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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이름 하여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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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아이고 아이고오~

 

이렇게나 붉고 싱싱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나 싶은~

 

 

갑자기 원격을 사용해야 한다는 하명이 떨어졌다. 본부에서 겨울 휴가 동안 컴퓨터를 모두 한 판 뒤집겠노라 했고 하여 뒤집었노라고 했는데~

글쎄 잠들기 전 가만 생각해 보니 내 주~움(zoom)을 '드라이브 d'에 이동시켜 보관했던가, 아닌가 싶어 쉬이 잠들지 못했는데. 


다음 주 출근일에 앞서 미리 내 일터에 내 몸뚱이를 출몰시키기로 하고 그래, 오랜만에 만사 다 제쳐두고 걸었다.

어제 머리도 감지 않아 떡져있지만 물세수를 하면서 머리카락들 탈탈 털어 부응하게 부풀리고 머리카락 끝은 유통기한을 몇 년 지난 핸드크림을 묽게 하여 정돈이랍시고 하고 나왔다. 

아, 오늘 영화 한 편, 혹은 연필 드로잉 두 품 정도는 생략되겠구나 싶어 아쉽긴 하지만 

걷자, 걷자, 걸으니 좋아. 


 

하여 땅덩어리를 '인간 삶의 터전'이라고 높여 칭하겠지. 맨날 들입다 밟고 또 밟고 짓밟으면서도 그리 고상한 단어를 얹어 높이 숭상하는 것을 인간의 애매 모순됨을 땅은 알까


 

이런저런 헛생각으로 걸어서 내 일터에 출몰. 내 진짜 일터인 방으로 들어오니 냉하다. 그래, 오늘 내가 별 충성심도 없으면서 미리 일터에 출몰한 것은 뭐더라?

그래, 그렇지, 그 '주~움'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려던 것. 

지난해부터 내 '직장인으로서의 생활 수칙 1호 혹은 2호'에 위치시킨 항목이 '디지털 기기 작동은 꼭꼭 꼭 내 손으로!'인데

고 녀석 '주~움'이 쉽게 내 손아귀에 쥐어지지 않더라는. 더군다나 올 겨울 휴가 때 컴을 한 판 뒤집겠다는, 그리고 뒤집었으니 없는 혹은 필요한 파일들은 각자 내려받아라는 메시지까지 받았더라는~

 

내 머리통에 제법 심한 압박을 가해오는 것들, 불상사의 기억들이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것을 뭉개 뜨리면서

1. 내 방에 소리 소문 없이 입성

2. 컴 로그인을 하고

3. 네이버를 켜서는 창에 바로 보이는 어제저녁 정치판 속 네 인간들에 관한 -'토론(?), 토의인지 뭣인지 대체 뭐하는 것인지를 모르겠더라마는~, 하여 저 사람들은 기초 토론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있을까 싶었던. 아하 특히 가운데 두 사람'- 뉴스를 문대버리고 얼른 입력창에 '주~움'을 입력

4. '주~움'을 내려받아서

5. 값나가는 엽서에 고이 써서 모셔두고 있는 네 '주~움'용 아디와 비번으로 로그인을 했는데

6. 회의 뭔가를 눌렀더니 바로 화면이 켜지더라는~

아, 나, 마침내 '디지털 기기 만지기'를 내 손으로, 것도 이토록 쉽게 해냈다니 벅찬 성취감에 춤이라도 출까 하는데 퍼뜩~ 아니다, 아냐. 아직 일은 끝나지 않았어. '회의'잖아. 이 바보야, 네 독백의 장소를 마련하고자 '주~움'을 연결한 것 아니잖아. 

라는 생각을 한 순간 '정확하게 확인하자'하고 푹 쉬고 있을 내 이쁜 사람 한 사람을 연결하여 확실하게 끝맺음을 하자 했는데 그리하여 연결이 되었는데

7. 아니 되더라니, 안 되더라니. 내 이쁜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가 내 '주~움' 화면에 입성해야 하는데 입성을 못 하더라는, 말하자면 '나'만 있고 '사랑스러운 너'가 들어오지를 못하더라는~

8. 있잖아요. 거, 로그인을 하고 메일 주소하고 비번 입력하고 - 그래, 알지. 그걸 했으니까 내게서 화면이 열리지야. 쨌든 왜 그럴까?

9. 2차 하고 3차 시도하고, 4차 시도 후, 어, 된다. 너 들어왔다. 네 됐어요. 

10. 그래 됐다야. 그럼 확실하게 해야 되니까 나갔다가 다시 초대할게.

11. 2회 차에서도 2차, 3차, 4차, 5차까지 던가 였던 여러 번의 시도 후에야

12. 다시 한번 로그아웃하여 다시 로그인하여야 들어오기. 그래 확실히 됐다. 고맙다, 고맙고 또 고맙다를 읊은 후 우리는 디지털 상의 안녕을 외치면서 가상의 헤어짐을 실현했는데. 물론 나는 내 취미이자 특기인 쓰기의 방법으로 방금 확인된 방법을 절차를 챙겨 확실하게 이면지에 기록해 뒀으니

오늘 할 일 완성~!


하나

"왜, 어쩌자고, 내 생은 이리 팍팍할까?"를 읊지 않을 수 없었다는.

때마침 나와 똑같은 일을 하는 딸내미한테 와 있다는 언니의 전화. 

"아이, 니들 겨울 휴가는 거 없는 것이 더 낫겄다야. 휴가라는디 뭔 할 일이 그리 많다냐?'

'그러게 말일세. '

 


으니까 보이는구나.(이건 또 뭐지? 다시 들어와 읽어보는데 완성된 문장이 기억나질 않는다는, 이런~, 분명 '혐오' 혹은 그 비슷함을 담은 문장일 텐데. 씹으니까 보이는구나?)

그래 보인다.

'쓸모'라는 말 시시때때로 모두 적용되는 것 아니구나. 

우리 할머니, 내 어릴 적 밥해주러 함께 계시던 시절 늘 하시던 말씀

'으면 〇어야 돼야.'

(싫으면 씹어야 돼야? - 분명 '음란성', 혹은 '패설' 등의 쌍스러운 문장이라서 저리 처리했을 텐데 ~ 기억나질 않는다는~, 이런~ 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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