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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한밤중에 '내 안의 내'가 저지르는 '영화 보기의 유혹'을 떨쳐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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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내 안의 내'가 저지르는 '영화 보기의 유혹'을 떨쳐내야 하는데~

 

 

 

 

 

공존을 시도하는 하늘

 

 

다섯 시를 조금 넘어 눈을 떴다. '루틴'으로 굳어진 듯싶다. 잠에서 깨어나는 시각이 여섯 시 알람이 우는 때라면 얼마나 좋을까. 한밤중. 자정 이전에 이불속 공간으로 입실하기는 실행에 옮겼으나 내 안의 또 하나인 '나'가 저지르는 '영화보기'의 유혹에 내 결심은 또 무너졌다. 거실 겸 침실이라는 것이 문제다(이에 대한 것도 언젠가 자세히 쓰리라.).

 

 

 

보던 영화가 있었다. 메가 tv, 5점 만점에 무려 4.3점. '사랑' 영화인데 4점을 넘다니. 굉장한 영화인가 보다 했다. 한데 처음 읽게 된 제목의 영화. 이상하다 하면서도 정말로 '명화'여서 메가 tv 슈퍼 프라임 급 회원인 나도 큰돈 들여야 볼 수 있나 보다 싶었다. 영화를 클릭하니 의외로 단편 무료 감상이 가능했다.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니었다. 몇 장면 넘기지 않아 느닷없이 성경을 놓고 드리는 어설픈 기도문이 펼쳐졌고 진도가 나가면서 기대 수치를 더 낮춰가야 했다. 드높은 평점을 상기하면 또 쉽게 버리지 못했다. 인간사 전체를 아우르는 서사가 아닌, 갑자기 툭 튀어나와 보는 이를 황당하게 하는 종교 영화를 나는 기피하는데~. '종교'를 끌어 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결국 끝까지 봐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번 보기 시작한 영화는 끝까지 본다.'는 내 평소 영화보기에 대한 일념이 발동하였다. 그냥 잠에 드는 것이 찜찜하였다. 말똥말똥한 시신경이 크게 일조했다.

 

 

 

조금만 보고 자자. 여주는 예뻤다. 남주도 잘 생겼다. 저 미남 미녀들은 기독교도들이겠지. 내 머릿속에는 이미 '틀림없는' 엔딩이 결정되었다. 실제 영화 속 내용과 100퍼센트 가까이 같을 것이다. 이 빤한 영화는 이 생각 저 생각을 동행하게 하였다. 영화 길이도 길었다. 새벽 한 시가 넘자 새 날 아침이 떠올랐다. 아니다. 자자. 더군다나 월요일이다.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면 하루가 힘들 게다. 요즈음 크게 덕을 보고 있는 '수면 명상 - 신경정신과~'를 먼저 작동시켰다. 눈을 감았다. 토요일 밤보다 긴장의 양이 많아서인지 수면계를 향한 내 의식의 침잠에 제법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되었다. 스르르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뜨니 다섯 시를 조금 넘어선 시각. 네 시간은 족히 잤다. 통잠으로! 다행이다.

 

 

 

한참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오늘 아침 풍광! 풍광이라고 하고 싶다.

 

 

잠들기 전 영화보기를 어찌 끊을까. 이 나이 되어도 그깟 소소한 유혹 하나 이기지 못하는 것은 왜 일까. 의지박약인가, 실천하고자 하는 용기 부족인가. 진정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나는 바보다. 그래, 내게는 '용기'가 없다. 조그마한 일에도 어쩔 줄 모르는, 조바심을 안고 산다는 것이 문제다. '인생 120세'의 시대라고 하지 않은가. 늦지 않았다. 남은 생이 한참이다. 참 더럽게도(?) 재미없는 낱말, '쇄신'이 필요하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소극적인 맥의 활동으로 하소연을 하는 내 몸뚱이를 절감한다. '주인이시여, 잠 좀 자.' 해 지면 만사 제쳐두고 깊은 잠에 드는 것에 매달리자.

 

 

 

빛이 숨은 저 구멍이 아니었다면 하늘은 능히 나를 비 속에 서게 했으리.

 

 

 

집을 나서려다 말고 베란다로 나가 보니 난간에는 빗방울이 선명하다. 송골송골 동그라미들이 지닌 수학적인 기교에 깜짝 놀란다. 늘어선 간격이 첨단의 아우라를 뽐낸다. 한 치 흐트러짐 없는 규칙을 적용하여 위치한다. 밤새 하늘이 또 심심했나 보다. 아님 먹고살자고 월요일을 나설 인간들에게 어찌 보탬이 좀 되어볼까 싶었을까. 자선 의식이라도 싹텄을까. 땅바닥에는 지나간 흔적이 역력할 정도로 비를 뿌렸다. 가끔 툭 떨어지는 제법 큰 너비를 지닌 듯한 빗방울이 어제 한껏 올려놓은 기온을 제법 낮춘다. 체감온도가 느낀다. 폰 일기예보로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것을 읽고는 찰리 채플린의 긴 우산을 손목에 걸쳤다.

 

 

 

 

이름하여 빛의 이분법! 위 사진과 비교하라.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각!

 

 

하늘은 완전한 이분법을 드러냈다. 한쪽은 선글라스가 꼭 필요하다 싶은 강하고 드센 햇볕이다. 그 곁에는 칠흑의 무표정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금방 폭우를 쏟아낼 것 같은 적나라한 검정이었다. 선글라스를 쓰고, 우산을 들고, 출근길이 요란했다. 제대로 된 양면성을 내보이는 하늘은 내 필름에는 참 좋은 소재가 되어 여럿 담겼다.

 

 

 

보던 영화를 오늘 퇴근하면 이어서 봐야 하나 싶은데 내 영화보기의 철칙을 지키는 쪽으로 결국 기울 것이다. 어쨌든 영화이니까 보자. 그리고 여주와 남주가 미남미녀이니까. 굳이 구분할 때 내 이상향 쪽은 아니지만.

 

 

 

일터 업무 처리로 이번 주는 정말 바쁠 것이다. 매일 아침 일기를 빠짐없이 쓸 수 있을까. 오늘은 눈앞에 놓인 업무 처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철저하게, 다각적으로 연구해야 되겠다. 화요일에서 목요일 사이, 단 하루에 쏴악 끝낼 수 있게 해야지. 몰아 때려서, 야무지게!

 

 

 

 

 

구름 속에서 숨은 물건 찾기

 

 

 

 

야무지게 오늘 업무를 마쳤다. 말끔하지 않지만 제법 알차게 시간은 운영되었다. 아침에 쓰기 시작한 일기이므로 역시 아침 일기라 칭한다.

 

나의 '루틴'이었던 '하루 한 끼 먹기'는 주변에서 '탈모 블라블라'라고 운운하는 바람에 '하루 두 끼'로 바꿨다. 내 선언한 내용을 확인한 분들에게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을 사과한다. 말하자면 일종의 '선포식'이 필요했던 셈인데.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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