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아침에 7시 30분 전에 이불속을 탈출하기. 루틴을 추가했다.
7월 후반부부터 그날그날 꼭 하고 넘어가자는 일을 몇 정하여 행하고 있다. 표까지 만들어서 3단계로 표시해가고 있다. 8월 들어 새 루틴이 추가되었다.
'주말 및 휴일에도 빨리 일어나기.'
평소 평일이면 적어도 6시 30분에는 기상하던 것을 주말이면 '세월아 네월아'를 해대면서 늘어지게 자고 했다. 이를 8월부터는 주말에도 7시 30분에는 이불속을 탈출하자고 스스로 주문한 것.
오늘 그 첫 실천일. 해냈다. 어쭙잖게 해낸 것이지만 분명 해낸 것으로 쳐도 될 정도였다. 일곱 시가 되기 전에 눈을 떠서 뉴스 검색 등 헛 짓을 하지 않고 강의를 들었다. 비록 7시 32분에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섰으나 오늘 루티을 충분히 해낸 것이라 여기기로 했다.
그렇다면 강 다물고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 6시 30분쯤 눈을 떠서 검색한 유튜브의 내용이 무엇이었을까. 이것이 문제로다. 생각이 나질 않는다는 거다. 제한 시간 7시 30분에서 2분이 늦은 시각에 이불속을 탈출하면서 눈 떠 유튜브 검색 내용이 질적으로 좋은 내용이므로 충분히 기상시간 약속을 지켰다고 표시하기로 한 것이 부끄럽다. 아, 분명히 쓸데없는 내용이 아니었건만. 유튜브 검색 내용으로도 아침 시청 내용이 찾아지질 않는다. 대체 어떤 내용이었던가. 새벽녘부터 이미 나의 지구를 점령하고 있던 무더위로 인해 나의 기억에 혼돈이 생긴 것일까. 밤이면 에어컨 가동이 없이 수면에 들어 새벽녘이면 사방으로 밤새 열어놓은 창으로 들어온 바람에 묻어있는 서늘함으로 깨곤 하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얇디얇은 면 이불 한 가닥도 더워서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더위가 엄청나다. 어쨌든 그때그때 기록해 놓는 습관은 잊지 말고 실행에 옮길 일이다. 나이 더해질수록 더욱.
기상 이후 지금까지의 나의 하루를 돌이켜보자. 기억나는 대로 말이다.
하나.
무엇에 꽂혔는지 유튜브 <자취남>이라는 채널을 열 편 넘게 시청했다. 이 채널을 발견한 후 오늘까지 서너 날을 봐 온 듯싶은데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참 많다. 사람 사는 모습이 정말 제각각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깨닫는다.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참 부지런하다는 것도 함께 읽는다. 90년대 버전의 벽지를 좀 흰색으로 바꾸리라고 다짐하고는 지금껏 실행에 옮기지 않는 나를 반성한다. 아울러, 많은 젊은이가 참 용기 있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내 사랑도 저렇게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함께 든다. 오늘 랜덤으로 본 <자취남> 속 내용에서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유학생들의 모습이 참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둘.
오랜만에, 이전 독서 후 3일이 지나서야, 책을 150여 페이지를 읽었다. ‘미즈무라 미나에’라는 일본 작가의 <어머니의 유산>이다. 시작에서는 그저 그런 내용이려니 했는데 어머니의 삶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읽는 재미가 느껴졌다. 550쪽에 가까운 내용이다. 오늘부터 4일 안에 다 읽을 참이다. 분명 유튜브 강의 내용에서 소개받은 책인데 기억나질 않는다. 유튜브 <일당백>의 ‘정박님이 소개해주셨을까.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부지런히 읽자.
셋.
손위 언니네 아들, 즉 조카 결혼 준비과정을 거의 매일 언니로부터 전해 듣는다. 앞으로 내가 해내야 할 일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참고하고자 열심히 듣는다. 결혼이 인륜지대사라는 것을 철저하게 확인한다. 그래, 무려 삼십여 년이 넘게 남남으로 살아낸 습관을 어느 날 문득 느닷없이 맞춰나가야 하니 오죽 문제가 많으랴. 제발 내 사랑은 소규모로 가족 모임 정도의 혼인이었으면 싶은데. 나의 이 생각을 잠깐 언급했더니 깜짝 놀라 하던 녀석의 모습이 떠오른다.
"엄마, 저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하고 싶어요."
그래, 당사자 뜻대로 해야 할 일. 내가 주인공이 아니니까.
넷. 실내운동은 열심히 했다. 세 종류 일백 번씩의 운동을 열심히 했다. 선풍기 바람까지 거부한 채 땀 뻘뻘 흘리면서 운동을 마치고 냉수 샤워까지 마쳤다. 지금은 그 기운으로 제법 견딜 만하다. 선풍기를 등 뒤 정곡으로 바람 불어줄 수 있도록 켜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한 더위가 느껴진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까 싶다. 나는 예민한 여자. 에어컨이며 선풍기 바람으로는 잠을 잘 수 없다. 열대야를 어찌한담.
다섯.
불후의 명곡을 시청하였다. '록 페스티벌'이라니 안 볼 수가 없었다.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그룹은 출연하지 않아 너무 서운했지만 '꿩 대신 닭'이다 생각하고 시청했다. 방송이라는 것이, 대중매체라는 곳에서도 연예인들의 출연에 고른 배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김창완의 권유로 시작된 록 페스티벌이라고 진행자가 말하긴 했다. 그래도 출연진은 좀 대폭 교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올해도 한다길래 설마하니 했는데 출연진이 딱 그 라인이다. 여지없이 반복되는 행태들(?)이 참 아쉽다.
여섯.
표에 적어둔 루틴이 아홉인데 오늘 잘 해냈다며 두 동그라미를 칠 수 있는 항목이 여섯. 진짜로 해야 할 일은 넷이나 하질 못했다. 인터넷에서 유료로 듣는 강의가 있다. 다섯 강 이상씩을 주말에는 들으려니 했는데 못 들었다. 꼭 해내야 하는 연필 드로잉 다섯도 오늘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현재 9시 30분. 드로잉 다섯은(혹 정밀묘사를 하려거든 한 작품의 2분의 1) 꼭 해내고 자야 할 텐데. 이를 어쩐담.
일곱.
영화 보기도 못 했다. 오늘 왜 이런담. 핸드폰으로 불필요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시간 운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듯싶다. 내일은 더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오늘 자정까지, 남은 두 시간 이십여 분의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자. 내일 아침에 어젯밤 기어이 해냈다고 당당하게 오늘 해야 했을 루틴의 네 항목에 두 동그라미를 칠 수 있는 기쁨을 만날 수 있도록. 아니, 욕심이다. 넷 중 둘이라도 두 동그라미를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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