
주인인 내게는 단 한 끝 신호도 보내지 않은 채
날아가 버렸네
내 글의 아이디어 열 몇이 저세상으로 가버렸네
씁쓸하네
무한을 원하지도 않는다.
일백 개를 넘더라도
저장일에 상관없이 임시저장 좀 하게 하면 안 되나
아이디어는 넘쳐나는데
그것들 모두 글로 바로 쓰기에는 시간이 없어서였는데
이런 이런 이런 이런
이러니까 남이 마련한 터에 끼워사는 삶은
결국 제 삶은 아니라는 것
왕짜증에
허망하네
그만
나는
한참
냉기 꽉 찬 고요로
대기를 호흡했네
아아 으악새 슬피 우네
구시대의 유물인 척 숨어있는
대중가요를 흥얼거리면서
나 가네 가 버릴까 한다네
어디로
가고 싶다네
거처를 옮기고 싶다네
반응형
'라이프 > 하루 공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라인드가 제 생명의 힘을 드러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56) | 2023.10.20 |
---|---|
조현병을 검색했다 (40) | 2023.10.19 |
신세기 이마트면 어떻고 신세기 백화점이면 어떻고 신세계 백화점이면 또 어떠냐 (8) | 2023.10.13 |
긴 머리 늙은 소녀에게 (42) | 2023.10.12 |
좋다 (39) | 2023.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